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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폐암

'폐암'은 왜 석면피해로 인정받기 힘들까?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2. 1. 20.

'폐암'은 왜 석면피해로 인정받기 힘들까?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환경부가 17일 발표한 '석면 피해자 및 유족'으로 인정된 대상은 모두 459명이다.

이 가운데 악성중피종이 279명(60.8%)으로 가장 많았고 석면폐증 158명(34.4%), 폐암 22명(4.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악성중피종은 석면가루 등이 폐·흉막 등에 쌓여 발병하는 종양이며 폐암은 폐에서 기원한 악성 종양을 의미한다. 석면폐증은 폐에 들어간 석면이 기관지나 허파꽈리를 자극해 모세기관지염과 폐포염 등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 폐기능 장애와 폐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폐암은 전체 신청자 63명 가운데 22명만이 인정을 받는 등 인정비율이 42.9%에 불과했다. 왜 그런 걸까?

이는 폐암의 경우 발병 원인이 다양해 석면으로 인한 것인지 추가 조사가 필요한데 이를 인정받기가 까다롭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실제로 의학계에서는 악성중피종의 원인 중 85% 정도가 석면으로 일어난다고 보고있지만 폐암은 흡연 등 복합적인 원인이 대부분으로 폐암의 5%정도만 석면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석면으로 인한 폐암은 대부분 직업적 노출로 인한 것이다. 폐암은 석면에 노출된 후 10~35년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면은 흡연을 제외하고 가장 강력한 폐암 발암물질로 국제암연구소(IARC)와 미국 산업안전보건청( OSHA)이 제시한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1급 발암물질 27종 중 하나다.

악성중피종은 대부분 석면에 의해 발생하지만 석면으로 인한 폐암은 석면 누적 노출량이 상당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균적으로 처음 석면에 노출된 지 25~40년 후 발생 하지만 10년정도 지나서부터 폐암 발암 위험도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석면노출 후 흡연을 하면 위험은 30~90배나 올라간다. 보통 폐암은 갑자기 나타나지 않고 석면폐증이 있는 환자에게 잘 나타난다.

석면이 유발하는 폐암은 조직학적 유형이나 종양의 위피가 석면폐증을 동반하지 않는 폐암과 다르다는 주장도 있으나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일반 폐암과의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역학적, 방사선학적, 병리학적 소견을 이용해도 폐암이 석면에 의한 것인지 흡연력이 더 크게 기여했는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석면 섬유량을 측정해 석면 유발 여부를 판단할 수도 있으나 석면폐증의 증거가 없으면 섬유의 수 자체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you@newsis.com

기사입력 2012-01-17 14:26


출처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