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은 이제 여성에게 발병하는 대표적인 암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수년간 갑상선암이 폭발적으로 급증하면서 발생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유방암 발생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10대에서도 발생할 정도로 진단 시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필자가 레지던트를 하던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20대-30대에서의 유방암 환자는 보기가 힘들었지만, 최근에 30대-40대가 주요 환자일 정도로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방사선종양학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암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암 치료의 경향이 완치보다도 삶의 질에,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유방암은 그 대표적인 본보기에 속한다. 이런 경향으로 인하여 과거 전적으로 의존하던 수술의 절제 범위도 가급적이면 최소 절제만을 시행하고, 대부분 방사선치료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이것이 특히 초기 유방암의 표준 치료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의 경향으로 방사선치료가 필수적인 치료로 대두되면서 방사선치료로 인하여 힘들어하는 환자분들을 가끔 보게 되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유방암의 방사선치료 시 발생하게 되는 부작용과 그에 대한 대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첫째, 방사선 피부염으로 나타나는 피부 변화
만약 우측 유방의 암 진단을 받아서 우측 유방의 보존수술을 하고 방사선치료를 추가한다고 가정하자. 방사선치료는 국소 치료이기 때문에 실제 방사선이 들어가는 부위 외에서는 방사선으로 인한 부작용은 생길 수도 없고 생기지 않는다. 방사선치료가 개시되고 약 3-4주가 되면 우측 유방의 피부가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한다. 우측 유방의 피부 색이 조금씩 붉어지거나 검어지며, 가렵기도 하고, 따가운 느낌도 생기며, 단단해지는 느낌, 화끈거리거나 쓰라린 느낌도 생길 수 있고, 우측 유방에서 땀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우측 유방이 전체적으로 조이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 이런 모든 변화를 방사선 피부염 (radiation dermatitis)라고 하는데 이런 변화는 방사선치료 종료 후 1-2주까지 심해지다가 대부분은 수개월에 걸쳐 천천히 호전이 된다. 이러한 변화는 어느 누구에게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환자에게 발생하기 때문에 방사선치료가 시작되면 전신 목욕이나 샤워는 금기다.
과거엔 이런 피부염에 일반연고를 바르기도 하였지만, 최근에는 방사선 피부염만을 위한 다양한 치료 제제들이 출시되어 있어서 꾸준히 피부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면 걱정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둘째, 림프 부종은 오래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
유방암으로 진단 후 수술과 방사선치료를 하는 경우, 환자의 20% 내외에서 해당 부위의 팔에서 림프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유방암의 주요 예후인자인 겨드랑이 림프절에 대한 수술적 절제가 큰 경우 발생 빈도가 더 높은데 치료를 시행한 유방 쪽의 팔이 조금씩 붓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대개 약간 부은 듯한 느낌과 약간의 팔의 운동제한이 생기게 되나, 더 진행을 하게 되면 팔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팔이 붓기 시작하고 통증도 발생할 수 있으며, 더욱 진행을 하게 되면 부종의 정도가 심하여 팔의 운동 범위가 매우 제한 받게 된다.
림프 부종의 문제는 이것이 장기화되고 심화되면 특히 여름에 해당 부위를 모기에 물리거나 하여 염증이 발생하고 이것이 적절히 치료되지 않으면 패혈증으로 갈수도 있기 때문에 초반부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수술을 한 직후부터 팔을 자주 올리는 운동을 시작하여야 하며, 방사선치료를 하게 되면 약 7주 동안 매일 같은 위치로 팔을 고정하여 치료를 받기 때문에 팔 운동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평소에도 자주 팔을 심장보다 높게 해주는 운동이나 자세를 취해야 한다. 또 해당 팔을 늘 깨끗하게 청결을 유지하도록 하고 주사나 의료 처치도 반대편 팔에 시행하도록 하며 무거운 물건도 반대 팔로만 들어야 한다. 다행인 것은 최근 림프 부종 클리닉이 각 종합병원의 재활의학과를 중심으로 개설되어 있으며 림프 부종을 개선시킬 수 있는 약제도 출시되어 과거와 같은 코끼리 다리같은 심각한 부종은 찾아보기 힘들다.
셋째, 가장 우려가 되는 부작용 ‘방사선 폐렴’
유방암 치료에 있어 방사선폐렴(radiation pneumonitis)은 사실 좀 우려가 되는 부작용이다. 발생 빈도는 일반적으로 15% 내외 정도이며 대부분은 방사선 치료기간 내에 발생하기 보다는 방사선치료가 완전히 종결되고 1-3개월 후쯤에 발생한다.
‘유방암치료인데 왠 폐렴?’이라고 의아해 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방사선치료를 유방에 하는 경우 방사선은 항상 직선으로만 진행하기 때문에 흉곽내부의 폐처럼 전체적으로 둥글게 생겨있는 폐의 경우 필연적으로 방사선치료 범위 내에 일부가 포함될 수밖에 없다. 유방암의 방사선치료시 방사선이 들어가는 방향은 환자의 전면에서 후면으로 직진방향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방사선을 옆으로 뉘어서, 즉 사선방향으로 들어가게 하는데 이는 가급적 폐에 불필요한 방사선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보고자 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의 생김새가 둥글기 때문에 일부 폐에 방사선이 들어가게 된다.
방사선폐렴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마른 기침, 미열, 약간의 숨참 정도이지만 진행할수록 기침도 심해지고 호흡 곤란도 심해진다. 이때 가슴 사진을 찍어보면 대부분 방사선이 들어간 모양대로 폐의 변화가 관찰된다. 즉 만약 방사선이 별 모양으로 조사되었다면 방사선폐렴의 모양도 별 모양으로 나타난다. 다행인 것은 방사선폐렴의 대부분은 가슴 사진에서의 폐의 변화만을 보인 채 저절로 호전이 된다는 것이다.
증상이 있는 경우 대개 스테로이드를 쓰게 되며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며 낫게 되는데 아주 드물지만 폐가 섬유화되어 원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유방암으로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 상기 증상들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방사선폐렴인지 일반 폐렴인지를 확인하여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쪽 폐에는 방사선폐렴이 생길 수 없다.
이상이 유방암으로 방사선치료를 받았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부작용들이다. 특히 좌측유방암으로 좌측에 방사선치료를 받는 경우, 심장에도 아주 일부의 방사선이 들어갈 수 있어서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컴퓨터치료 계획으로 각 장기에 들어가는 방사선량을 미리 알 수 있고 또한 대부분 3차원방사선치료나 IMRT(세기조절 방사선치료)로 치료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극도로 불안해 할 부작용은 거의 없다.
7주 내외의 방사선치료를 받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또 위에서 언급한 부작용들로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방암의 방사선치료는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다. 담당 의료진과 면밀한 상담을 하고, 주의 깊은 자기관찰을 통해 상기 부작용의 정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암이란닷컴 최상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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