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했던 '간', 만성 간질환 효과적인 치료법
일반적으로 몸속 장기들은 외부 충격이나 암세포 등에 의해 손상을 받으면 곧 자각 증상이 나타나 우리 몸의 이상을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간은 오랫동안 손상이 진행 된 후에야 그 증상이 나타나는데 간에는 통증감각수용체가 발달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성 간질환은 지방간, 만성 간염에서부터 간경변, 간암까지 다양한 질병을 포함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 만성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전 인구의 5%인데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급성·만성간염으로 발전해 오랜 기간 동안 체내에서 증식하며 간경변증 또는 간암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또 높은 술 소비량도 간질환 관련 사망률에 큰 영향을 주는데 지속적인 음주는 지방간 등 알코올 간질환을 유발하고 간의 상태를 악화시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임형준 교수는 “간암은 간염바이러스로 인한 발병이 80%에 이르므로 B형 및 C형간염 환자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며 “또한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므로 정기 검진을 하지 않을 경우 발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교수는 “만일 바이러스 간염이 있는 사람이나 알코올 간질환, 간경변 환자에서 체중이 갑자기 줄고 우측 상복부에 불편감이 느껴지고 덩어리가 만져질 경우 간암을 의심하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산병원 간암클리닉에서는 전체 암 발병률 중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간암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간암이 의심되는 환자가 안산병원을 찾게 되면 간암 클리닉에서 혈액검사와 CT, MRI 등 영상 검사를 받게 된다. 조직검사가 뒤따라야 하는 다른 암과 달리 최근에는 간암은 조직검사 없이도 임상적 기준에 근거해 확정 진단이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임형준 교수는 “간암의 치료는 항상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제시되기 때문의 반드시 다학제간 회의 후 의견을 취합해 가장 최선의 치료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완치를 목표로 외과적인 치료를 적극 우선 고려하는데 이는 간담췌외과 송태진 교수팀의 미세침습수술 기량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간담췌외과 팀은 타병원에서는 개복하지 않고는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의 종양도 복강경을 이용해 완전 절제해낸다.
수술 후 장기 무재발 생존율은 가히 전국 최고라 할 수 있다. 또한 복강경 수술은 일반 개복 수술에 비해 환자 몸에 남는 흉터가 작고 입원기간 또한 1주일 이내로 줄어드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간동맥화학색전술, 경피적 알코올주입술, 고주파열치료 등을 통해 간암을 치료하는 방법이 있다. 고주파 열치료란 간암 내로 긴 주사 바늘처럼 생긴 전극을 삽입하고 전류를 통해 이 전극에서 발생되는 고주파 열에 의해 간암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이 치료는 주로 암세포의 크기가 4cm 이내로 작고 1~3개인 경우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횡경막 아래 위치, 주변 장기와 연접 등으로 고주파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생리식염수 등 완충액을 복강 내로 주입해 주변장기 손상 없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완전 괴사시켜야 한다.
간암클리닉에서는 현재 널리 시행되고 있는 간동맥화학색전술이 간문맥이 막혀 시술이 곤란한 경우에도 간동맥주입식치료를 통해 간암치료에 큰 효과를 얻고 있다.
간동맥주입식치료란 간동맥으로 통하는 관을 삽입 후 그 관을 통해 항암제를 투여해 간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방법이다. 보통은 4주를 주기로 해 3일간 항암제를 투여하게 된다.
임형준 교수는 “간동맥주입식치료는 전신 항암치료에 비해 그 독성이 적고 간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다른 시술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방사선 치료는 다양한 경우에 추가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반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간암 또한 비교적 일찍 발견되는 편이다. 간암도 조기에 발견한다면 치료 확률 또한 높아진다.
바이러스 간염, 간경변 등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들이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한번은 꼭 정기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 또한 일반정기검진과 함께 간섬유화검사를 추가해 보는 것도 간 건강을 체크하는데 도움이 된다.
간섬유화검사란 진동자와 초음파를 이용, 간경직도(간이 단단 해진 정도)를 측정함으로써 간 섬유화의 정도를 평가하고 간경변증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일단 바늘을 이용한 간조직 검사 없이 간단하게 할 수 있고 신체에 전혀 무리를 주지 않고 5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반복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간경직도가 높을수록 간암의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므로 더욱 간암의 선별 검사를 철저하게 받아야 하며 조기에 간암을 발견하게 된다면 치료를 위해 선택 할 수 있는 방법이 좀 더 많아질 것이다.
메디컬투데이 고희정 기자(megmeg@mdtoday.co.kr)
출처 : 메디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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