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에서 연예인 못지않게 화제를 모으고 있는 ‘동물’이 있는데요.
바로 멧돼지입니다.
300kg에 육박하는 ‘덩치’가 도심에 출몰하고 한강에서 헤엄을 치는 등 사람의 넋을 빼놓고 있는데요. 현재 우리나라에 사는 멧돼지는 약 25만 마리. 이들이 산을 팽개쳐두고 도심을 습격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멧돼지 도심 출현 빈도, 해마다 늘고 있다
멧돼지는 우제목 멧돼짓과에 속하는 잡식성 포유동물로 12월부터 2월까지 짝짓기를 합니다. 짝짓기 한 암컷은 120일 간의 임신기간을 거쳐 늦봄 혹은 초여름에 새끼를 낳죠.
멧돼지는 무게로 보나 크기로 보나 대형 포유류에 속하는데요. 평소에는 사람을 먼저 피하지만 새끼를 데리고 다니거나 등산객들에게 놀라면 사람을 먼저 공격하기도 합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멧돼지가 도심에 출현한 빈도는 2009년 31회, 2010년 79회로 해마다 늘고 있는데요.
이처럼 멧돼지가 도심에 나온 가장 큰 이유는 도토리 등의 먹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멧돼지 출몰 관련 언론 보도 중 대다수가 농작물 피해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지난해 야생동물에 의한 전체 재산피해 132억 원 중 멧돼지에 의한 피해가 약 64억 원이나 된다고 하는데요. 재산피해는 물론 각종 인적피해로도 이어져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멧돼지 개체수 관리하려면 포획률 높여야
멧돼지 도심 출현은 때를 가리지 않지만 특히 7~11월까지 출현 빈도가 높은 편인데요.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정부 통계를 보면 멧돼지는 최근 5년 동안 서식밀도가 100ha당 3.5~4.6마리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적정 서식밀도인 100ha당 1.1마리가 되려면 개체수 관리가 더욱 절실하죠.
전문가들 역시 멧돼지가 도심에 출현하거나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걸 막기 위해선 개체수를 관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멧돼지 포획틀>
멧돼지의 개체수를 관리하려면 포획률을 높이는 게 관건인데요. 특히 도심의 경우 총기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멧돼지를 잡기 위해 포획틀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경부에서도 최근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이 모인 긴급 대책 회의에서 야생 멧돼지가 출몰하는 지역에 멧돼지 포획틀을 설치하기로 합의했죠. 도심 지역에서 총기 사용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특별시나 광역시 등에 우선적으로 이를 설치해, 전문단체와의 협력으로 멧돼지 포획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부산시에서 올해부터 주요 멧돼지 출현지역에 포획틀을 설치해 멧돼지를 잡은 사례가 있는데요. 포획틀을 쓸 경우 멧돼지를 다치지 않고 잡을 수 있고, 멧돼지가 도심에 이동하는 지점에 설치하기 때문에 도심출현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멧돼지 포획틀'은 주로 총기사용이 어렵고,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특별시, 광역시 등 도심 주변에 우선적으로 설치를 추진하게 되는데요. 부산시에서 금년 1월부터 주요 멧돼지 출현지역(금정산 등 4개 지역)에 멧돼지 포획틀을 설치(10개)하여 현재까지 총 4마리를 포획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각 지자체가 경찰서, 소방서, 환경청, 협회·단체 등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멧돼지 기「멧돼지 기동포획단」운영을 강화합니다. 112, 119 등에 멧돼지 도심출현 신고 접수 시 즉시 “멧돼지 기동포획단”에 통지하여 멧돼지를 신속히 포획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입니다.
산행 중 멧돼지 맞닥뜨리면 어떻게 대처할까?
만약 등산을 하다가 멧돼지를 맞닥뜨리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눈에 봐도 불안하고 소심해 보이는 녀석과 눈이 딱 마주치면, 발이 먼저 움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비명이 나올 수도 있을 텐데요.
하지만 뛰거나 큰소리를 지르는 것이야말로 멧돼지를 더욱 흥분시키는 자극요인입니다. 대신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나는 절대 너에게 겁먹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주면 멧돼지도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죠.
이때 중요한 것은 멧돼지에게 등을 보이지 않는 건데요. 달아나려고 등을 보이는 순간, 멧돼지는 상대가 겁을 먹었다고 생각해 공격을 가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 사람이 자극을 주지 않고 서서히 물러나면, 멧돼지도 무리해서 ‘오버’하지는 않는다는 뜻이죠.
또한 멧돼지를 위협 하거나 해를 입히기 위한 행동을 하거나, 무리하게 멧돼지에 접근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만약 거리를 둔 상태에서 멧돼지를 발견할 경우 멧돼지가 자신을 보지 못했다면, 신속하게 대피해야 합니다. 가급적이면 주변의 나무나 바위 등에 몸을 숨기고 멧돼지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가장 좋습니다.
[등산객] 등을 보이며 달아나지 말고, 주위의 나무나 바위 등 은폐물에
신속히 피해야 합니다.
[농 민] 발견 시 멧돼지를 쫓기 위해 소리치지 말고, 시‧군‧구, 112, 119 등에
신속히 신고합니다.
[운전자] “야생동물 출현 안내판”, 내비게이션 “로드킬 안내” 등에 유의하여
운전합니다.
[보행자] 갑자기 움직여 멧돼지를 흥분시키지 말고, 112, 119 등에 신속히
신고합니다.
※ 교미기간(11~12월)과 포유기(4~5월)에는 성질이 난폭하므로 더욱 주의 필요
환경부, 멧돼지 서식밀도 정밀 조사 등 관리방안 마련
멧돼지는 교미 기간인 11~12월, 포유기인 4~5월에는 성질이 더 난폭해지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데요. 멧돼지를 보신 분들은 우선 지자체 멧돼지 기동대책반이나 112(또는 119)에 신고하고, 한국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02-432-3001)에 이를 알리면 됩니다.
환경부에서는 앞으로 멧돼지 서식밀도에 대한 정밀조시를 실시, 차량사고가 빈번한 지역에 유도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멧돼지 피해예방 및 관리를 위한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하는데요. 도심 지역에 멧돼지 조사구를 신설해 멧돼지의 서식밀도와 분포를 정밀 조사하는 등 멧돼지의 효율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하니, 앞으로 멧돼지가 도심에 나타나는 일이 많이 줄어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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