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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게시판

알코올 의존증 치료 어떤 프로그램 있나…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1. 10. 30.

지나치게 관대한 우리나라의 음주문화와 불건전한 음주습관은 심각한 사회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2009보건복지백서에 따르면 2006년도 정신질환 실태역학조사결과 연간 18세 이상 64세 이하 인구 중 5.6%인 약 179만 명이 알코올에 의존하거나 남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로 인한 질병 치료비, 생산성 감소 및 사망에 따른 손실, 사고로 인한 재산피해액 등 사회경제적 비용도 GDP(국내총생산)의 2.9%인 약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런 막대한 사회 경제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음주가 식생활의 일부로 간주될 정도로 술이 생활문화와 관련이 깊어 음주습관이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음주 폐해에 대한 국민인식제고 및 관대한 음주문화개선을 위한 절주캠페인 등 예방노력과 알코올 중독자들을 위한 재활치료가 전국보건소, 알코올상담센터, 정신보건센터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00년 개소해 올해로 11년차인 서울까리따스알코올상담센터(센터장 조정옥)는 알코올 남용이나 의존의 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본인이나 가족들의 회복을 위해 전문적인 상담재활프로그램과 알코올 문제에 대한 예방·교육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알코올전문상담센터이다. 최초의 국가지정알코올중독 상담센터인 이곳은 사례관리보다는 실제 알코올중독자와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재활치료를 통한 회복중심의 센터이다. 알코올 남용 의존자와 가족, 자녀들에 대한 재활프로그램을 통해 신체·정신·사회문화·영적인 회복향상을 도모하고 지역사회에서의 알코올중독에 대한 예방 및 홍보를 실시하고 있는 것.

 

센터는 술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본인이나 가족들은 누구나 방문이 가능하다. 센터의 연간 이용자수는 2009년 4652명, 2010년 5147명, 2001년 상반기 2238명에 이른다. 현재 까리따스알코올상담센터의 관리회원수도 158명. 처음 센터를 방문해 상담 및 교육을 의뢰하게 되면 1차적으로 전문상담원과의 상담을 거쳐 치료재활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크게 2가지로 알코올 중독자 본인을 위한 프로그램과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본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주간재활프로그램과 직장인을 위한 야간 프로그램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3개월 과정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주간재활프로그램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시작돼 오후 4시까지 매일 진행된다. 오전 역할수행과 아침모임 및 매일의 명상은 요일에 관계없이 공통으로 운영되며 이후 미술치료-에니어그램, 술과가족이야기-알코올기본교육, 재활농장-주간·12단계, 재발방지-요가, 영적치유-문화체험이 요일별로 진행된다.

 

토요일에는 까리따스 동아리 활동이 이뤄진다. 동아리활동은 회복을 위한 자조모임으로 늘아사모(봉사동아리), 까리따스 산악회, 까리따스 밴드 등 3개 동아리가 활동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알코올 중독자 본인뿐 아니라 그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도 초급, 중급, 심화 등 3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으며 자녀모임도 별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까리따스알코올상담센터의 홍선화 정신보건사회복지사는 “가족들을 대상으로는 알코올중독의 정의부터 원인, 단계별증상, 회복과정, 가족들의 유의사항 등 알코올중독 전반에 걸친 교육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알코올중독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도 분노 등 독특한 특징을 보여 알코올중독은 가족 병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 때문에 가족들에 대해서도 이런 감정들에 대한 회복과 건전한 의사소통을 위한 교육이 병행된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어려서부터 알코올중독자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도 매주 목요일 모임을 통해 심리적·정서적 안정을 유도하고 있다. 이처럼 알코올중독자들에 대한 사례관리보다는 다양한 재활프로그램을 통한 변화 및 전인적 회복을 유도하는 회복중심의 센터운영에 걸맞게 회복률도 우수하다. 2006년~2011년 6월까지 주간재활프로그램수료자 103명중 단주자는 75명으로 회복률 73%. 1주일에 1회 실시되는 직장인 야간프로그램을 통한 단주유지자도 52명중 34명으로 64.1%에 이른다. 이에 따라 전체 등록 회원 수 대비 단주유지자는 71.4%에 달한다. 이는 전년대비 약 12.7% 상승된 수치다. 센터는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앞으로 중독전문기관으로써의 역할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알코올 의존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 조정옥 서울까리따스알코올상담센터장

 

“알코올중독은 술에 의하여 생기는 그야말로 ‘질병’입니다. 질병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처럼, 알코올중독증을 앓는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타락했다는 것을 뜻하는 것도 아니며, 자신의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자꾸 술이 마시고 싶거나 술을 마시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고, 일단 술을 마시면 스스로의 의지로는 마시는 술의 양이나 술 마시는 시간을 조절할 수 없다면 반드시 알코올중독증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조정옥 서울까리따스알코올상담센터장은 알코올중독에 대해 이같이 정의하며 “알코올중독증은 일반적으로 그 집안에 알코올중독증이나 우울증의 문제가 있다면 알코올중독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아버지가 알코올중독자이었다면 아들이 알코올중독증이 될 확률은 4배가 높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술 마시고 주정하고 매일 싸우는 부모에게서 성장한다면 이를 보고 배운 자녀들 또한 알코올중독증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덧붙였다.
“알코올 중독은 죽음에 이르는 심각한 진행성 질병입니다. 생명을 담보로 하고 있는 계속된 음주생활은 지금당장 멈춰야 합니다.”

 

조정옥 센터장은 “알코올 의존은 나쁜술버릇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며 “술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가정은 반드시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알코올 중독자의 치료재활 효과 증진을 위해서는 관련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한 보다 많은 투자와 직업재활이 가능할 수 있는 연계시스템 마련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주부기자 김선희

sun20017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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