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파린. 소위 피가 묽어지게 하는 약으로 현재까지는 몸 안에서 혈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는 현재까지 알려진 효과가 가장 좋은 약이다. 그 작용기전은 간에서 혈액응고에 필요한 응고물질을 만드는 비타민 K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혈액응고를 뱡해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대개 다른 사람보다 혈전이 생길 확률이 높을 경우에 복용하는데 예를 들면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을 가진 사람, 인공판막을 가지고 있는 사람, 뇌경색이 발생하였던 사람, 고관절 수술 한 사람, 한번 혈전이 생겼었던 사람 등이 그 복용 대상이 된다. 하지만 와파린 약물농도 조절에 실패할 경우 정상적인 지혈과정까지 억제함으로써 출혈의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와파린을 복용 중이었던 90세 할머니는 갑작스레 발생한 의식저하를 주소로 응급실을 내원했다. 내원 당시 의식은 이미 혼수 상태였고 자가호흡은 거의 체크되지 않았으며 동공은 이미 모두 열린 상태였다. 바로 기도삽관을 시행했고, 뇌CT를 촬영했다. 그리고 결과는,
우측 기저핵의 광범위한 뇌출혈 소견이 관찰되었다. 내원 전날 와파린 복용을 깜빡했던 할머니는 아침녁 와파린 두알을 한꺼번에 복용했었고(와파린은 실수로 과다 복용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한 두 번 먹지 않는 것이 덜 위험하므로 복용여부가 확실하지 않을 때에는 다음 날부터 확실이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에 따라 혈액검사에서 응고수치를 반영하는 PT, INR의 prolongation(연장) 되어있었고 의식상태, 출혈 양상, 나이, 그리고 와파린 복용 등의 요소들은 수술의 가능성마저 희미하게 만들었다. 결국 가족들은 보존적 치료를 선택했고, 신경외과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그리고 한시간이나 지났을까 산소포화도 저하에 이은 서맥은 상태가 점점 나뻐짐을 알렸고, 가족들은 절망한채 DNR을 제출했다. 그리고 30여분도 채 되지않아 환자는 사망했다. 의사로서 발걸음을 내딛은지 2년, 응급실을 제외한 역대 최단시간 사망선언을 내린 후 슬퍼하는 가족들을 뒤로한채 중환자실을 벗어났다.
종종 뇌출혈 환자 중 와파린 등의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는데, 대개의 경우에서 출혈양상 및 혈액응고 검사 수치가 좋지 않아서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예후도 좋지 않다. 뇌경색 등 혈전(응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사용했던 약이 오히려 출혈을 유발하다니, 이보다 더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면 뇌경색과 뇌출혈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와같은 위험한 사다리 곡예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방법은 한가지다. 주기적인 혈액검사가 바로 그것인데, 와파린의 경우 혈액이 응고되는 시간(혈액응고 시간은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수치인 INR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로 기록된다)에 따라 그 용량을 정하고 변경해야 하므로 정기적인 검진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와파린 복용 뇌출혈 환자들의 경우 혈액 검사 수치가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오르자 주기적인 검사를 게을리한 공통점이 있었는데, 특히나 와파린의 경우 혈액검사뿐만 아니라 식습관, 약물, 생활패턴 등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인자이기 때문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Rodney HF. Atrial fibrillation. N Engl J Med 2001; -> INR이 3이상인 경우 뇌출혈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와파린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다른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은데, 특히 건강 보조 식품, 보약, 영양제 및 종합 비타민 등에는 비타민 K가 함유되어 있어 와파린과 반대작용을 하므로 혈액응고 수치에 변동을 줄수 있다. 음식 역시 마찬가지인데, 양배추, 브로콜리, 시금치, 오이껍질, 마요네즈, 샐러드유, 콩기름, 순무, 냉이, 녹차, 소간, 작은 완두콩 등에는 비타민 K가 상당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고 당근, 토마토, 가지, 껍질 벗긴 오이, 양파, 호박, 버석,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전복, 고등어, 밀가루, 사과, 바나나, 포도, 메론, 우유, 요구르트 등에는 비타민 K가 상대적으로 적게 함유되어 있어 안심하고 즐겨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점차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심방세동 및 뇌졸증이 늘어남에 따라 와파린 복용 인구도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노년층은 뇌졸증의 발생위험성이 높은 만큼 역으로 항응고요법의 시행을 통해 가장 효과적이고 극대화된 예방 효과가 기대되는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또한 동시에 항응고요법 시 출혈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위험군이기도 하기 때문에 각자의 관심과 정기적인 추적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혹시나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들 중 와파린을 복용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오늘 당부를 꼭 잊지 말기를 바라며, 잘 쓰면 득이 되지만 못 쓰면 뇌출혈에 이은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는 와파린 꼭 주의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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