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암
소장의 전체 길이는 약 5~6미터이며, 십이지장, 공장 및 회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장암이란 이러한 소장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하며, 대표적인 소장암을 호발 순으로 보면 선암, 유암종, 위장관기질암(GIST), 림프종 등이 있습니다. 소장의 종양은 매우 드물며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간과하기 쉬우므로 진단시에는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소장의 길이는 소화관 전체 길이의 3/4이지만 소화기 암의 2%만이 소장에서 발생합니다.
소장의 기능
우리 몸의 소화관의 일부로, 영양물질을 소화흡수하고, 여러 소화효소 및 호르몬을 분비하며, 면역물질을 분비하여 감염에 대한 방어기전의 역할을 합니다.
[위장관의 소화효소 및 호르몬]
소장암의 대부분은 선암으로 전체 소장암의 50%이상 차지하고, 주로 십이지장과 공장에서 발생합니다. 소장의 선암은 흔히 다른 소화기 암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술적 치료시에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암종은 소장암의 약 20%를 차지하며 회장에서 흔히 발생하며,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가능성이 약 30%이므로 주의깊게 소장 전체를 검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장관기질암은 소장암의 약 20%를 차지하고 회장과 공장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장의 외측으로 자라기 때문에 증상을 일으키기 전에 큰 종괴를 형성하며 별다른 불편감없는 복부 종괴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흔합니다. 악성 림프종의 경우는 대부분 전신질환의 일부분으로 발생하며 주로 회장에서 호발합니다. 림프종이 소화관에서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전체 림프종의 5%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 외에도 흔하지는 않지만 악성흑색종, 폐암, 카포시육종, 신장암 환자들에게서 소장으로 전이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장은 전체 소화관의 약 3/4(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소장암의 발생빈도는 매우 낮습니다. 이처럼 소장암의 발생빈도가 낮은 이유로는 소장내에는 세균의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장내 세균에 의해 담즙이 발암원으로 전환되는 것이 적다는 점과, 섭취한 음식물이 소장을 지나가는 속도가 매우 빨라서 소장의 점막이 암을 유발하는 음식물 속의 발암물질과 접촉하는 기회가 적다는 점, 그리고 소장내에서는 발암물질을 파괴하는 췌장효소가 풍부하다는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소장암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발생빈도가 드문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2년 한국중앙암등록 보고서의 암의 원발부위별 발생빈도에 따르면 소장암이 발병한 사람은 전체 암 발생자의 약 0.5% 정도(남자 0.4%, 여자 0.5%)로 보고되었습니다. 소장의 해부학적 부위별 발생건수를 보면 십이지장(51.4%), 회장(15.8%), 공장(13.1%) 순으로 많았으며, 조직학적 형태로는 선암종(26.1%), 평활근육종(20.9%), 악성림프종(13.4%), 간질성육종(7.5%), 관상선암종(5.1%), 유암종(5.1%) 순으로 많았습니다.
소장암은 식습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붉은색 육류 및 소금에 절인 훈제 음식들을 자주 섭취하는 경우에 소장암의 발생 위험도가 2~3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섭취하는 음식에 지방 성분이 많을수록 소장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합니다.
소장암의 발생위험을 증가시키는 몇 가지 원인질환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가족성용종증이라고 하여 대장에 100개 이상의 선종이 발생하는 유전성 질환은 소장암의 발생위험을 증가시키는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서는 소장암이 발생할 위험도가 일반인에 비하여 100배 이상 높습니다. 이외에 소장암이 발생할 수 있는 유전성 질환으로는 포이츠-예거스증후군 (Peutz-Jeghers), 가드너증후군 (Gardner)및 폰레클링 하우젠 질환 (von Recklinghausen)등이 있습니다. 소장암의 발생위험을 증가시키는 만성적인 소장의 염증성 질환으로는 크론병(Crohn's disease)이 있으며 그 외에도 셀리악병 (Celiac disease), 면역증식성 질환에서도 소장암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장에 종양이 발생한 경우의 증상은 양성 종양일 때 보다는 악성 종양일 때, 즉 소장암일 때 더 많이 나타나고, 증상의 발생부터 진단에 이르기까지의 기간도 소장암인 경우가 더욱 짧습니다. 양성 종양의 주증상은 장폐색으로 인한 복통, 만성 출혈 등이고, 종괴가 만져지거나 장천공이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 외 양성 종양은 성인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장중첩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악성 종양의 증상은 장폐색, 체중감소 등이고, 국소적인 장천공은 림프종이나 위장관기질암의 10% 내외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근위부 장의 확장으로 인해 종괴가 촉지되는 경우가 25% 정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소장종양은 증상이 모호한 경우가 많고, 임상검사에서도 만성 빈혈 등과 같은 비특이적인 소견만 있는 경우가 많아 수술 전에 진단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혹 혈청 암태아성항원(CEA)의 증가, 빌리루빈 수치의 증가 및 간전이의 경우 간기능 수치의 이상을 보일 수 있으며, 혈중에서 세로토닌의 대사물인 초산 5-히드록시인돌(5-HIAA)의 수치가 상승하면 유암종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학적 검사로는 단순복부촬영 및 상부위장관 촬영술, 소장관장술(enteroclysis) 이 도움이 됩니다. 복부의 전산화단층촬영은 소장종양의 유무 외에도 종양의 침윤정도 및 간전이 여부 등도 알 수 있으며, 조직학적 진단을 예견할 수도 있습니다. 혈관조영술은 소장암의 진단에 드물게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방사선 동위원소가 부착된 적혈구스캔으로 출혈을 주증상으로하는 종양의 위치를 확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시경검사는 육안적으로 종양을 진단하고, 생검을 통해 확진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캡슐내시경을 진단에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장(공장)암의 소장관장술 소견 및 전산화단층촬영 소견]
소장암의 병기는 암조직이 점막이나 근육층에 침범한 정도나 주변 림프절에 퍼진 정도 그리고 다른 신체부위로 전이되는 원격진이 여부에 따라서 1기에서 4기로 구분됩니다.
1기: 암조직이 점막하 또는 고유근층을 침범한 단계이다.
2기: 암조직이 주변 림프절 전이없이 전체 고유근층 이상을 침범한 단계이다.
3기: 암조직의 장벽내 침범깊이와 무관하게 주변 림프절 전이가 있는 단계이다.
4기: 암조직의 장벽내 침범깊이나 주변 림프절 전이와 무관하게 원격전이가 있는 단계이다.
* 주의사항: 소장의 선암종에 국한된 병기이며, 림프종, 유암종, 육종에 대해서는 해당하지 않음. [출처 : AJCC Cancer Staging Manual, Sixth edition, 2002]
소장암의 치료방법은 환자의 연령 및 전신건강상태, 암의 위치, 크기와 종류, 타 장기로의 전이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 수술
수술은 소장암의 치료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근치적 절제를 위해서는 암이 있는 소장의 부위와 종양세포가 배액되는 주변 림프절을 함께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소장암의 수술시에는 암이 발생한 소장의 일부를 절제하고, 근위부의 소장과 원위부의 소장을 서로 연결하여 주지만, 간혹 이러한 것이 불가능하여, 절제된 소장의 끝을 복부피부를 통해 몸 밖으로 꺼내어 장루를 만들어 대변을 받아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장루는 수개월 후에 다시 복원이 가능한 일시적 장루일 수도 있지만, 간혹 영구적인 장루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에 소장암의 크기가 매우 커서 장을 막았고, 종양의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장폐쇄에 의한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폐색된 소장의 근위부와 원위부를 서로 연결하는 우회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소장의 일부를 절제하거나, 우회술을 시행받은 경우에 수술의 범위가 얼마나 광범위하였는가에 따라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를 도와주기 위해 식이조절이나 약물치료 등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복부내의 다른장기로 전이가 있는 경우에도 증상의 완화를 위해서는 장절제를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 방사선 치료
방사선 치료는 고에너지의 방사선을 이용하여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치료방법은 소장암의 경우에는 흔히 사용되지는 않지만, 간혹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 후에 혹은 항암치료와 함께 사용될 수 있습니다.
○ 항암치료
항암치료는 암세포를 파괴하기 위해 항암작용이 있는 약물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간혹 방사선 치료나 수술과 함께 병용하여 사용되기도 하며, 단독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생물학적 치료
유암종의 경우에는 암에 대한 면역능력을 증강시키는 물질을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러한 약제들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소장암의 치료효과와 치료성적은 소장암의 조직학적인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소장암 중 가장 흔한 선암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적 절제이며 수술 후에 방사선치료가 필요한지는 아직 논란이 있습니다. 치료성적은 암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상이하며, 일반적으로 십이지장에서 발생한 선암의 경우 수술적 절제후 5년 생존율이 8~60%까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전체 소장에서 발생한 것을 모두 합하면 5년 생존율은 대략 30~40%내외입니다.
유암종은 충수돌기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며, 소장 중에서는 회장말단부에서 흔하게 발생합니다. 유암종이 있는 경우에는 여러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유암종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얼굴과 가슴부분의 홍조, 물 같은 설사, 기관지 천식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유암종은 주변의 림프절이나 간으로 전이를 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수술적 절제이며 내과적으로 여러 약물이나 항암제치료를 시도했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이 암은 일반적으로 선암에 비해서는 예후가 좋은 편으로 5년 생존율이 30~80%정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림프종의 중요한 치료는 수술적 절제이며, 항암제치료는 수술적으로 완전 절제한 경우에는 큰 의미가 없다는 보고들이 있으며 방사선치료는 다른 암에 비해서 그 역할이 별로 없습니다. 일반적인 소장 림프종의 5년 생존율은 20~40% 정도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평활근종, 평활근육종, 기타 소장의 근육종으로 분류되었던 것들의 대부분이 소장의 위장관기질암(GIST)에 해당합니다. 위장관기질암은 림프절전이가 매우 드물어 소장의 부분절제술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며, 주변의 림프절을 제거하는 수술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절제후 5년 생존율은 35~60%로 보고되었고 재발률은 35%정도입니다. 최근에 개발된 타이로신 카이네즈 억제제인 글리벡은 임상시험에서 절제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가 일어난 위장관기질암의 보조적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50%이상의 환자에서 실제 종양 크기의 감소효과를 보였습니다.
소장암으로 치료를 받으신 후 모든 환자가 재발없이 완치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소장암의 조직학적 분류에 따라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가 있으며, 같은 조직형이더라도 수술 당시 암이 진행된 정도가 심할수록 재발의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수술 또는 항암화학요법과 같은 치료를 마친 후에 모든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주의 깊게 재발이나 전이 여부를 검사받는 것이 좋습니다. 담당 의사와의 면담, 신체 검진 외에 혈액검사, 단순 흉부 방사선 검사,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과 소장관장술 등의 검사를 하여, 가능한 재발 초기에 발견하여 병을 다시 치료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발이나 전이가 발견된 경우라도 적절한 치료방법을 잘 선택하면 다시 한 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으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이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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