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미의 헬스&웰빙]암치료 가능성 넓히는 '바이오마커'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11.04.30 12:00|조회 : 321
스크랩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네이트로 스크랩하기요즘공감태그 :표적항암제, 바이오마커, #주부 정순영씨(가명.60)는 지난 4월 감기 몸살 증상처럼 계속되는 기침과 고열로 병원을 찾았다 폐암 4기라는 '청천병력'과 같은 진단을 받았다. 이미 오른쪽 폐에는 6cm의 종양이 자라고 있었고, 왼쪽 폐에는 쌀알 같이 자잘한 종양이 은하수처럼 퍼져 있었다. 이렇게 퍼져있는 종양은 수술이 어렵다. 다른 조직에 영향을 주기 쉬워 방사선치료도 쉽지 않다.
하지만 다행히 표적항암제에 반응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어 '표적항암제'를 복용하며 암을 치료하고 있다. 복용 후 3달이 지난 지금 6cm가 넘던 정씨의 종양은 손톱크기로 줄고 쌀알 같이 퍼진 종양들은 사라졌다. 혈액수치도 정상이다. 암세포만 공격하는 치료제라 탈모나 구토, 오심과 같은 부작용도 없었다.
'사형선고'와 같이 여겨지던 암이 당뇨나 고혈압처럼 관리가 가능한 질환으로 변하고 있다. 변화의 선봉에 서있는 것이 '바이오마커'(유전체표식자)다. 바이오마커는 혈액 속에 들어 있는 DNA의 산물인 수십만가지 단백질 중 특정질환과 관련된 단백질을 말한다. 따라서 암과 관련된 단백질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다른 조직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암 치료에 유용한 유전체를 찾는 것이 암 관련 임상 분야의 최대 관심사인 상황이다. 그 결과 수가지의 바이오마커가 규명돼 치료제까지 개발된 상황이다.
현재 바이오 마커가 규명된 암은 폐암의 '표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유방암과 위암의 'HER-2', 대장암의 'KRAS', 만성골수성백혈병의 'Bcr-Abl', 위장관기저종양(GIST)의 'C-KIT' 등이다. 이 암들은 이 바이오마커를 제어하는 방식의 표적치료제가 출시돼 있다.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는 암세포에 성장신호를 전달하는 '표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가 돌연변이인 폐암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EGFR이 돌연변이인 사람들이 주로 아시아인이라는 것. 백인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다가 효과가 크지 않아 '묻힐 뻔' 했지만 아시아인에게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큰 효과를 보이며 아시아시장에서 주로 팔리고 있다.
특히 지난 1일부터는 1차 치료에도 보험급여를 인정받아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크게 줄었다.
다국적제약사 로슈의 '허셉틴'은 종양의 성장에 관여하는 'HER2'라는 유전인자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표적치료제다. 전체 유방암 중 25~30%에서는 'HER-2'라는 특정 단백질이 암세포의 표면에 과다하게 존재하는데, 허셉틴은 'HER-2' 단백질이 성장인자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한다. 성장인자와 결합하지 못하면 세포는 분열을 할 수 없고, 결국 유방암세포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HER2'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해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유방암세포의 성장 원인만을 차단하기 때문에 탈모, 구토 등 일반 항암제에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조기 유방암에서 허셉틴을 항암화학용법과 함께 보조요법으로 투여할 경우 유방암의 재발 확률을 거의 5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대장암에서 규명된 바이오마커는 'KRAS' 유전자다. 대장암 표적치료제인 '얼비툭스'는 돌연변이 KRAS 유전자를 가진 환자보다 정상 KRAS 유전자를 가진 환자에게 더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잘 알려진 '글리벡'은 최근 위장관기저종양(GIST)의 1차치료제로도 허가받았다. '위장관기저종양'은 우리 몸 안의 'C-KIT'이란 단백질이 변형되어 생기는 근육 종양인데, 글리벡은 암세포의 분열을 촉진하는 'C-KIT'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저해해 지속되는 세포분열 신호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암을 치료한다.
이같은 '맞춤항암치료'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유전자검사를 통해 본인이 특정 바이오마커를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순희 심폐병리연구회 대표(연세의대 병리학 교수)는 "표적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발견으로 암환자들은 자신에게 좀 더 치료 가능성이 높은 맞춤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일부 환자들의 경우 유전자 검사라는 용어 때문에 개인 유전정보가 유출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항암치료를 위한 유전자검사는 후천적으로 종양에 발생한 돌연변이 유무를 검사하는 것인만큼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혈당이나 고혈압검사와 다를 바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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