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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당뇨교실

지속성 인슐린제 '란투스' 발암위험 파문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7. 22.

지속성 인슐린 '란투스' 발암위험 파문

유럽 3개국 연구서 연관성 의심...추가연구 시급

 

프랑스 사노피-아벤티스가 시판 중인 지속성 인슐린 '란투스'(Lantus, glargine)가 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보고서들이 유럽당뇨병연구협회(EASD)가 발행하는 저널(Diabetologia)에 게재돼 파문이 일고 있다.

 

EASD는 지난 26일자 발표문을 통해 독일, 스웨덴 및 스코틀랜드에서 실시된 연구 결과들을 소개하면서 란투스 사용과 암 위험 증가 간의 연관 가능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시급하다고 밝히고 이러한 추가 연구가 나올 때까지 란투스를 사용하는 당뇨환자들은 사용을 중단해서는 안 되지만 일부 환자들은 대체형 인슐린제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란투스는 인간 인슐린이 아닌 합성 인슐린(인슐린 유사체)을 활성성분으로 하며, 한번 피하주사하면 24시간 지속적으로 인슐린을 혈류로 방출하는 최초의 1일 1회 지속성 인슐린으로 지난 2000년 이래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독일 연구는 2001년 1월에서 2005년 6월 사이 인간 인슐린이나 '휴마로그'(Humalog, lispro), '노보래피드'(Novorapid, aspart) 또는 '란투스' 같은 인슐린 유사체로 치료받은 독일 내 당뇨환자 12만7031명에 관한 의료보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에서 란투스 사용과 암 발병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된 바, 비슷한 용량의 인간 인슐린을 사용한 환자들에 비해 평균 1년 반 정도 란투스를 사용한 환자들은 100명 당 1명 더 암을 일으켰다. 반면 속효성 인슐린 유사체인 휴마로그 및 노보래피드와 인간 인슐린 간에는 차이가 없었다.

 

특히 암 발병 위험의 증가는 용량 의존적이어서, 란투스를 1일 평균 10유닛 사용한 환자들은 인간 인슐린 사용자들에 비해 암 위험이 9% 높았고 란투스 50유닛의 경우는 31% 높았다. 이번 독일 연구는 란투스와는 다른 원리에 의해 작용이 지속적이고 보다 나중에 출시된 노보노디스크의 지속성 인슐린 유사체 '레버미어'(Levemir, detemir)는 고려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러한 독일 연구의 결과가 기타 유럽 국가들에서도 재현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스웨덴, 스코틀랜드와 영국에서 환자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연구들이 실시됐다. 스웨덴 연구는 인슐린 치료 환자 11만4841명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기타 인슐린 사용자들에 비해 란투스 사용자들은 유방암 위험이 2배 높았다.

 

환자 4만9197명에 대한 스코틀랜드 연구의 경우, 유방암 등 암 발병 위험이 란투스 사용자들에서 보다 높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다. 한편 환자 1만67명을 대상으로 한 영국 연구는 란투스와 암 간의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들 연구는 관찰연구에 본질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으나, 란투스가 암을 유발하지 않을지라도 기존 암세포를 보다 급속하게 성장시키고 분열시킬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는 관찰기간 1∼3년에 걸쳐 보다 많은 암이 발생한 이유를 설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ASD는 추가 연구가 나올 때까지는 환자들이 이번에 보고된 연구 결과들에 근거해 란투스 사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도, 란투스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전반적 혈당 조절에 인간 인슐린보다 나은 것은 아니므로 환자들은 대체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당뇨환자들에게는 1일 1회 인슐린 유사체 대신 지속성 인간 인슐린을 사용하거나 지속성 및 1일 2회 속효성 인간 인슐린을 병합하는 대안이 있으며, 이미 암환자이거나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인 경우에는 이러한 대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데이터를 접한 사노피-아벤티스는 26일 연구가 결론적이지 못하며 과거 임상시험 및 시판 후 조사의 광범위한 근거에 입각해 란투스의 안전성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란투스는 작년에 세계적으로 24억5000만 유로(34억1000만 달러)의 매출로 인슐린제 시장에서 세계 1위, 항당뇨제 시장에서는 '액토스'(Actos, pioglitazone)에 이어 2위, 사노피 제품들 중에서는 3위를 차지한 품목이다.

 

메디타임즈 허성렬 기자/기사 입력: 2009년 6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