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은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 몸무게(kg)/키(m2)) 25이상을 기준으로 199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26%이던 것이 2007년 조사결과 31.7%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비만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늘어가고 있으며, 가장 큰 건강문제의 하나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만이 심혈관질환, 고혈압, 당뇨 등 소위 성인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암을 일으키는 원인도 된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지 모릅니다. 일반적으로 암환자들은 마르고 기운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암환자가 마르는 것은 암이라는 질병의 특성인 동시에 치료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이지만, 실제로는 비만한 사람에서 암발생이 높습니다. 우리나라 암발생률은 인구의 노령화와 더불어 증가하고 있는 데, 이중에서도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이 매년 뚜렷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 암은 서양인에서는 오래전부터 발생정도가 동양인에 비해 높았던 암으로 많은 연구결과 비만과 식생활습관 그리고 호르몬이 암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의 변화와 더불어 비만인구의 증가가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암들이 증가하는 원인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비만과 암발생의 관계를 밝힌 대표적인 연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추적 연구에서 체질량지수가 30이상인 고도 비만자의 경우 비만하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암발생이 약 26% 정도 증가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또 지금까지의 비만과 암발생에 관한 연구들을 모두 모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본 연구에서는 체중증가에 따라 남성에서 식도암, 갑상선암, 대장암, 간암 등이 증가하고, 여성에서 자궁내막암, 유방암, 담낭암, 식도암, 대장암, 갑상선암, 췌장암 등이 뚜렷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비만에 따른 암발생의 증가는 서양인이나 동양인이 비슷한가요?
비만과 암발생 관련 연구를 종합해서 보았을 때 비만에 따라 일부 암들의 발생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동양인이나 서양인이나 비슷합니다. 하지만 비슷한 비만 정도를 비교하였을 때는 동양인이 비만에 따른 건강 영향이 더 민감하다는 연구도 많습니다. 특히 유방암의 경우에는 동양인 여성의 경우 체중증가에 의한 암발생의 위험이 서양여성보다 더 높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한국인에 흔한 위암도 비만하면 발생이 증가하나요?
대부분 암발생에는 한 가지 원인만이 아닌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위암 발생에는 흡연, 과다한 음주, 염분의 과다섭취, 탄 음식의 섭취,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비만도 위암발생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만이 모든 형태의 위암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위저부(위천정부위)에 발생하는 선암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이는 위저부까지 자극이 될 수 있는 과식이나 식사후 눕는 습관 등이 암발생에 관여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이는 비만한 사람에서 위산의 식도 역류에 의한 식도 선암 발생이 증가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만이 어떻게 암을 일으키나요?
비만이 암을 일으키는 기전은 아직 잘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만세포가 호르몬 분비와 대사에 미치는 여러 가지 영향이 암발생과 관련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비만한 사람에서 전반적인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함으로써 산화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하는 부산물이 정상 세포의 DNA손상을 가중시켜 암발생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가설로는 비만이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을 증가시키는 데, 이로 인한 혈중 인슐린 농도의 증가가 불필요하게 세포성장을 촉진시키는 결과로 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비만인 뿐만 아니라 당뇨환자에서도 암발생이 증가한다는 사실과도 관련이 높다고 합니다. 비만세포는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젠이라는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데, 이러한 기전이 유방암 또는 난소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만이 암환자의 사망에도 영향을 주나요?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남자의 경우 모든 암 사망의 14%, 여자의 경우 20%가 과도한 체중이 원인이라고 보고하였습니다. 암종별로는 비만한 사람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도가 남자의 경우 간암이 4.5배, 췌장암이 2.6배, 식도암이 1.6배, 암 전체적으로 1.5배 증가한다고 하였으며, 여자의 경우에는 자궁암이 6.3배, 신장암이 4.8배, 식도암이 2.6배, 암 전체적으로 1.9배 증가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비만은 암환자의 치료율과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동반질환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적절한 체중관리는 건강한 사람에서의 암예방과 더불어 암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암생존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코리아헬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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