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비만 하면 얼굴 둥글고 아랫배가 삐져나온 뚱뚱보를 연상한다.
하지만 비만의 모습은 다양하다.
한국인에겐 뚱뚱하지 않은 비만이 많다.
또 근육이 울근불근 솟은 근육형 비만도 적지 않다.
비만 측정의 기준인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30 이상인 고도비만, 몸무게는 비만이 아니더라도 복부에 지방이 과잉 축적된 ‘마른 비만’, 운동선수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근육형 비만’ 등이 있다.
이전엔 음식의 양만 줄이는 일반적인 다이어트를 시도했다면 최근에는 비만의 종류를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고 있다.
18일 비만의 날을 맞아 비만 전문가들에게 비만의 종류 및 각각의 치료법에 대한 설명을 들어본다.》
젓가락 체형에도…
운동선수에게도…
‘안뚱뚱한 비만’ 많아
다이어트도 이젠 맞춤!
○고도비만 환자는 운동보다 식사가 중요
비만은 몸속의 체지방량으로 평가한다. 국내에서는 흔히 BMI가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분류한다.
고도비만은 지방세포가 심하게 변성돼 정상으로 복귀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종 성인병에 노출될 위험이 훨씬 높다.
치료는 수술을 먼저 시작하거나, 약물로 치료하다가 경과를 본 뒤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약물 치료는 식욕 억제제와 지방 흡수 억제제를 이용할 수 있다. 비만 3단계이거나(BMI 35 이상), 비만 2단계(BMI 30∼34)이면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증상이 있으면 수술 대상이다.
고도비만 환자에게는 식사 처방이 우선이다. 식사 제한 시 칼로리의 주요 공급원인 지방과 당질 섭취를 줄여야 한다. 칼로리 섭취를 줄일수록 더 많은 체중 감량을 기대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식사량을 줄이는 건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개개인의 비만도와 체형에 따라 처방 칼로리가 다르기 때문에 식사요법 담당 선생님과 상담 후 정해진 양을 줄이도록 한다.
고도비만 환자들은 처음부터 유산소운동으로 살을 빼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체중에 비해 근력이 약하므로 가벼운 근력 운동으로 무릎, 허리 등을 강화시켜야 한다.
○마른 비만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 비율 늘려야
최근엔 ‘마른 비만’ 환자가 늘고 있다. 마른 비만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할 때 운동량도 함께 감소하면서 열량이 지방으로 축적된 경우다.
마른 비만의 치료를 위해서는 지방만 빼는 것이 아니라 근육량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단순한 비만 환자보다 치료가 어렵다. 겉보기에는 말랐더라도 평소 몸이 무겁고 조금만 운동해도 숨이 차거나 변비, 생리불순에 시달린다. 마른 비만 역시 고혈압, 당뇨, 중풍 등 성인병 발생률이 높다.
마른 비만은 몸은 말랐지만 일반적인 비만인 사람과 증상이 유사하므로 체중 감량보다는 내장지방을 줄이기가 우선이다. 따라서 약물보다는 운동과 식습관 개선이 우선이다.
마른 비만의 식습관 개선을 위해서는 식사량만 줄이면 오히려 근육 손실이 많아지므로 주의한다. 적당한 양의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다. 개인의 활동량, 체력, 비만도에 따라서 개인마다 처방이 필요하나 매 끼니마다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도록 두부 80g, 살코기 40g을 꾸준히 준비하는 편이 좋다.
마른 비만은 근육이 적고 상대적으로 체지방이 많으므로 근육 강화 운동의 비율을 늘려야 한다. 처음부터 무리한 운동을 하면 쉽게 질릴 수 있으므로 운동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아령 운동, 고무줄 밴드를 이용한 스트레칭 등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근육형 비만, 뚱뚱해 보여도 문제는 적다
근육형 비만은 체중은 많이 나가는데 지방이 적고 근육이 많은 경우로 대사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굳이 치료를 요하지는 않는다. 체지방도 정상이고 건강위험도도 높지 않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본인이 체중 감량을 원하는 경우 전체적인 식사량을 줄이되 균형식을 통해 영양의 밸런스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형 비만의 경우 △지나친 지방 섭취를 피하고 담백한 음식 위주로 식사하고 △단 음식 섭취를 줄이고 채소 섭취를 늘리며 △섬유소가 많은 음식 위주로 선택하고 △살코기, 생선류, 두부 등을 통해 적절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근육형 비만은 운동을 이미 많이 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건강상으로 문제가 없는 경우는 현재의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한다.
(도움말=이상권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 김정환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은미 강북삼성병원 영양실장, 김현수 서울산업대 스포츠건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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