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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어머니를 잃고… 암 퇴치에 일생을 걸다
헬스경향이 암(癌) 역학·예방의학 분야의 권위자인 서울대 의대 유근영 교수와 함께 ‘암 정복의 희망’을 얘기합니다. 암은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공공의 적 1호’입니다. 한국인 사망원인 1위이며, 매년 10만명 이상의 암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의료 기술·의학 연구의 발전 및 국가적인 암 역학조사와 조기검진 사업, 그리고 개인의 예방 노력 등으로 암과의 전쟁에 새로운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이제 암에 걸렸더라도 살 수 있다는 희망 또한 커졌습니다. ‘암 박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유 교수는 이번주부터 매주 ‘암(癌) 그리고 나’ 칼럼을 통해 ‘암은 극복할 수 있고 예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할 것입니다.
의과대학 본과 2학년이던 1975년의 어느 날, 수업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왔는데 누님의 전화가 왔다. 어머니 친구 분으로부터 “너네 엄마가 요즘 하혈이 심하시단다.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폐경 무렵이라 별일 아니겠지?’라고 묻던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70년대만 해도 암에 대해 일반 국민들의 인식이 부족했다. 더욱이 우리나라 여성들은 부인과적 증상이나 질환에 대해 남에게 이야기하기 꺼리는 경향이 강했다. 당연히 진단이 늦어질 수밖에 없고,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하는 일이 빈발했다. 자식이 의대를 다니고 있는 경우라도 여느 부모와 크게 다를 게 없을 정도였다. 부랴부랴 어머니를 모시고 학교병원에 갔다. 진단 결과는 자궁암, 청천벽력이었다.
당시에는 서울대학교병원에도 변변한 암 치료기나 항암제가 별로 없었다. 진찰을 마친 산부인과 교수님도 원자력병원으로 가서 치료받기를 권유하였다. 그때로선 가장 좋은 코발트 암 치료기가 그 병원에만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방사선 치료 도중의 부작용이 매우 심하여 환자가 고통을 많이 받았다.
나의 어머니는 다행스럽게도 1단계 방사선 치료가 종료된 후 일시적이나마 완치가 된 것으로 진단이 나와 가족 모두가 크게 기뻐하였다. 우리 가족에게 그때보다 행복한 시간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러나 6개월 이후 암은 재발했고, 결국 진단 후 3년을 넘기지 못하고 54세의 한창 나이에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셨다. 1978년 4월의 일이다. 누워계시느라 사랑하는 막내의 대학 졸업식장에도 참석 못하고 병상에서 학사모를 쓰고 기뻐하시던 어머니….
2010년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자궁암 완치율(5년 생존율)은 80%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자궁암 진단을 받은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5년 이상 생존하여 완치된다는 통계수치를 볼 때마다 내 마음 속에는 어머니를 일찍 보내야만 했던 한스러움이 끝없이 밀려온다. ‘조금만 더 어머니 건강에 신경을 썼더라면…’ ‘지금이라면 완치를 시켜드릴 수 있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에 가슴이 미어지는 것을 느낀다.
필자는 32년 전 어머니를 암으로 잃었다. 당시 의대생이던 나는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에서도 암 환자에 대해 치료해 줄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현실에 좌절했다. 이런 슬픔을 계기로 ‘국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제1의 난적’ 암과 싸우는 일을 내 필생의 과업으로 삼게 되었다. 암을 사전에 미리 막는 일, 즉 ‘암 예방’에 내 일생을 걸었다.
암 예방의학자로서 20여년의 긴 시간을 연구에 매진했다. 힘들고 난관에 봉착할 때면 병상에서도 자식걱정을 하시던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리며 혼신의 힘을 다했다. 전에 국립암센터에서 원장으로 봉직하면서 암을 국가 단위에서 관리하고 예방하기 위해 노력했고, 암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일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의 실천과 조기검진을 권고하는 데 주력했다. 이제 남은 나의 시간은 온힘을 기울여 ‘암은 예방할 수 있으며 완치 가능한 질환’이라는 인식을 확대하는 데 쓰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암 정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기검진과 예방이 중요하다’는, 평범하지만 중요하기 그지없는 얘기다. 이는 암 예방과 치료의 금과옥조다. 국가와 의료진, 그리고 국민이 하나가 되어 암 예방 공동전선을 편다면 암의 퇴치는 분명히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젊은 여러분들은 이제부터라도 부모님 건강에 더 신경을 기울여 나와 같은 ‘후회막급 불효자’가 되지 않기를….
▲유근영 박사는 서울대의대에 25년간 재직하면서 암의 원인과 예방, 그리고 암의 관리에 대해 연구해 왔다. 국립암센터 원장으로 재직할 때는 우리나라 국가암관리사업과 암의 연구를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암예방기구(APOCP) 사무총장으로서 각국의 암 관리 정책을 지도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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