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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대장암

나도 아빠 나이되면‥항문으로 '00검사' 받아야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3. 10.

나도 아빠 나이되면‥항문으로 '00검사' 받아야

대장용종이란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조그만 혹같이 돌출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모양은 마치 피부에 생긴 사마귀 같으며, 크기는 보통 0.5~2cm 정도지만 더 크게 자라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대장용종의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는 만큼, 대장용종은 대장암의 씨앗이라 할 수 있다. 소화기 질환 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원장의 도움말로 대장용종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 대장내시경을 하고 있는 모습.

1. 대장용종은 왜 생기며,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대장용종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하여 발생한다. 이중 환경적인 위험인자는 서구식 식생활로 인한 지방질의 과도한 섭취, 섬유질 섭취의 부족, 운동 부족, 비만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우리나라의 식생활 및 생활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대장용종 및 대장암 발생 빈도가 급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0년 8,648명이었던 대장암 환자수는 2005년 1만5233명으로 5년 새 40% 넘게 증가했다. 발생건수로는 2000년 당시 위암, 폐암, 간암에 뒤져 4위였으나 2005년 2위로 올라섰다.

 

2. 대장용종이 대장암이 되는 것인가?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장암은 대장용종의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러 유전적 요인 및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정상 대장 점막에 변화가 생겨 대장용종이 생기고, 이 대장용종을 제거하지 않고 그냥 두면 계속적인 변화를 거쳐 용종에서 국소적으로 암세포가 생겨나는 것이다.

 

3. 대장용종이 암이 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대략적으로 대장용종을 그냥 두었을 경우 10년 후 대장암이 될 확률이 약 8%, 20년 후 대장암이 될 확률이 약 24% 정도로 본다. 한편, 선종에서 대장암으로 진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5~10년 정도다. 보통 용종의 크기가 클수록, 용종은 크기가 커질수록 암이 될 가능성이 높아져, 선종의 경우 그 크기가 1cm미만인 경우 암 발생률이 1% 이하이지만, 2cm 이상의 경우 35% 이상에서 암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현미경적 조직 소견상 융모형태의 세포가 많을수록, 세포의 분화가 나쁠수록 암으로 진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암 발생률도 높아진다.

 

4. 대장용종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어떤 검사를 해야 하는가?

대장용종을 발견하는 검사로는 대변 잠혈검사, S상결장경, 대장조영술, 대장내시경 등이 있다. 대변 잠혈검사는 용종에서 흘러나올 수 있는 피의 성분을 대변분석을 통해 발견하고자 하는 검사인데, 용종에서 피가 나오리라는 보장도 없고, 또 피가 났다고 하더라도 한 번의 대변검사로는 발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진다.

S상결장경은 대장의 일부분인 S상결장과 항문에서 30~40cm 정도까지의 직장을 관찰하는 검사법이다. 상당수의 대장질환이 S상결장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검사를 시행하지만, S상결장 이외의 대장에서도 병변이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검사법은 아니다.

대장조영술은 항문으로 조영제를 넣은 후 촬영을 통해 대장의 이상 여부를 관찰하는 검사로, 대장내시경보다 사전처치나 검사과정이 좀 더 간편할 수 있는 반면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한편, 대장내시경은 대장전체를 검사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방법이다.

 

5. 대장내시경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

대장내시경은 항문을 통해 내시경 장비를 삽입, 장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다. 약물 복용을 통해 장에 있는 대변을 모두 제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검사 장비를 장비를 항문으로 넣어야 한다는 거부감은 있지만 대장전체를 검사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협대역 영상 내시경(NBI)등과 같은 최신 내시경 장비를 이용하면 매우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협대역 영상 내시경은 가시광선을 투과하는 필터를 이용해 점막의 굴곡 등 표면 구조는 물론 표층의 모세혈관망 등 미세혈관도 손금 보듯 선명히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정상과 다른 병변 부위의 표면은 미세 혈관상에 뚜렷한 대조를 보이기 때문에 대장의 조기암 등 발견이 어려운 미세하고 불명확한 병변을 신속하게 조직학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6. 대장내시경을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이 많은데, 좀 더 편하게 받는 방법은 없나?

대장내시경의 경우 하루 전날 장 세척제를 먹고 밤새 화장실을 들락날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한 대장내시경은 항문을 통해 내시경이 삽입되기 때문에 공개된 장소에서 검사 받는 부담감도 크다. 요즘은 이런 불편함을 개선해 의료진 및 장비가 병실로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도 있다. 오전에 입원하면, 간호사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안심하고 위와 장을 비울 수 있고 영양수액도 제공된다. 장세척 과정이 끝나면 내과 전문의가 직접 병실로 찾아와 내시경 검사를 진행한다. 환자가 이동할 필요가 없어 편안할 뿐 아니라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최대한 존중되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시술이 끝나면 병실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검사결과 상담을 받고 오후에 바로 퇴원이 가능하다.

 

7. 대장용종은 어떻게 제거하나?

대장내시경을 통해 용종이 발견되면 내시경을 이용한 용종절제술을 그 자리에서 시행할 수 있다.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셈이다. 주로 대장에 삽입된 내시경을 통해 올가미나 겸자 등의 시술기구를 넣은 후 용종을 제거한다. 간혹 용종의 개수가 많거나 크기가 큰 경우 입원절차를 거친 후 제거하기도 한다. 한편 최근에는 내시경적 점막하 절제술(ESD)을 이용, 예전에 용종절제술로 제거할 수 없었던 종류의 용종이나 점막에 국한된 조기 대장암까지도 개복 없이 내시경을 이용해 제거할 수 있다. 병변의 아래 점막하층에 생리식염수를 주사해서 점막층과 점막하층 사이를 분리하고, 병변 주의를 360도 원 모양으로 도려내는 방법이다. 점막층과 점막하층을 완전히 분리해 전이를 차단함으로써 암세포의 잔존 및 국소 재발의 염려가 적다.

 

8. 대장내시경 검사는 언제 받는 것이 좋은가?

소화기내과 의사들은 40세 이상부터 5년 정도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정기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 대부분의 용종은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증상이 있든 없든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9. 용종이 암이 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없는가?

대부분의 단순 용종은 증상이 없다. 대장 내에 1~2cm정도로 존재하는 용종은 작은 사마귀 모양으로 점막에 붙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용종이 큰 경우에는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오거나 끈끈한 점액이 묻어나오는 경우가 있다. 또한 드물지만 용종이 매우 커져서 대장을 막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변비, 설사, 복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10. 용종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나?

가장 먼저 식생활을 개선한다. 우선 지방질이 많은 음식의 섭취는 제한하는 것이 좋다. 붉은 살코기를 많이 먹는 것도 피한다. 음식을 조리할 때에는 굽거나 튀기는 조리방법보다는 삶거나 찌는 것이 좋다. 반면 신선한 채소 등을 통해 섬유질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 특히 브로콜리, 양배추, 케일 등과 같은 십자화과 식물 및 카로틴이 많은 채소의 섭취가 대장암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정기적인 운동을 통한 정상 체중 유지도 중요하다. 한편, 아스피린의 복용과 칼슘의 섭취가 대장암 발병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게 복용해야 한다.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혹은 대장 선종 진단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하며, 고령일수록 대장용종이 발생할 확률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