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80%는 후성유전물질 탓
파리 회의에서 각국 대표 ”분석시약값 기준 1억3천만 달러 컨소시엄” 합의
”10년간 1000가지 후성유전지도 작성..암·줄기세포와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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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엔에이 염기서열이 같은 쌍둥이라도 생활환경의 영향을 받는 후성유전물질에 의해 다른 유전형질을 나타낼 수 있다. 출처: http://epigenome.eu/
“암은 흔히 유전병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요. 하지만 암의 80%가량이 유전자는 정상인데도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유전자를 조절하는 또 다른 물질의 영향 때문이죠.”(김영준 연세대 교수, 생화학·게놈연구소장)
최근 몇 년 새 생명과학 분야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혁신적인 일들 가운데 통상의 인식을 바꿀만한 것을 꼽자면 이른바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얻는 생명의 청사진이자 설계도인 디엔에이(DNA)와 유전자도, 어떤 환경에서 사느냐 무엇을 주로 먹느냐 어떤 생활습관을 지니느냐에 따라 발현의 양태가 달라진다는 게 이 분야 연구자들의 과학이다. 연구자들은 대체로 후성유전학을 “디엔에이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도 생기는 유전 가능한 유전체 기능의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 정도로 뜻풀이를 하고 있다. 김영준 교수는 “똑같은 디엔에이를 지닌 쌍둥이라도 사는 환경에 따라 다른 유전형질을 지닐 수 있으며, 디엔에이의 변화가 없더라도 부모 세대가 처음 획득한 유전형질이 자녀 세대로 유전될 수도 있다는 게 최근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말한다.
후성유전학은 2003~2004년 무렵에 독립된 생명과학의 한 분과로 떠오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지구촌의 연구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간게놈프로젝트에 견줄만한 인간 후성유전학 프로젝트다. 이미 지난달 말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을 중심으로 유럽 여러 나라들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나라의 대표들이 모여 ‘인간 후성유전물질(후성유전체·에피게놈, epigenome)의 지도 작성을 위한 연구컨소시엄’를 공식 출범시키기로 합의됐다. 1억3천만 달러(분석시약값 기준)의 연구 규모를 구성하려는 이 국제연구컨소시엄(IHEC)은 오는 4월 컨소시엄 정책문안을 최종 확정하고 6월께 공식 출범한다. 한국의 정식 회원국(이사국) 참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유전자를 조절하고 작동하는 후성유전물질
유전자 결정론의 믿음이 강한 사회에서는 이런 ‘색다른 유전학’ 자체가 생소하게 들릴 법하다. 하지만 미국 국립보건원은 물론이고 유럽 여러 나라의 연구기관들이 2000년대 중반 이후에 앞다퉈 이 분야의 연구를 개시하고 있으며 최대 규모의 국제 컨소시엄도 출범을 앞두고 있으니, 후성유전학 또는 후성유전체 따위 말들은 우리가 낯설어 하더라도 더욱 더 잦아질 게 분명해보인다. 전문용어는 아니지만. 기존의 유전학을 ‘디엔에이 유전학’이라 바꿔 부룰 수 있다면, 새로운 유전학은 (환경이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환경 유전학’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낯선 후성유전학의 뜻풀이를 몇몇 전문가들의 비유를 통해 들어보자 (출처: http://epigenome.eu).
디엔에이는 정보를 담은 테이프입니다. 플레이어가 없다면 그 테이프는 아무 쓸모가 없지요. 후성유전학은 그런 ‘테이프 플레이어’에 관해 연구하는 과학입니다. (브라이언 터너 교수, 영국 버밍험대학)
컴퓨터를 생각해보세요. 디엔에이가 하드디스크라면, 후성유전물질은 프로그램과 같다고 말할 수 있지요. 여러분은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을 돌려 하드디스크에 있는 어떤 정보들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영역은 비밀번호가 설정돼 보호되고 어떤 영역은 열려 있습니다. 후성유전학자들은 왜 어떤 영역에는 비밀번호가 걸려 있는지, 어떤 영역은 열려 있는지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외른 발테르 교수, 독일 자르란트대학)
여전히 알쏭달쏭한 비유이지만, 여기에서 후성유전학에 관한 몇 가지 개념을 간추릴 수 있다. 먼저, 디엔에이·유전자와 후성유전물질은 별개의 기능과 메커니즘으로 움직이는 물질이면서 어떤 식으로건 모두 다 유전형질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또한 어떤 유전형질을 발현할 때에, 디엔에이·유전자와 후성유전물질은 테이프와 플레이어의 관계처럼 서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점이다. 테이프 없이 플레이어를 작동하지 못하며, 하드디스크 없이 프로그램을 작동할 수 없다는 식이다.
그런데 디엔에이는 염기로 이뤄진 유전물질로 지목되는데, 후성유전물질의 실체는 대체 무엇일까?
후성유전물질은 ‘침묵의 수식어’
말뿌리로 풀자면 후성유전물질 ,즉 에피게놈(epigenome)은 본래 유전체(genome)의 ‘위쪽에, 덧붙어’(epi-) 있는 것이라는 뜻으로, 디엔에이·유전자의 유전체가 아니면서 유전형질의 발현에 관여하는 물질은 모두 후성유전물질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를 보면, 디엔에이 염기에 달라붙어 유전자의 작동 여부에 관여하는 ‘메틸기’라는 생화학 물질, 그리고 디엔에이 이중나선 가닥을 촘촘히 감아둔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태, 그리고 여러 복잡한 유전자 발현과정에 관여하는 마이크로 아르엔에이(RNA) 등이 대표적인 후성유전물질들로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후성유전학을 연구한다면 이는 메틸기나 히스톤 단백질, 마이크로 아르엔에이를 연구한다는 것과 비슷한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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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한겨레
그래픽/ 한겨레
후성유전물질은 ‘우리 몸의 수백 종류의 세포들에는 똑같은 디엔에이 정보가 들어 있는데도 왜 신경세포와 근육세포가 다른지’를 설명하는 단서가 된다. 사람의 유전자는 대략 2만가지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신경세포에서 작동하는 유전자들이 따로 있고, 근육세포에서만 작동하는 유전자들이 따로 있다. 그렇다고 신경세포 안의 디엔에이 정보와 근육세포 안의 디엔에이 정보 자체가 전혀 다른 것은 아니다. 정보는 있지만 작동방식은 다르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세포의 종류에 따라서 필요한 유전자들의 스위치는 켜두고, 불필요한 또는 작동해선 안 되는 유전자들의 스위치는 꺼두는 메커니즘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필요한 유전자는 말하게 하고 불필요한 유전자는 침묵하게 하는, 이런 메커니즘이 후성유전물질 때문이라고 이 분야 연구자들은 말하고 있다. 예컨대 생화학 물질인 메틸기가 유전자의 특정 염기서열에 달라붙느냐 아니냐에 따라 그 유전자의 작동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김영준 교수는 후성유전물질이 우리 몸 세포들에서 사용할 유전자와 사용하지 않을 유전자를 구분해주는 ‘표지’ 구실을 한다고 말한다. 그의 비유를 들어보자.
사람 유전체(게놈)를, 2만 가지 유전자의 정보를 담은 2만개의 서랍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닫힌 서랍에 든 유전자는 작동하지 못하겠죠. 열어둬야 할 서랍, 반쯤 열어둬야 할 서랍, 닫아둬야 할 서랍을 구분해주는 ‘이름표’가 바로 메틸기 같은 물질입니다. 서랍 안의 정보는 전혀 바꾸지 않아도 이름표만으로도 유전자 작동을 조절할 수 있게 되지요.
유전자와 유전체의 유전 정보는 종종 언어로 비유된다. 디엔에이 염기서열은 생명의 언어로 비유되고 염기서열 해독은 ‘디엔에이를 읽는다’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유전체는 생명 정보가 담긴 ‘책’이다. 또 어떤 기능을 지니는 유전자들은 특정 ‘의미’를 지니기에, 염기서열 문자를 다루는 ‘형태음소론’과 달리 ‘의미론’ 연구의 대상이 된다. 비슷하게, 후성유전학자들은 후성유전물질을 ‘수식어’에다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디엔에이와 유전자가 생명현상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지만, 디엔에이와 유전자의 발현 양태를 묘사하는 수식어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활발한’ 유전자와 ‘굼뜬’ 유전자, 또는 ‘잠자는’ 유전자가 있다면, ‘활발한’ ‘굼뜬’ ‘잠자는’이라는 수식어는 후성유전물질이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2000년대 중반 이래 급속한 등장
한 사람의 재능이나 질병 특성은 디엔에이 염기서열이 이미 결정한 대로 타고나는지, 또는 환경과 습관, 음식의 영향을 받아 유전형질이 바뀔 수도 있는지는 오래된 논쟁거리였다. 이런 논쟁은 ‘유전자 결정론’ 대 ‘환경 영향론’이라는 형식을 띠고 벌어지기도 했으나 충분한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 20세기 중반에 후성유전학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으나 분명한 학문 분과로 정립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였다.
김영준 교수는 “환경의 변화가 디엔에이에 메틸기라는 물질을 달라붙게 하는 과정을 거쳐 다음 세대에도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들이 실험을 통해 많이 증명된 2003, 2004년 무렵부터 후성유전학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일었다”며 “(게놈 연구의 발전으로) 디엔에이의 메틸기를 게놈 수준에서 연구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환경이 유전형질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 똑같은 디엔에이 염기서열을 지닌 쌍둥이가 다른 환경에서 살면서 서로 다른 유전형질을 나타낸다는 것은 이미 오래된 증거가 됐다. 후성유전학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실험실에서도 여러 사실들이 확인됐다. 유럽 후성유전학 연구기구인 ‘에피게놈 엔오이(Epigenome NOE)’의 웹사이트 자료를 보면, 여러 동물실험들은 환경과 음식이 다음 세대에도 영향을 끼치는 유전형질의 변화를 만들어냄을 보여주었다. 실험동물의 배아에서 특정 유전자의 염기서열에는 변화를 일으키지 않은 채 염기에다 메틸기만을 달라붙게 하자, 태어난 새끼들의 털 색깔이 달라진다는 게 확인됐다고 한다. 메틸기가 풍부한 영양보충제를 집중 섭취한 어미 실험쥐한테서 태어난 새끼쥐의 비만 등 건강상태는 그렇지 않은 어미 쥐한테서 태어난 새끼들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어린시절의 학대 경험이 뇌 세포의 후성유전물질에 이상을 일으켜 정신적 문제를 초래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암·줄기세포에서도 주목…”암 80%는 후성유전물질 탓”
후성유전학이 주목받는 이유는 생의학 연구 분야에서 큰 관심사인 암과 줄기세포 연구와도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암은 흔히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일어난다고 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들어 후성유전학계에서는 유전자 염기서열에는 아무 변화가 없는데도 후성유전물질에 이상이 생기면서 암이 발병할 수 있으며, 게다가 이런 발병 원인이 유전자 돌연변이보다 5배가량이나 많다는 연구보고들이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한다. 김영준 교수는 “이런 조사결과는 의학계에서 널리 확인되고 인정되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환경의 영향 탓으로 생기는 후성유전물질의 변화가 암을 일으킨다면, 메틸기 같은 후성유전물질을 조절해 유전자의 기능을 정상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암을 치유할 수 있다는 기대도 생겨날 수 있다.
줄기세포 연구도 후성유전학에 연계돼 있다. 원하는 세포로 분화시켜 망가진 세포를 대체한다는 세포치료술의 주역으로 떠오른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는 줄기세포를 원하는 말단세포로 적절히 분화시키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줄기세포가 말단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은, 바꿔 말하면 그 말단세포에 어울리는 유전자들의 스위치만을 켜고, 작동하지 말아야 할 유전자들은 침묵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즉, 메틸기 같은 후성유전물질이 유전자의 특정 염기에 달라붙어 작동 스위치를 켜거나 끄는 과정이 진행된다. 김영준 교수는 “후성유전물질의 메커니즘을 알면, 이론상으로 볼 때 성체줄기세포의 디엔에이에 붙은 메틸기 같은 후성유전물질을 조절해 배아줄기세포 같은 상태로 만들 수 있으며 또한 메틸기의 패턴을 비교 분석해 배아줄기세포가 원하는 말단세포로 정확히 분화했는지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연구프로젝트 6월 출범, 미국·유럽 중심
최근인 지난달 말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주요 국가 대표들이 모여 후성유전체를 연구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 인간 후성유전체 컨소시엄’(IHEC: International Human Epigenome Consorcium)을 결성하기로 공식 결정해, 인간게놈프로젝트에 이은 최대 규모의 생명과학 프로젝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4월께 컨소시엄의 최종 정책문서를 확정하며, 6월께 집행·과학 이사회를 구성해 정식 출범한다는 일정을 세워두고 있다. 이 컨소시엄의 정식이사국에는 미국과 유럽의 참여가 사실상 확정됐으며, 싱가포르·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는 참여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국과 일본의 참여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번에 출범하는 IHEC는 앞으로 10년 안에 위·간·뇌 등 우리 몸의 여러 부위 세포들이나 줄기세포의 특이성을 결정하는 후성유전물질 패턴을 1000가지의 지도로 작성해, 암이나 다른 질병을 연구하는 데 참조표준(reference)으로 사용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파리 회의에 참석했던 김 교수는 암 연구가 초점이 된 이유에 대해 “암이 후성유전적으로 발생하는 대표적 질병이고 연구결과가 인류복지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정해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서 비슷하게 나타나는 30억 염기쌍의 유전체 정보와 달리 후성유전체는 사람마다, 세포마다 모두 다르고 또한 갖가지 환경 요인들에 의해 달라지기 때문에 1000가지만의 후성유전물질 지도가 후성유전 연구에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지, 또 유전체 정보에 견줘 엄청나게 방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성유전체 데이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거기에서 유용한 결과들을 얼마나 얻어낼 수 있을지, 그런 데이터의 표준을 어떻게 정할지 등에 관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거대 규모의 국제연구컨소시엄으로 출범할 후성유전학의 연구성과들이 앞으로 ‘강한 유전자 결정론’에 쏠려 있는 일반의 전통적 인식을 얼마나 어떻게 바꾸어놓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 뉴스 속 한마디
Q. 사이언스 온: 후성유전물질 지도가 작성되면, 암 연구가 크게 진전하나요?
A. 허광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국제 연구프로젝트로 암과 관련된 후성유전물질의 지도가 작성된다면, 이는 바로 개인의 암 발생 빈도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게 된다. 다만 한 가지 조심할 것은 아직도 암의 발생 메커니즘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기에, 후성유전물질의 지도만으로 암의 발생 가능성 여부를 100% 확실히 예측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과학기술 중에서 후성유전체만큼 암의 발생 확률과 치료 방법의 선택에 참고가 될 만한 자료는 없다고 본다.”
Q. 사이언스 온: 후성유전체, 비유로 풀어주세요
A. 김영준 연세대 교수“사람 유전체를 2만 가지의 유전자 정보를 담은 2만개의 서랍들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닫힌 서랍에 든 유전자는 작동하지 못하겠죠. 열어 둬야 할 서랍, 반쯤 열어 둬야 할 서랍, 닫아 둬야 할 서랍을 구분하게 해 주는 ‘이름표’가 바로 메틸기 같은 물질입니다. 서랍 안의 유전 정보는 전혀 바꾸지 않아도 이름표만으로도 유전자 작동을 조절할 수 있게 되지요. 또는 유전 정보를 악보의 음표라고 보면 후성유전 물질은 음표의 연주를 빠르게 또는 느리게 연주하라고 표시하는 수식어라 할 수 있습니다. (무대와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연주법이라고 할 수 있지요.)”
A. 유럽 과학자들의 풀이 (출처: Epigenome NOE)♦ “디엔에이는 정보를 담은 테이프입니다. 플레이어가 없다면 그 테이프는 아무 쓸모가 없지요. 후성유전학은 그런 ‘테이프 플레이어’에 관해 연구하는 과학입니다.” ♦ “유전학과 후성유전학의 차이는 아마도 ‘책 쓰기’와 ‘책 읽기’의 차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책이 저술되면, 그 텍스트(유전자, 또는 디엔에이: 저장된 정보)는 독자들한테 배포된 책자들에서 모두 똑같겠지요. 하지만 책을 읽는 개개 독자들은 그 책을 펼치면서 갖가지 감성과 투사를 갖고서 책의 이야기를 다소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후성유전학 덕분에, 이미 고정된 틀(책 또는 유전자 코드)은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으며, 그래서 다른 독서 결과를 나타낼 수도 있겠지요.” ♦ “컴퓨터를 생각해보세요. 디엔에이가 하드디스크라면, 후성유전물질은 프로그램과 같다고 말할 수 있지요. 여러분은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을 돌려 하드디스크에 있는 어떤 정보들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영역은 비밀번호가 설정돼 보호되고 어떤 영역은 열려 있습니다. 후성유전학자들은 왜 어떤 영역에는 비밀번호가 걸려 있는지, 어떤 영역은 열려 있는지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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