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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유에 도움/암 대체,보완요법

보완대체의학의 허와 실 / 연구·이용 어디까지 왔나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2. 2.

보완대체의학의 허와 실 / 연구·이용 어디까지 왔나

‘현대+전통’ 통합의학, 美 의대 97%서 강좌

 

 
전세일 CHA의과학대학교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재활의학 전문의
 
우 리 주변에서 일반 병원에선 사용하지 않는 치료법을 이용해 건강을 되찾았다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치료법에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민간 요법도 있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치료 효과가 입증된 것도 있다. 서양 의료 기준에서 이런 치료법들을 보완 대체의학이라고 부른다. 국내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교적 활발히 연구되는 주요 요법을 중심으로 보완 대체의학의 허실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어디엔 뭐가 좋다던데….” 흔히 듣는 얘기다. 소위 보완대체의학으로 불리는 이런 치유법은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잘못 알고 쓰다 병을 더 키우기도 한다. 사진은 마사지를 받는 장면. [중앙포토]

‘환 자는 귀가 얇다’고들 한다. ‘살겠다’는 욕구, 장수에 대한 욕망 때문에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에 혹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어떤 난치병 환자는 일류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한 상태였는데 공기 맑은 산속에서 명상도 하고 기공운동도 했더니 병이 기적적으로 나았다는 경우가 있다. 또 다른 환자는 친구 얘기를 듣고 자기도 똑같이 낯선 풀뿌리와 가루약을 먹다가 부작용으로 죽을 뻔했단다.

질병이나 부상이 없이 사는 가상적 수명이 자연수명이다. 오늘날 인간의 자연수명은 120세가량 된다는 것이 많은 학자의 견해다. 서양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인간의 평균수명은 자연수명에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새삼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 보완의학, 대체의학이다.

보완대체의학(CAM: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이란 한마디로 ‘서양의학 외의 모든 전통의학과 민간요법, 그리고 이를 연구하는 학문’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비의료인이 보완대체의학이란 말을 써가며 부적절한 유사 의료행위를 한다든지, 일부 의사가 무분별하게 보완대체요법을 도입하는 바람에 보완대체의학이란 말 자체에도 거부감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인삼 등 건강보조식품을 비롯해 우리가 일상처럼 지나치는 것 중에도 보완대체의학에 속하는 것이 적지 않다.

우리의 전통의학인 한의학도 구미에서는 제도권 밖에 있기 때문에 보완대체의학으로 분류한다. 서양 의료계와 일반인이 보완대체의학에 커다란 관심을 갖게 된 것도 1970년대 초반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서방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면서 중국의 침술이 서방에 본격적으로 소개됐기 때문이다. 지금도 침술은 구미에서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보완대체의학 분야의 하나다.

“안전성과 효과, 근거 확보해야”
1992 년 미국 국립보건원 내에 대체의학국이 생겼다. 이는 후에 국립보완대체의학센터(NCCAM)로 승격됐다. 현대의학·전통의학·대체의학 모두를 한 데 아우르는 통합의학(또는 전일의학)이란 개념도 등장했다. 현재 미국 의과대학 125곳 중 97%에서 관련 강좌가 개설돼 있다. 하버드대 병원, 존스홉킨스 병원, MD앤더슨 암센터 등 특급 병원들에는 통합의학센터도 설치돼 있다. 우리나라도 41개 의대 중 30여 개 대학에서 보완대체의학에 관해 교육하고 있다.

이처럼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나 연구열이 높아진다고 해서 제도권 의료계가 이를 널리 받아들이고 인정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관찰과 연구의 길이 점진적으로 열리고 있다는 의미일 뿐이다. 보완대체의학으로 간주되는 많은 이론과 방법들 가운데는 그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것이 일부 있다. 그러나 아직은 많은 부분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미국의 NCCAM도 “철저히 과학적인 방법으로 보완대체요법을 연구해 이들의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자신들의 미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체계적 인 연구를 위해선 이용 현황에 관한 정확한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 NCCAM이 2007년에 18세 이상 성인 2만2292명과 17세 이하 아동·청소년 94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성인의 38.3%, 아동·청소년의 11.8%가 보완대체요법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조사 때는 성인의 36.0%가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었다. 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해본 보완대체요법은 오메가 3 지방산을 포함한 어유(魚油)나 인삼 등 건강보조식품류에서부터 심호흡법·명상·카이로프락틱·마사지·요가·동종요법 등이었다.

국내선 20여 가지 요법 연구 활발
오 늘날 전 세계에 보완대체요법이라고 소개된 것은 360여 가지에 이른다. 출처·역사·배경·용도·이론이 각각 다르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비슷한 것끼리 몇 개의 큰 덩어리로 분류해 연구하기도 한다. 먼저 비교적 체계적인 이론을 갖고 있는 각국의 전통의학이 있다. 우리나라의 한의학이나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이 대표적인 예다.

또 환자의 몸을 만지고 마사지해 주거나 자세 교정을 하는 등 손으로 치료하는 수기요법, 요가·기공·명상처럼 몸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을 통해 몸을 고치는 심신의학이 있다. 나뭇잎·열매·뿌리 등을 이용하는 생약요법도 동·서양에 수십 가지가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한약도 여기에 속한다. 그 외에도 특별한 음식이나 비타민·광물질을 치료에 응용하는 영양식이요법, 햇빛·물·흙·공기 등을 이용하는 자연의학, 전기·자기·압력·생기 등 에너지를 이용하는 에너지요법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비교적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것은 60여 가지이며, 우리나라에도 도입돼 비교적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게 20여 가지다. 양·한방 의사나 치과 의사 등이 직접 시술해야 하는 종류가 있는가 하면,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간호사·약사 등 의사 외의 면허와 자격증이 있는 의료전문가가 할 수 있는 요법이 있다. 또 요가나 기공·최면 등은 의료인은 아니더라도 해당 분야에 대한 충분한 훈련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적용해야 하는 요법들이다. 문제는 아직 해외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여서 일반 국민이 믿고 따를 만한 정보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그럴수록 지금까지 얼마나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됐는지, 어떤 부작용과 한계를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