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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국내외 암관련 시설

癌정복, 국경도 허물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1. 22.

癌정복, 국경도 허물다  

  

삼성서울ㆍ서울성모ㆍ연세등 암센터…美 암전문병원과 업무 협약 잇따라
"투자 늘려야 연구 성과 가속도"

 

 

"암 연구를 말할 때 `랩 투 베드사이드(Lab to bed-side)`는 매우 중요하다. 암 연구는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박은철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단장)

"향후 최대 과제는 암 연구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암이 다른 양상을 보이는 만큼 인종 간 암의 특성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정현철 연세암센터 원장)

"암 연구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임상시험 참여자도 많아졌다. 앞으로 한국 암 연구의 질적ㆍ양적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백순명 삼성암연구소 소장)

지난 수세기 동안 의학계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많은 질병의 메커니즘을 밝혀내며, 이른바 `병의 정복`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암(癌)은 가야 할 길이 멀다. 아직도 암의 발병원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 국가 주도 암 연구 성공요인은 `선택과 집중`

= 미국에서는 일찍부터 암 연구의 필요성에 눈을 떴다. 1971년 암 관리법을 제정했고, 수많은 돈을 연구비로 지원하며 암 정복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한국에서는 약 20년 전 암 연구가 본격화됐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국가 주도의 암 연구를 기본으로 한다. 정부에서는 국립암센터가 자체 연구와 외부공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마다 230억여 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그러나 여전히 연구를 위한 돈이 부족하다. 점차 지원이 확대되고 프로젝트 성공률이 높아졌을 때 한국이 세계에서 암 연구의 리딩그룹(Leading-Group)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 의과대 소속 암연구소 `각개전투`

= 국가에서 암 연구의 포괄적인 방향을 디자인하고 있을 때, 일각에서는 암 정복을 위한 각개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바로 암연구소다. 국가에서 암 정복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뚫고 있다면, 암연구소에서는 곁가지로 효율적인 국도를 만들어 간다고 보면 이해가 쉬워진다.

한국에서 암 연구만 전문으로 하는 암연구소는 5개가 있다. 대부분이 주요 의과대 소속으로, 병원 암센터와 연계돼 운영된다. 여기에 암 연구까지 진행하는 종합병원 산하 연구소들을 포함하면 한국의 암연구소는 50여 개로 추산된다.

대표적인 것이 암센터와의 공동 프로젝트 수행이다. 관련 기관의 병원 암센터와 연계해 환자에게 당장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장기적 프로젝트를 수립해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암센터는 환자 기록을 일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선행하게 된다. 암연구소는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연구에 들어간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새롭게 문을 연 삼성암연구소는 250억원을 투자해 최첨단 연구장비를 들여놨다. 이곳에서는 삼성암센터의 환자 기록을 바탕으로 암의 유형을 분석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제와 새로운 진단 기술법 등을 연구한다.

◆ 국가 간 경계 무의미…암연구 글로벌화

= 암 연구의 국가 간 경계도 사라지고 있다. 한국의 주요 암센터들이 잇따라 미국의 세계적인 암 전문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암센터는 최근 미국 MD앤더슨으로부터 MOU 제안을 받았으며, 실질적인 업무 협조를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심영목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장은 "한국 암센터들의 치료성과와 연구데이터는 서양에서도 충분히 그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지난해 10월 전후근 초대 암병원장이 몸담았던 미국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국의 특수한 암 환자의 유형을 밝히는 유전학적인 연구`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연세암센터는 MD앤더슨과 지속적인 학술심포지엄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방한했던 홍완기 MD앤더슨 암센터 종양내과 교수는 "훌륭한 인적 자원과 의료 시스템을 갖춘 양쪽 병원이 서로 배울 점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어 의미가 깊다"면서 "두 병원은 모두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기에 심포지엄 성과는 회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경진 MK헬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