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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췌장암

(스크랩)'췌장암'이 당신의 생명을 노린다(2)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12. 24.

'췌장암'이 당신의 생명을 노린다

 

2009 무한도전 특별기획 암, 잡을 수 있다!
Part5. 췌장암 특집

복통과 황달, 체중 감소는 위험 신호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증상은 통증이다. 약 90%에서 통증이 나타나지만 초기 증상이 복통이나 황달 정도로 모호해서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복통, 황달은 다른 췌장 질환에서도 볼 수 있는 증상이다. 여기에 별다른 이유 없이 몸무게가 준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췌장암 환자에게서 10% 이상의 체중 감소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통은 주로 명치끝에서 나타나지만, 좌우상하 복부 어디에서든 느낄 수 있다. 병원을 찾은 환자가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하다’, ‘소화가 잘 안 된다’, ‘변비가 심해졌다’ 같은 증상을 호소하면 보통은 신경성위염이나 과민성대장염을 의심하고 위나 대장에 내시경 검사를 할 때가 많다. 그래서 배연정 씨 사례에서 보듯 췌장암 확진에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췌장은 등 쪽에 가까이 있어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때는 이미 병이 진행되었을 확률이 높다. 암세포가 췌장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으로 퍼져 상복부나 등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황달은 복통과 더불어 췌장암 환자에게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다. 황달이 생기면 피부와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고, 진한 갈색이나 붉은색 소변을 보며, 피부 가려움증이 동반된다. 또 회색 변을 보기도 한다. 황달은 췌두부에 생긴 종양이 총담관에서 소장으로 이어지는 곳을 막아 담즙의 흐름에 장애를 일으킬 때 생기는데, 이는 혈액 내 빌리루빈 수치의 증가에 따른 것이다. 빌리루빈의 증가는 총담관 결석증이나 췌장암, 담관암 외에도 간염, 간경변증에서도 나타난다.

췌두부에 생기는 암의 약 80%가 황달 증상을 보이는데 반해, 몸통이나 꼬리에 종양이 생긴 경우에는 5~6% 정도만 황달이 나타난다. 보통 황달이 생기면 암세포가 췌장 전체에 퍼져 간이나 림프절로 전이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황달과 함께 열이 나기 시작하면 막힌 담도에 염증이 생겼다는 신호로 보면 된다. 이때 막힌 부분을 빨리 열어주지 않으면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막힌 담도를 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이 가장 많이 쓰인다.

체중 감소는 췌장액이 적게 분비되어 흡수장애를 일으키고, 음식을 잘 못 먹게 되면서 생긴다. 췌두부암 환자에게는 흡수장애가 체중 감소의 주원인이지만, 몸통과 꼬리 쪽에 암이 생긴 환자들은 음식물 섭취 저하가 체중 감소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복통, 황달, 체중 감소 같은 증상을 보인다고 해서 미리부터 겁낼 필요는 없다. 급성 췌장염이나 결석증일 수 있으니 꼼꼼한 검사를 거쳐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한다.

금연은 필수, 조기진단에 각별히 신경 써야

췌장은 복부 깊숙이 다른 장기들에 둘러싸여 있고, 초기 증상이 거의 없으며, 있다 하더라도 다른 소화기계에 장애가 있을 때 생기는 증상들과 뚜렷이 구분되지 않는다. 그래서 일찍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증상이 나타난 뒤에 췌장암 진단을 받으면 병이 꽤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췌장암은 증상이 위나 간의 질환과 비슷해서 이들과 구별하는 일도 중요하다.

현재 췌장암 진단을 위해 임상에서 쓰고 있는 검사로는 초음파 검사,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내시경적 역행성담췌관조영술(ERCP), 내시경적 초음파(EUS), 양성자방출단층촬영(PET), 혈청종양표지자, 복강경 검사 등이 있다. 췌장암은 일반 종합검진에서 시행하는 혈액검사로도 발견할 수 있지만 정확도는 50%에 지나지 않는다. 일단 췌장암이 의심되면 복부 초음파와 CT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두 검사 모두 2cm 크기까지 암세포 덩어리를 찾아낼 수 있다. 초음파 검사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CT 검사에 비해 영상이 정밀하지 않아 췌장암이 의심되면 두 가지 검사를 모두 받아야 한다. CT로 진단이 모호할 때는 MRI가 추가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MRI로 간 전이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다.

ERCP는 식도와 위를 지나 십이지장까지 내시경을 삽입해 담관과 췌관의 협착과 폐쇄 등을 눈으로 확인하는 검사법이다. 췌관의 영상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데 유용하고, 정확도 또한 높다. ERCP는 황달 치료를 위해 내시경적 담즙 배액술을 할 때 주로 이용되며, CT로 진단이 모호하거나 십이지장과 유두부의 관찰이 필요한 경우, 췌액을 채취할 필요가 있거나 췌관 내 생검과 세포진 검사가 필요할 때 선택적으로 시행된다. 췌장암을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은 췌장을 절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전체 췌장암 환자의 15%만 가능하며, 수술을 해도 환자의 75%는 재발한다. 다른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는 치료를 받더라도 6~8개월밖에 살지 못한다. 또 항암제를 이용한 치료가 가능하지만 반응률이 20% 미만이어서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수술로 췌장의 일부나 모두를 잘라내면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당뇨가 올 수 있다.

침묵의 살인자인 췌장암은 예방과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센터 선종진 교수는 “췌장암을 예방하려면 일단 담배를 끊어라”라고 조언한다. 또 만성적인 당뇨가 있거나 만성 췌장염을 앓고 있다면 이를 치료하는 데 힘써야 한다. “술도 줄여야 합니다. 술이 췌장암을 직접적으로 일으키는 위험인자는 아니지만 술을 지속적으로 마시면 췌장염이 재발해서 만성 췌장염을 앓을 수 있어요. 병원에서 보는 상당수의 환자가 술 때문에 만성 췌장염을 앓고 있거든요. 췌장염을 앓고 있다면 술을 끊고 절제된 생활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췌장암 발생의 평균 나이는 65세로 50세 이전에 췌장암에 걸릴 확률은 낮은 편이다. 50세 이전에 췌장암에 걸린 경우라면 가족력이 있을 가능성이 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술자리가 잦은 중년 남성이 과음 후 명치끝에서부터 등까지 뻗치는 심한 상복부 통증을 느낀다면 췌장암 검사를 반드시 받을 것을 권한다.


Tip 췌장이 하는 일은?

췌장의 기능은 크게 두 가지다.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췌액을 분비하는 ‘외분비’와 호르몬을 혈관 내로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이 있다. 췌장세포의 약 95%는 외분비와 관련되며, 주로 주췌관을 통해 소화와 관련된 췌액을 분비한다. 주췌관을 통해 분비된 췌액은 우리가 섭취한 영양분 중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의 소화를 돕기 위해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분비하는 총담관과 만나 소장으로 흘러들게 된다.

췌장에 이상이 생기면 소화효소 배출이 저하되어 우리가 먹은 음식물에 들어 있는 영양소를 흡수할 수 없게 된다. 자연스럽게 영양 상태가 나빠지고 체중이 줄게 된다. 췌장암의 90% 이상은 외분비 세포에서 생기는데, 특히 췌관에 자주 발생하므로 ‘췌관암’을 보통 췌장암이라고 부른다.

나머지 내분비와 관련된 세포들은 일명 랑게르한스섬으로 불린다. 천여 개의 세포가 모여 섬(島)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최초 발견자인 독일의 병리학자 랑게르한스에서 따왔다. 랑게르한스섬은 혈액을 통해 혈당조절에 중요한 인슐린과 글루카곤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고, 반대로 글루카곤은 혈당을 높이는 역할을 하므로 당뇨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이들 호르몬은 우리가 음식물을 통해 얻는 에너지를 소비하고 저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