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차세대 암백신 ‘항텔로머라제’ 눈앞에 보이네

차세대 암백신 ‘항텔로머라제’ 눈앞에 보이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이 생체시계 텔로미어를 발견한 엘리자베스 블랙번 등 3인의 과학자에게 돌아감에 따라 차세대 암백신 '항텔로머라제' 개발이 더욱 활기를 띄게 됐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대호 교수는 11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4∼5개의 항텔로머라제가 차세대 항암제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일부 제품의 경우 신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제 2상 임상시험을 끝내고 최적 용량을 결정하는 상업화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는 보고도 있다"고 전했다.

텔로머라제는 텔로미어의 작용에 관여하는 효소다. 세포 분화 과정에서 이 효소가 활성화되면 정상적인 분화가 이뤄지지 않고 분열만 거듭하는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따라서 항텔로머라제는 이 효소의 활성을 억제, 돌연변이로 무한 증식하는 암세포가 노화 및 사멸하게 유도하는 약물을 말한다.

현재 이 계통의 선두 주자는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카엘젬백스의 항텔로머라제 'GV-1001'이다. 이 약은 인체 내 면역세포(T세포)를 자극, 텔로머라제 효소를 발현시키는 암세포만 공격하게 만든 일종의 암백신이다. 카엘젬백스는 현재 영국 등 유럽 지역에서 GV-1001에 대한 대규모 제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주요 타깃은 췌장암과 간암, 비소세포폐암 등이다.

미국계 생명공학 회사 제론(Geron)도 텔로머라제 활성화 부위를 집중 공격하는 합성 핵산염 'GRN163L'과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항텔로머라제 백신 'GRNVAC1'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현재 다국적 제약사 머크와 공동으로 이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동물실험 및 임상시험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로슈사와 함께 텔로머라제 효소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발암 여부를 가리는 암 진단기도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 이탈리아의 코스모파마슈티컬스란 회사는 텔로머라제를 탐지하는 유전자를 삽입한 림프구 면역 백신(CB-10-01)을 개발, 주로 약효를 평가하는 2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백신은 암 환자 자신의 림프구 유전자에 텔로머라제를 적(항원)으로 인식, 공격하게 만든 게 특징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