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에 좋다는 헛개나무, 묘약인가 과장인가
기업들 건강기능식품 앞다퉈 출시
"간수치 좋아진다" 도대체 무슨 뜻?
전문가들 "과학적 증거부족" 지적도
"간수치 좋아진다" 도대체 무슨 뜻?
전문가들 "과학적 증거부족" 지적도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대세는 헛개나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만 해도 분말, 알약, 농축액, 유제품까지 수백 가지가 넘는다. 핵심은 "잦은 음주에 지친 간에 좋다"는 것인데, 과연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헛개나무는 주당들의 구세주인가 아니면 그냥 잠시 스쳐갈 헛바람일까.
◆'술이 물이 되게 하는 신비의 나무'
◆'술이 물이 되게 하는 신비의 나무'
일명 '지구자나무'로 불리는 헛개나무의 숙취해소 효과는 민간요법으로 오래전부터 인정돼 왔다고 한다. 그러다 대중에게 크게 알려지기 시작한 건 대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부터다. 업체들이 배포한 자료들을 보면, 헛개나무 열매는 숙취 등 해독작용에 좋고 특히 간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솔깃한 정보가 담겨 있다.
주장의 근거도 대체로 과학적인 모양새를 띄고 있다. 사람에게 투여한 임상시험 자료가 주요 근거자료인데 내용은 이렇다. 국내 대학병원에서 간기능이 손상된 사람 36명에게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을 12주간 먹여보니, 먹지 않은 사람에 비해 몇 가지 수치가 좋아졌다는 것이다.
간 염증 정도를 보는 GOT와 감마GTP가 복용 전 보다 다소 떨어졌다. 반면 GPT 수치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청은 2008년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을 단순 식품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승격시켰다. 공식 인정 항목은 "알코올성 손상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로 정해졌다.
◆간수치 감소가 간기능 개선일까?
간 건강에 걱정이 많은 직장인이 한 둘이 아닐 터인데 이런 홍보문구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홍삼이 아니라 헛개나무가 해답이다"고 외칠 만도 하지 않은가.
하지만 헛개나무가 주당들의 안식처가 될 길은 아직 다소 멀어 보인다. 우선 간 전문가들의 반응이 시원찮다. "과학적 증거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이유다.
이들의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선 관련 임상연구 결과를 유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이 간기능이 손상됐다고는 하나,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단 점을 들 수 있다. 이 정도의 사람들은 실제 1주일 정도 술을 안마시면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때문에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손상에서 회복으로'라는 의미의 '치료' 혹은 '개선'의 개념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장학철 교수도 연구결과를 해석하는 데 신중을 요구했다.
그는 "GOT 등 염증 수치가 비교대상(먹지 않은 그룹)에 비해 떨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그것과 간기능 개선과는 별개의 문제"고 말했다.
식약청이 기능성원료로 인정한 것도 치료효과를 인정했다는 뜻은 아니다. 그래서 헛개나무 추출물은 의약품이 아니라 여전히 '식품'일 뿐이다.
어쨌든 "수치가 줄었으니 조금이나마 좋아진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으나 이 역시 큰 의미가 없다. 알코올 간질환 전문의 전용준 원장(다사랑병원)은 "간기능은 손상된 간세포가 회복돼야 개선됐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 해당 수치의 변화는 임상적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의 조용균 교수는 더 회의적이다. 그는 "간수치는 술을 중단하면 곧바로 호전되기 때문에 헛개나무의 효과인지 아닌지 명확치 않다"며 "2∼3가지 수치가 떨어졌다고 간기능이 호전됐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먹어서 나쁠 건 없거나 되도록 먹지 말거나"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헛개나무의 효과에 큰 기대를 걸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는 어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실제 판매사들도 '간질환을 고쳐준다'고 단정 짓진 않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인가는 다른 문제다.
조용균 교수는 "간이 나쁜 환자 입장에선 낫느냐 아니냐의 문제지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애매한 표현은 무의미하다"며 "약품을 빙자하면서 공식적으론 식품이란 안전막에 숨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또 "간기능이 훼손된 사람이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의미 없는 곳에 경제적 낭비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헛개나무라는 '간에 어떻게 작용할지 확실히 모르는 것'에 환자의 건강을 건 모험을 하고 싶지 않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전용준 원장도 "헛개나무든 무엇이든 간에서 대사되는 것이므로, 간질환이 있는 사람은 무조건 간을 쉬게 하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보조제 정도의 개념으로 먹는다면 나쁠 것 없지 않나"는 질문에 조 교수는 "의사로서 권장하고 싶지 않다"고 했고, 전 원장도 "일종의 농축액일 바에야 결국은 약과 다르지 않다"라며 "장기간 일상 복용해서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 원장은 "필요할 때만 먹는 숙취해소제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란 대안을 제시했다. 헛개나무 열매에는 암페롭신과 호베니틴스란 물질이 있는데 이것이 알코올 분해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숙취가 생긴 오전, 술을 빨리 깨고 탈수를 막기 위한 수분 보충 정도의 의미로 보면 '맹물'보다는 낫지 않겠냐고 전 원장은 말했다.
[헛개나무(Hovenia dulcis Thunberg)는?]
주장의 근거도 대체로 과학적인 모양새를 띄고 있다. 사람에게 투여한 임상시험 자료가 주요 근거자료인데 내용은 이렇다. 국내 대학병원에서 간기능이 손상된 사람 36명에게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을 12주간 먹여보니, 먹지 않은 사람에 비해 몇 가지 수치가 좋아졌다는 것이다.
간 염증 정도를 보는 GOT와 감마GTP가 복용 전 보다 다소 떨어졌다. 반면 GPT 수치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청은 2008년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을 단순 식품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승격시켰다. 공식 인정 항목은 "알코올성 손상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로 정해졌다.
◆간수치 감소가 간기능 개선일까?
간 건강에 걱정이 많은 직장인이 한 둘이 아닐 터인데 이런 홍보문구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홍삼이 아니라 헛개나무가 해답이다"고 외칠 만도 하지 않은가.
하지만 헛개나무가 주당들의 안식처가 될 길은 아직 다소 멀어 보인다. 우선 간 전문가들의 반응이 시원찮다. "과학적 증거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이유다.
이들의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선 관련 임상연구 결과를 유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이 간기능이 손상됐다고는 하나,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단 점을 들 수 있다. 이 정도의 사람들은 실제 1주일 정도 술을 안마시면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때문에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손상에서 회복으로'라는 의미의 '치료' 혹은 '개선'의 개념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장학철 교수도 연구결과를 해석하는 데 신중을 요구했다.
그는 "GOT 등 염증 수치가 비교대상(먹지 않은 그룹)에 비해 떨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그것과 간기능 개선과는 별개의 문제"고 말했다.
식약청이 기능성원료로 인정한 것도 치료효과를 인정했다는 뜻은 아니다. 그래서 헛개나무 추출물은 의약품이 아니라 여전히 '식품'일 뿐이다.
어쨌든 "수치가 줄었으니 조금이나마 좋아진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으나 이 역시 큰 의미가 없다. 알코올 간질환 전문의 전용준 원장(다사랑병원)은 "간기능은 손상된 간세포가 회복돼야 개선됐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 해당 수치의 변화는 임상적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의 조용균 교수는 더 회의적이다. 그는 "간수치는 술을 중단하면 곧바로 호전되기 때문에 헛개나무의 효과인지 아닌지 명확치 않다"며 "2∼3가지 수치가 떨어졌다고 간기능이 호전됐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먹어서 나쁠 건 없거나 되도록 먹지 말거나"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헛개나무의 효과에 큰 기대를 걸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는 어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실제 판매사들도 '간질환을 고쳐준다'고 단정 짓진 않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인가는 다른 문제다.
조용균 교수는 "간이 나쁜 환자 입장에선 낫느냐 아니냐의 문제지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애매한 표현은 무의미하다"며 "약품을 빙자하면서 공식적으론 식품이란 안전막에 숨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또 "간기능이 훼손된 사람이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의미 없는 곳에 경제적 낭비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헛개나무라는 '간에 어떻게 작용할지 확실히 모르는 것'에 환자의 건강을 건 모험을 하고 싶지 않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전용준 원장도 "헛개나무든 무엇이든 간에서 대사되는 것이므로, 간질환이 있는 사람은 무조건 간을 쉬게 하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보조제 정도의 개념으로 먹는다면 나쁠 것 없지 않나"는 질문에 조 교수는 "의사로서 권장하고 싶지 않다"고 했고, 전 원장도 "일종의 농축액일 바에야 결국은 약과 다르지 않다"라며 "장기간 일상 복용해서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 원장은 "필요할 때만 먹는 숙취해소제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란 대안을 제시했다. 헛개나무 열매에는 암페롭신과 호베니틴스란 물질이 있는데 이것이 알코올 분해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숙취가 생긴 오전, 술을 빨리 깨고 탈수를 막기 위한 수분 보충 정도의 의미로 보면 '맹물'보다는 낫지 않겠냐고 전 원장은 말했다.
[헛개나무(Hovenia dulcis Thunberg)는?]
헛개나무는 갈매나무 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직경이 1m까지 자라는 거대한 나무다. 한국의 황해도, 경기, 강원 이남과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예로부터 동양의 식물도설에는 그 열매가 술독 해독, 정혈, 이뇨, 갈증해소, 해독작용을 한다고 전하고 있으며 간암, 간경화, 백혈병 등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기록도 있다. 나무의 열매나 잎, 줄기 등을 달여 먹는 식으로 사용돼 왔다.
2008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한 벤처기업이 제출한 헛개나무 열매 추출분말의 기능성원료 신청을 검토하고 이를 승인했다. 제출된 자료는 독성 등을 포함한 안전성 자료와 인체실험 결과 등이다. 식약청이 인정한 형태는 헛개나무 열매의 성분을 증기로 추출하여, 여과ㆍ농축한 후 덱스트린(부형제)을 첨가한 것이다.
식약청은 "간 손상 동물시험 모델과 인체 적용시험에서 간 대사 효소의 활성이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알코올성 손상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인정사유 및 내용을 밝히고 있다.
현재 시중에는 식약청이 기능성을 인정한 원료를 사용한 '건강기능식품'과 헛개나무 성분을 단지 '식품'의 한 종류로 첨가한 것 등 두 가지가 혼재돼 있다.
출처 : 생명과나무, 식품의약품안전청 홈페이지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2008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한 벤처기업이 제출한 헛개나무 열매 추출분말의 기능성원료 신청을 검토하고 이를 승인했다. 제출된 자료는 독성 등을 포함한 안전성 자료와 인체실험 결과 등이다. 식약청이 인정한 형태는 헛개나무 열매의 성분을 증기로 추출하여, 여과ㆍ농축한 후 덱스트린(부형제)을 첨가한 것이다.
식약청은 "간 손상 동물시험 모델과 인체 적용시험에서 간 대사 효소의 활성이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알코올성 손상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인정사유 및 내용을 밝히고 있다.
현재 시중에는 식약청이 기능성을 인정한 원료를 사용한 '건강기능식품'과 헛개나무 성분을 단지 '식품'의 한 종류로 첨가한 것 등 두 가지가 혼재돼 있다.
출처 : 생명과나무, 식품의약품안전청 홈페이지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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