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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대장암

[스크랩]개복않고 암덩어리만 제거…조기대장암 특수내시경(ESD) 주목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9. 16.

개복않고 암덩어리만 제거…조기대장암 특수내시경(ESD) 주목
ㆍ크기나 위치 상관없어…3~4일이면 퇴원



40대 중반에 접어든 중견간부 ㄱ씨. 최근에 대장암과 관련한 얘기를 자주 접하면서 “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서울의 한 대장항문 전문병원에서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은 결과 조기대장암 진단이 나왔다. 그 말에 부인과 애들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가면서 수술의 두려움과 함께 요즘 같은 불경기 때 직장에서 상당기간 휴가를 내는 걱정도 앞섰지만 “이제 조기대장암은 복잡한 개복수술이 아닌 특수내시경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말에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게 됐다.

새로운 치료법은

조기대장암은 암세포가 임파선까지 전이되지 않고 대장 벽을 구성하는 여러 층 중 일부인 점막이나 점막하층까지만 침범된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조기대장암을 수술없이 특수내시경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내시경점막하박리법(ESD)이라고 하는데, 가장 큰 장점은 조기대장암의 크기나 위치에 상관없이 절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내시경 시술로는 항문직장에서 가까운 암 덩어리나 한정된 종류의 용종만을 제거할 수 있었다. 외과적 수술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마취 공포에서 해방되고, 수술 후 몸에 흉터가 남지 않는 것과, 3~4일 정도의 단기간 입원으로 시간과 비용이 훨씬 절약된다. 또한 ESD는 대장을 잘라내지 않고 대장 기능을 보존해 배변기능 변화나 장애가 없어 퇴원 후 바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는 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어떻게 치료하나

기존 대장내시경검사에서 조기대장암 확률이 높은 2㎝ 이상 용종이나 제거하기 힘든 위치에 생긴 용종 등은 장을 절제하는 외과수술이 불가피했다. 그 이유는 올가미로 잡아 올릴 때 용종 중심 부위 아래 장막층이 함께 죄어져 올라오면서 대장막이 내시경에 의해 찢어져 구멍이 나는 ‘대장천공(穿孔)’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용종 모양이 넓게 퍼져 올가미가 올바르게 죄어졌는지 보기가 힘들고 조각조각 찢어서 절개할 경우 암세포가 제거되지 않고 남아 있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ESD는 점막 밑에 약물을 주입하여 점막과 근육층이 충분히 분리될 수 있도록 점막하층을 부풀린 후 내시경을 통해 삽입할 수 있는 메스로 병변 주변의 점막을 박리하여 암을 근육에서 절제함으로써 외과적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근육에 붙어 있는 정도가 깊거나 주위 림프절로 전이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땐 복강경수술을 시행한다.

대항병원 대장암센터 육의곤 박사는 “ESD는 상당기간 숙련도가 치료성과의 가장 중요한 열쇠”라면서 “암 덩어리를 박리할 때 근육층까지 손상을 입혔을 경우는 큰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시술은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적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선 대항병원 대장암센터가 지금까지 약 300건 이상 시술 결과를 보였다.

조기대장암 예방은

육체적 활동이 부족하면 장 운동력이 떨어지므로 적당한 운동과 함께 동물성지방과 당분섭취를 삼가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조기대장암 예방의 최선책은 정기적인 대장내시경검사로 의사가 직접 들여다보면서 검사 도중 발견된 용종을 바로 절제하는 것이다. 절제된 용종은 조직검사를 통해 조기대장암 진단 여부도 가능하다. 40대 이상의 경우 남녀 구분 없이 최소한 3~5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30대부터 검진받길 권한다.

<이준규기자 jk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