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홍 “이봐! 복부에 왜 혈관이 보이지?” 2005년 1월 중순경에 옷 갈아입던 남편이 이상하다며 보여준 복부에는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혈관이 여기저기에 보였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간경변일 경우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되어있더군요. 동네 종합병원에 진료예약을 하고 검사하고 기다리는 동안 불길함이, 설날을 며칠 앞두고 결과를 보던 날 현실로 제 앞에 우뚝 서 있었습니다. 입원해있는 일주일동안 색전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얼굴이 너무도 수척해 보였지만 내색 없이 웃어 보이더군요. 시간이 나면 휴양림도 가고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도 나가고, 되도록이면 마음의 여유를 갖기 위해 애를 쓰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3월, 5월에 검사를 했고 별다른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더 열심히 잘해보자고 다짐을 했는데 7월 검사결과에서 여러 군데 퍼져있는 것 중 하나가 자랐다며 8월에 색전술을 하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조용히, 살얼음판을 걷듯이. 그리고 12월, 2006년 3월. 수치가 오르락내리락하며 큰 변화없이 지내던 중 간이식을 한 친척어른과 통화를 하고 그 방법도 생각해보게 되어 아산병원에 진료를 받았는데 가능은 하지만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기형이라 전간이식이 더 나을듯하다는 말을 듣고 쉽지 않은 국내현실에 형식적인 등록만하고 병원을 나왔습니다. 아직은 간기능이 나쁘지 않다는 말에 힘을 얻으며… 그러던 중 언듯언듯 얼굴에 노란빛이 더해진다는 생각이 들어 검사를 해보니 황달수치가 좀 더 올라가(2.6) 걱정을 하니 일시적으로 그럴 수 있다고 해 음식조심을 더하며 다음 검사일을 기다렸습니다. 6월에 다시 찾은 병원! 그렇게 일 년 8개월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요즈음에는 동네에 있는 산에 주말이면 갑니다. 산이라고 해봐야 낮아서 산책정도 수준밖에 안되지만 처음에는 그것조차 힘들어하던 남편이었습니다. 워낙 등산을 싫어해 산으로 이끄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지금은 남편이 먼저 가자고 나섭니다. 남들은 단숨에 오르는 산이지만 우리는 몇 차례를 쉬어가면서 오릅니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는 상쾌한 기분이 든다며, “다음엔 어느 산에 갈까” 하고 호기를 부린답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순항하는 배로 옮겨 탈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며 이글을 마칩니다. |
월간암 2006년 11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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