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인구 10만명당 46.8명 발생 자가진단 어렵고 재발 빈번 하지만 그때뿐이다.
남의 일로 치부하고 금세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바로 이런 느긋한 인식이 암의 조기 발견을 막는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5대 암 중 여성 암인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의 경우도 의학기술의 발전에 비해 예방 노력과 정기 검진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유방암학회가 최근 발표한 ‘유방암 백서’에 따르면, 2006년 신규 유방암 환자는 여성 인구 10만명당 46.8명이었다.
이는 10년 전인 1996년보다 무려 3배나 증가한 수치로, 매년 10%씩 유방암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유방암은 10년 전과 비교해 사망률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자궁경부암은 유방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여성 암이다.
여성 인구 10만명당 17명꼴로 발병하고, 이 중 3분의 1은 사망하고 있다.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의 발병률을 합산하면 여성이 걸리는 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처럼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 여성의 건강과 생명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발병 양상을 놓고 살펴보면 암 수검률이 높고 질병에 대한 인식이 높은 선진국에 비해 불량한 측면이 많이 발견된다는 데 있다.
국내 평균 폐경연령대를 50대로 볼 때 40대 이하의 폐경 전 유방암 환자가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인 56.6%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 서부 유럽 등 선진국에선 70대까지의 유방암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정반대 양상이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빈곤 국가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암이라 후진국형 암으로 분류되는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발병률이 가장 높다.
선진국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10명 안쪽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보다 두 배 가까이 발병률이 높은 셈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원인은 복합적이고 아직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보다 더 철저한 예방과 조기검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한국유방암학회 정책위원회의 박찬흔 한림대의대 강동성심병원 교수는 “한국의 40대 이하 유방암 환자의 비중이 높은 것은 국내 여성들이 젊은 연령대부터 예방과 조기검진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자궁경부암 역시 미흡한 검진율이 발병률을 높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최근 국립암센터에서 조사한 국내 자궁경부암 수검률은 57%로 과거보다 높아졌지만, 미국의 77%보다는 20%포인트나 낮았다.
미혼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자궁경부암이 성적으로 문란한 여성만 걸릴 것이란 편견이 아직도 검진 문턱을 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방암 자가진단 어려워, 정기 검진 필요 유방암은 진단이 어려운 편이다.
자가진단법이 나와 있지만 참고사항에 불과하다.
멍울이 만져지는 것만으론 암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심지어 정기 검진 때는 아무 이상이 없다가 그 후에 발병해 급속히 진행하는 ‘간격암’도 있다.
그렇다 해도 유일한 대안은 정기검진이다.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할 경우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30%가량 줄어든다는 통계가 있다.
유방암은 한 번 치료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유방암의 재발률은 20~30%다.
재발 환자 중 70.9%가 수술 후 3년 내, 92%가 5년 내 재발한다고 유방암학회는 지적하고 있다.
유방암이 재발하면 고통스런 치료 과정을 되풀이해야 한다.
유방암 환자 83%가 이로 인한 두려움으로 우울증을 경험했다는 통계도 있다.
주기적으로 의사의 추적 검사를 받고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박찬흔 교수는 “유방암은 재발 때도 초기 발견이 중요하다”며 “특히 수술 전 병기가 높았거나 치밀유방, 젊은 연령일수록 철저한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보조항암화학요법과 보조항호르몬치료를 병행하면 재발률은 절반, 재발로 인한 사망률은 3분의 1가량 감소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정기검진 자궁경부암은 암 중에선 유일하게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현재 시중에 나온 백신은 지난해 출시된 가다실과 최근 등장한 서바릭스 2종이다.
백신이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까닭에 입증된 면역 지속기간은 각각 5년, 6.4년에 불과하지만 제약사 측은 그보다 훨씬 길게 효과가 유지돼 추가 접종이 필요치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허가한 접종 연령대는 가다실이 9~26세, 서바릭스가 10~25세다.
30, 40대도 제품설명서에 기재된 사용상 주의사항을 근거로 임상 의사의 재량에 따라 접종 가능하다.
실제 일부 국가는 두 백신의 접종 연령을 45세까지 인정하고 있다.
이들 백신은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접종 비용이 비싼 것이 흠이다.
이달 출시된 서바릭스는 1회 약 15만원, 가다실은 약 25만원으로, 총 3차례의 접종을 받는 데 45만~75만원의 비용이 든다.
서바릭스보다 비싼 가다실은 조만간 비슷한 수준으로 약가가 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정기검진을 걸러도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성균관의대 산부인과의 김병기 교수는 “현재까지 나온 2개의 백신은 전체 자궁경부암 원인 중 약 70%를 막아주는 것이므로 모든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것은 아니다.
정기적인 선별검사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으로 예방 가능 정기적 선별검사 병행 해야
배우 장진영 씨의 위암 투병 소식 등 유명 인사가 암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들려올 때면 암의 무서움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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