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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대장암

'아바스틴' 초기 대장암 임상 실패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7. 4.

'아바스틴' 초기 대장암 임상 실패

화학요법에 추가해도 암 재발위험 여전

 

종양 혈관형성 억제제로 전이성 대장암의 치료에 쓰이는 '아바스틴'(Avastin, bevacizumab)을 초기 대장암 환자들에게 투여한 임상시험이 실패로 돌아갔다.

 

스위스 로슈는 22일 대장암 환자들에게 수술 직후 보조요법으로 화학요법제에 아바스틴을 추가해 화학요법제 단독치료와 비교한 첫 3상 임상(C-08)에서 아바스틴을 추가해도 암 재발위험이 감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지넨텍이 개발해 로슈가 미국 이외의 세계시장에 시판 중인 아바스틴은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를 억제하는 재조합 인간형 단클론성 항체의약품으로, 종양에 젖줄이 되는 혈관의 형성을 억제해 종양의 성장과 전이를 저지한다.

 

C-08은 이러한 항혈관형성제를 초기 암환자들에게 시험한 첫 임상이라 그 결과가 상당히 고대됐었다. 그러나 항혈관형성제는 항암 화학요법제와 시너지 효과에 의존하더라도 종양 덩어리가 큰 환자들에서 보다 효과적이며 종양이 작은 경우에는 이러한 유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들이 많았다. 현재 아바스틴은 전이성 대장암의 1차 치료에 XELOX(카페시타빈/옥살리플라틴 병용) 화학요법과 병용하여 쓰이고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후원 하에 실시된 C-08 임상은 대장암 2∼3기 종양을 절제받은 환자 2700여명을 아바스틴과 FOLFOX(옥살리플라틴/5-플루오로우라실/류코보린 병용) 화학요법을 6개월 동안 병용한 다음 추가로 6개월 간 아바스틴만으로 치료받는 그룹 또는 화학요법만으로 6개월 동안 치료받는 그룹에 무작위 배치해 3년간 무병 생존율을 비교했다.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는 내달 29일 플로리다주에서 개막되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업계 분석가들은 C-08 임상이 성공하였다면 아바스틴의 연 매출액은 2배 이상 뛰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와 관련, 로슈가 C-08 임상 결과가 나오기 전에 지넨텍 지분을 인수하려고 인수가를 너무 높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넨텍은 이 임상의 결과가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보고 로슈의 인수 제의를 8개월에 걸쳐 거절해 오다 마침내 지난달 12일 주당 95달러, 총 468억 달러 인수안을 수용했다.

 

이번 임상 실패에도 불구하고 로슈는 자사 후원 하에 실시되고 있는 다국가 3상 임상인 AVANT에 기대를 걸고 있다. AVANT는 2∼3기 대장암 환자들을 참여시켜 아바스틴을 FOLFOX 또는 XELOX 화학요법과 병용하는 2개 그룹, 혹은 FOLFOX 단독치료 그룹에 무작위 배치해 비교하는 임상으로, 내년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타임즈 이근산 기자/기사 입력: 2009년 4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