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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췌장암

[스크랩]암세포와의 싸움은 기싸움입니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5. 13.

저는 평범한 투병환자에 불과하지만, 투병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과 새로 췌장암 진단을 받은 환우분들께 용기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저의 투병기를 정리해 봅니다. 췌장암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힘들게 투병하다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짐을 볼 때 계속해서 안타까움이 들 뿐이라는 이유입니다.

 

저는 이제 췌장암이란 병이 두렵지 않습니다. 췌장암이 가장 무서운 암이라고들 하지만, 암 자체가 별반 중병이 아니란 걸 알기 때문입니다. 현대의학으로 발견이 어렵고, 발견하면 대부분 때가 늦으며, 수술의 고난도성 때문에 가장 중요한 장기들의 절제 또는 적출을 해야 하므로 가장 예후가 안 좋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이 것 또한 현대의학의 입장에서 본 췌장암의 특성일 뿐입니다.


저는 2006년 1월 11일 췌장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동네에 있는 소규모 대학병원에서입니다. 그러나 큰 병원에 가는 게 좋겠다는 주위의 권유로 서울대 병원에서 2006년 2월 8일 대규모 절제와 적출이 감행된 수술을 하였습니다. 체중은 애초 73kg에서 수술후 퇴원시에는 55kg까지 빠졌으며, 방사선을 마치고나니 50kg까지 빠졌습니다. (지금은 약 60kg정도까지 회복된 상태입니다.)


3개월밖에 살기 어렵다는 여명선고에 따라 의사의 프로그램에 의하여 치료를 따라 하기로 할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항암하면 6개월은 살 수 있다는 진단이 내려졌던 것입니다.


병원 프로그램에 의하여 방사선은 30회를 모두 채웠습니다. 그러나 제게는 남들은 잘도 견디는데, 방사선 부작용을 유달리 심하게 겪어야 했습니다. 아마 체질적인 이유인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방사선 첫3회, 끝3회시 병행한 항암제 5FU의 30분 정맥주사는 첫회부터 몹시 심한 부작용에 떨어야 했습니다. 흔히 겪는 부작용은 차치하고, 가만있지 못하고 안절부절 초조해 하는 심리, 옆에 있는 사람을 마구 패 죽이고 싶은 충동, 2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하고 싶은 충동,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본격 설계한 6개월의 항암은 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아내에게 호소하다시피 설득하여 죽으면 죽었지 항암은 못하겠다며 버텼습니다. 아내는 당신 혼자 죽든지 살든지 맘대로 하고 애들은 내가 키울테니 이혼서류에 도장찍어주고 당신 맘대로 하라며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물론 아내는 사랑하는 남편을 살려보겠다는 진심이 배어 있음을 저는 잘 압니다.


그러나 아내는 근 2주일동안 설득한 저의 말에 따라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고마운 나의 아내입니다.


저는 미친 듯이 암에 대한 공부를 하였습니다. 췌장암은 1기를 벗어나면 병기수가 의미가 없으며, 수술, 방사선, 항암 모두가 단순한 생명연장의 차원일 뿐이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또한 5년 생존율 역시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8.4%, 미국은 4% 미만(비공식 자료), 일본은 2% 미만(비공식 자료)이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아산병원의 세계적으로 저명한 담췌계열의 한 의사님은 췌장암 환자의 90% 이상이 6개월 이내에 사망한다고 인터뷰한 기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통계는 현대의학의 수술, 방사선, 항암을 모두 거친 환자의 통계라는 사실에 비로소 안도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통계가 적중하고 있는 병원에서 통계와 싸우면서 투병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 투병이 암과의 싸움이 아니라 통계와의 싸움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제가 역발상하게 된 주 계기가 되었으며, 이는 저의 투병 경로의 결정 및 현재의 제가 있게 한 가장 큰 선택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5FU의 MST(중앙생존기간)의 11개월을 이미 돌파하였고, 젬자의 18개월 또한 이미 넘어섰습니다. 말하자면 현대의학의 통계수치와의 경쟁은 이미 지났습니다. 다른 환우를 통해 제 경우를 알게 된 어느 대체의학 의사분은 아니 내가 췌장암 3기 환자를 고쳐본 일이 없는데 누구냐 하며 놀라고 있습니다.


저는 가장 평이하고 많이 알려져 있으며, 그 효능에 대해 현대의사들이 별다른 이견을 내지 않는 것과 성분과 효능을 현대과학이 입증한 것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야채스프+현미차 요법, 홍삼엑기스, 솔잎엑기스, 두충엑기스, 당귀엑기스, 도라지 엑기스, 셀레늄, 청국장, 오메가3, 아미노산, 클로렐라, 스피루리나, 레시틴, 감마리놀렌산, 췌장효소(췌장암 환자에게는 대체재가 아닌 필수재), 다량의 비타민C, 소용량의 비타민E 등을 복용하였습니다. 겨우살이, 민들레, 커피관장기, 포포 등도 구입하였지만 이는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산책과 운동, 약 3개월간의 찜질방에서의 반신욕, 자기전의 족욕, 산에서 미친 듯이 웃음요법 하기, 차안에서도 미친 듯이 웃기, 항상 노래 부르기,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기, 생활에서 이완요법을 습관화하기, 호흡을 하단전으로 낮추는 하심하기, 늦둥이 딸래미와 눈높이 맞춰 놀기, 아이들과 얘기 많이 하기, 사람들과 잘 어울리기, 시간나면 여행가기, 내일 죽어도 좋다는 죽음에 두려움 갖지 않기 등을 실행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006년 12월까지는 매월 피검사와 3개월마다 CT촬영, 그리고 그 이후로는 3개월마다 피검사, 6개월마다 CT촬영으로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2007년 5월, 피검사와 CT촬영 결과 남아있던 종양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말과, 종양표지자 수치(CA19-9)가 7개월 연속 7~9 사이를 넘어서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아마도 곽동호님은 임상적으로 완치됐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2007년 8월은 예정된 피검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일정이 바빠 날짜를 놓친 것입니다.


그러나 또 한 번 역발상의 객기가 발동하였습니다. 검사해봤자 계속해서 좋습니다. 또는 재발했습니다. 둘 중의 하나의 말을 들을 게 뻔한데, 재발을 예방할 방법이 제게도 없고 의사에게도 없는 이상, 더 이상 고생해서 검사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내에게 호된 질책을 받아야 했고, 2007년 5월 이후로 검사를 한번도 하지 않은 저에게 아내는 걱정 어린 투로 제발 검사 좀 하라는 애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검사할 생각이 없습니다.


췌장암의 예후는 가장 좋지 않으며, 생존률 역시 최하입니다. 지난 5년간 직전 5년에 비해 5년 생존율이 모든 암종에서 증가하였지만 유일하게 췌장암은 8.4%에서 7.6%로 감소하였습니다. 이런 통계는 모두 현대의학을 프로그램대로 따라한 환자들의 경우를 말합니다. 


저는 감히 여러분께 권합니다. 통계와 싸우려 하지 마시기를 감히 권합니다. 통계와 싸우려 하면 이길 재간이 없습니다. 그런 통계가 적중하고 있는 의사의 홈그라운드에서 과감히 나오십시오. 통계가 적용되지 않는 편안한 곳에서 편안하게 투병하십시오. 암과 싸우려 하지 말고 함께 살면서 서서히 토양을 바꿔나가십시오. 암세포는 참으로 영리합니다. 한방에 때려죽이려 하면 절대 죽지 않고, 같이 살자고 하면 유난히 부담스러워합니다.         


암세포와의 싸움은 기싸움입니다. 힘으로 싸우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암세포가 내몸에 있는 들 불편한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췌장암환자가 의사로부터 선고받는 3개월, 6개월, 1년이 결코 짧지 않습니다. 그러나 항암도 해보고 대체요법도 해보고 하기에는 좀 짧은 것 같습니다. 약간의 시행착오만이 허용되는 기간이라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저의 경우는 방사선만이 시행착오였습니다.


암이란 병은 걸리기보다 낫기가 훨씬 쉬운 병입니다. 암 걸리는 데에는 최소 5년에서 최대 25년으로 추정합니다. 그러나 낫는 데에는 불과 몇 개월에서 1년이내에 결판나는 병입니다.

 

발암기전을 아직 시원하게 밝히지는 못했지만 암세포에게 기죽어 있는 T세포만 깨우십시오. 옆에서 자고 있는 NK세포가 달려들어 암세포를 박살내는 치료기전입니다. 즉, 이 기전에만 다가가면 암세포와의 세력 판도는 순식간에 역전된다는 얘기가 됩니다. 치료의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다만, 그 답에 이르는 길을 아직 찾기가 어려울 뿐입니다. 체질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맞는 대체재부터 시작하시기를 권합니다. 다만, 저의 경우 먹어서 속이 불편하다든지 설사를 한다든지 하면 제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 제 나름대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2008년 4월 2일

나야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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