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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갑상선암

[스크랩] 갑상선암, 갑상선암 치료 기다려도 되나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4. 21.

"수술 뒤 방사성 요오드 치료, 너무 서두를 필요 없다"

대부분 남아 있는 조직 제거 위해 이용

어느 정도 몸 회복된 후 받는 게 좋아


갑상선암이 최근 몇 년 새 급증하면서 갑상선암 환자들은 수술과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기 위해 길게는 1년 안팎까지 기다려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 됐다.

현재 갑상선암 수술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수술을 받기까지 평균 4~7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또 수술 뒤에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으려면 평균 4개월~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암이 재발하거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 한 번으로 암 세포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사람은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여러 차례 더 받아야 하므로 치료 기간은 훨씬 길어진다. 갑상선암으로 진단 받은 뒤 수술부터 방사성 요오드 치료까지 1년 이상 기다려도 괜찮은 것일까?



갑상선암 환자 이미영(33·가명)씨는 "의사들은 몇 달 정도 기다리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몸에 암세포가 자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몇 달씩 기다려야 하는 환자들에게 하루하루는 지옥"이라고 말했다.

의사들은 갑상선암은 진행이 느린 온순한 암이므로 다른 암처럼 수술을 급히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삼성서울병원 외과 김지수 교수는 "위암은 초기 위암에서 한 달 만에 진행성 위암으로 바뀌기도 하지만, 갑상선암은 6개월 정도의 기간에 암이 커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수술 뒤 방사성 요오드 치료병실 부족으로 지연될 수밖에 없는 요오드 치료도 걱정이다. 요오드 치료를 받으면 한 번의 치료만으로 재발 위험성을 30% 정도나 줄인다고 하는데, 요오드 치료를 너무 늦게 받으면 치료를 기다리는 동안 암이 재발하지 않을까 하는 점 때문이다.

갑상선암은 수술 직후에 수술이 잘 됐는지를 '방사성 요오드 전신 스캔'이란 검사로 확인한다. 아주 미세한 양(2mCi)의 방사성 요오드 물질을 투여한 뒤 방사성 요오드 전신 스캔을 찍으면 체내에 흡수되는 요오드 분포가 화면으로 나타나, 갑상선이 모두 제거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6개월~1년에 한번씩 방사성 요오드 전신 스캔을 찍으면 갑상선암이 재발했는지 여부도 알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암 세포가 생겼을 때만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방사성 요오드 치료의 상당수가 수술로 다 제거하지 못한 미세 갑상선 조직을 제거하는데 이용된다.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정상 갑상선 조직이 조금이라도 몸에 남아 있으면 수술 후 복용하는 호르몬제로 인해 갑상선 조직이 암 세포로 변할 수 있고, 암 세포로 변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재발여부 확인을 위해 방사성 요오드 스캔을 받을 때 결과가 정상 갑상선 조직 때문인지 암 세포 때문인지 구별이 힘들기 때문이다.

▲ 최근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받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갑상선암 환자수 급증의 주된 원인이다. / 홍진표 헬스조선PD jphong@chosun.com

김지수 교수는 "수술 뒤 1~2차례 받는 요오드 치료는 대부분 수술로 제거하지 못한 정상 갑상선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갑상선 주변에는 기도(氣道) 등 중요한 기관이 많아 수술로 제거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강남성모병원 핵의학과 김성훈 교수는 "이때는 암세포를 죽이기 위한 치료가 아니라 수술로 미처 제거하지 못한 미세 갑상선 조직을 제거하는 치료이므로 오래 기다린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환자들은 무조건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빨리 받고 싶어하지만, 수술 후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너무 일찍 받는 것은 오히려 수술 후 회복에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김 교수는 "갑상선암 수술을 받으면 몸의 신진대사를 관장하는 갑상선이 아예 없어지므로 다른 암보다 수술 후 회복이 훨씬 더디다. 때문에 이런 상태에서 바로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시작하면 환자가 너무 지치게 된다"고 말했다. 수술 후 바로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는 것보다는 몇 달 간 인위적으로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 몸을 어느 정도 회복시킨 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방사성 요오드 스캔 결과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재발이 발견됐을 때에는 어떻게 할까?

사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운 좋게 앞 사람이 다른 병원으로 치료를 받으러 가거나 위급한 환자에게 병실을 양보하겠다고 해도 다음 환자가 바로 병실에 들어갈 수 없다. 암 수술 후 복용하던 갑상선 호르몬제를 중단하고 저요오드 식사를 시작하는 등 병원에 입원하기 전 한 달 정도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런 위급한 상황일 때에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다른 암 때처럼 방사선 치료를 한다.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류진숙 교수는 "수술로 암 조직이 다 제거되지 않은 것이 확인돼 급하게 암 세포를 제거해야 할 때, 또는 뼈 전이가 있을 때, 그리고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잘 듣지 않는 미분화암일 때에는 갑상선암 환자도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하지만 일반 방사선 치료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만큼 효과가 크지 않고 갑상선 주위 조직이 섬유화되는 단점이 있다. 또 급하다는 이유로 방사선 치료를 받아 버리면 그 다음부터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하려 해도 치료가 잘 듣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잘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헬스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