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병센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는 소화기병 질환은 식도, 위, 소장, 대장, 간, 담도, 췌장 등 여러 장기에 걸쳐 가벼운 염증에서부터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병센터는 2005년 8월1일 새 병원을 열고 진료를 시작한 이래 소화기병 치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추구하며 첨단의학과의 접목을 시도해왔다. 병원 개원 초부터 진단내시경과 첨단치료내시경을 모두 도입하여 상부·하부위장관, 췌담도내시경을 실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최단 기간인 11개월 만에 내시경 검사 및 시술 1만 예를 넘어서기도 했다. 또 각 질병에 따라 여러 과가 단일팀을 구성하여 환자 진료의 정확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간암 분야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창홍 의료원장을 중심으로 한 간암클리닉, 위암의 진단, 특히 조기 위암의 발견율을 높인 소화기내과 진춘조 교수, 소화기외과 이경영 교수의 위암클리닉이 큰 축을 이루고 있으며, 대장암클리닉, 췌장암클리닉 등 센터 내 다양한 클리닉 체제가 운영되고 있다.
암 예방과 조기 진단을 위해 힘써, 이창홍 교수
우리나라 전 인구의 5~10%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이고, 약 1%의 인구가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로 추정된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만성간염, 간경변을 거쳐 많은 환자에게서 간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홍 의료원장은 수십년간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대한간학회장, 대한소화기학회장을 역임하면서 국내 간암 치료에 크게 이바지했음은 물론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까지 개발한 바 있다. 이 교수에 대한 환자들의 절대적인 신뢰가 있었기에 건국대병원은 신축 개원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간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실시할 수 있었다. 한편 국내 남성 암 발생률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이는 위암의 경우 내시경적 점막 절제술 시행 및 첨단 복강경을 이용한 미세침습수술법을 구비하여 위암의 완치를 돕고 환자가 빠른 시간 내에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소화기외과 이경영 교수는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로 90% 이상 완치되며 이후에라도 약물, 방사선치료 등으로 약 50%에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위염, 위궤양 등의 증상과 뚜렷이 구별하기 어려우므로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진단도 치료도 환자가 편한 것이 우선, 민영일 교수
(* 민영일 교수는 2008.7월 소화기 전문병원 vievis NAMUH(비에비스 나무)를 개원함)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병센터는 환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진단과 치료법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11월 도입한 경비 위내시경. 경비 위내시경은 코를 통해 내시경 검사를 실시하는 것으로서 기존의 검사가 환자에게 주는 두려움과 불편함을 개선하고자 고안되었다. 종래 전자 내시경의 굵기가 9.0㎜인데 비해 경비내시경은 4.9㎜로 거의 절반 수준이다. 입을 통하지 않기 때문에 검사 도중 생기는 구역질이나 통증, 호흡 불편이 거의 없어 환자를 편안하게 한다. 또 검사 도중 의료진과 대화를 나누거나 전화를 받을 수 있을 만큼 무리가 없어 수면 마취 약물을 투여하는 수면 내시경도 필요없다. 지난 6개월 동안 소화기병센터에서 경비내시경 검사를 받은 환자만 700명이 넘었다.
특히 최근에는 경비내시경을 알고 검사를 요청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3월 검사를 받은 박영희씨(42)는 “처음에는 의료진의 소개로 검사를 받았는데, 막상 하고 보니 정말 편안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소개했다”며 만족을 나타냈다. 소화기병센터 소장 민영일 교수는 “일본의 경우 이미 2년 전부터 3000여 병원에서 경비내시경 검사를 실시해왔고 일본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는 경비내시경 연구회를 산하에 둘 정도”라면서 “향후 의료서비스는 환자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6월8일에는 경비내시경을 주제로 한 국제 심포지엄도 열릴 계획이다.
교육과 연구도 발빠르게
이 외에도 대장질환이 의심되는 환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6월부터 설사클리닉이 신설, 운영된다. 새로운 것에 대한 발빠른 도입은 진료뿐 아니라 연구에도 이어져 헬리코박터 감염증의 병태생리 및 치료법개발, 소화관운동성 질환의 진단 및 치료법개발, 담도암 및 췌장암의 발생기전 및 유전학적 분석을 통한 진단 및 치료법 개발 등 주요 연구 과제에도 젊은 의료진들의 국내외 활약이 눈에 띈다. 2005년부터는 소화기학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소화기병에 대한 최신지견을 전파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진료의 전문성을 살피면서도 늘 환자의 입장에서 준비하고 노력하는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병센터의 활동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 [경향신문] 2008년 05월 28일(수), <이찬휘 | 헬스경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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