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을 주식으로 하는 서구인에게는 대장암, 직장암의 발생 빈도가 높다. 우리 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이들 암에 대한 발생 빈도가 꾸준히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 나라의 질환 발생의 형태는 70년대 전에는 세균성 질환, 영양 부족으로 인한 질환이 대부분을 차지하였는데 경제 성장과 함께 식생활이 윤택해지면서 성인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식생활의 변화로 인해 예전에는 필요없는 물질이라고 인식되었던 식이성 섬유의 섭취가 부족해지고 동물성지방의 섭취가 늘어나면서 다른 성인병과 함께 암 또한 늘고 있다. 특히 대장암이나 직장암이 늘어나는 원인은 먹거리의 변화가 주된 원인이다. 운동 부족, 정신적 스트레스, 과도한 음주도 이들 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흔히 소장, 대장을 통칭하여 장이라고 한다. 뱃심이 좋아야 건강하다고 한다. 이는 장의 기능이 튼튼해야 인체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장의 중요성은 화장실을 예로 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변이 쌓이지 않는 수세식 화장실은 문제가 없지만 재래식 화장실은 대변이 쌓이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악취, 해충, 침출물로 인한 수인성 전염병 등의 많은 문제가 생긴다. 이와 마찬가지로 장의 기능이 원활하여 대변을 바로바로 내보내면 문제가 없으나, 배변에 이상이 생기거나 숙변이 차게 되면 장기능 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건강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물,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의 흡수는 소장에서 이루어지고, 대장은 대장 내에 있는 인체의 유익한 균들에 의해 부패되고 대변과 같이 고형물의 형태로 굳어져 배설한다. 과다한 육식과 식이성 섬유의 부족, 운동 부족,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장의 기능에 이상을 일으켜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증상, 즉 설사, 변비, 혹은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일어나고 배변의 형태가 바뀌어 하루에 수차 배변을 보거나 혹은 배변 후에 하복부 불쾌감, 배변을 보고난 후에도 다시 배변감이 남아있는 후중증(後重症) 등의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이렇게 배변의 이상으로 장이 깨끗하지 못하면 대변에 함유되어 있던 발암 물질의 작동으로 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장을 건강하게 하고 암을 예방하려면 감자, 당근, 우엉, 연근 등의 녹황색 채소를 많이 먹고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히 변비가 심한 여성들은 변비약을 과다하게 복용하면 오히려 장의 기능이 더 떨어질 수 있고, 암이 발생할 빈도가 높아지므로 물을 자주 마시고 식이성 섬유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고 운동으로 배변을 좋게 해야 한다. 식이성 섬유 중에서 콩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장 치료에 아주 좋은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골다공증 예방과 여성 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대장암이나 직장암도 조기에 발견하면 위암과 같이 100% 완치가 가능한 암이다. 위암에 비해 조기에 대장암과 직장암의 조기 발견율이 떨어지는 것은, 위장은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임상적인 증상이 나타나 생활에 불편이 따르므로 바로바로 검진을 받지만, 장은 임상적인 증상이 미미하고 생활에 그다지 불편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위장 검사는 비교적 고통이 덜하나, 장 검진은 검사 절차도 복잡하고 고통이 심한 까닭에 정기 검진을 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암은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고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차선책이다.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방법은 변잠혈 반응 검사가 가장 효과적이다.
대장암의 주된 증상은 출혈이다. 눈에 보일 정도의 출혈이라면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므로 변잠혈 반응검사는 조기에 암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검사이다. 검사에 고통이 없으므로 40대 이후의 중년층에서는 정기적으로 변잠혈 반응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변잠혈 반응 검사는 대변 중에 눈에 보이지 않는 혈액의 유무와 적혈구 중에 철분의 유무를 검사하는 것으로, 검사 3일 전부터는 철분, 고기, 녹황색 채소, 빨간 생선 등은 삼가야 한다. 변잠혈 반응 검사에 이상이 있다고 해서 다 암은 아니다. 양성 폴립이나 양성 대장궤양에서도 이상이 발견될 수 있지만 일단 암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대장암의 주된 증상은 출혈, 설사, 변비 등이다. 대장은 1.6m의 가늘고 긴 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암이 발생하면 그 부분이 굳어지고 좁아지기 때문에 변 보기가 어려워지고 장의 연동 운동에 장애가 생겨 변비나 설사가 발생한다. 우측 결장은 주로 수분의 섭취를 담당하는데, 여기에 암이 발생하면, 그 내부에 있는 변은 아직 굳지 않는 액체 상태이므로 복통이나 복부 불쾌감의 증상이 나타난다. 좌측 결장은 변의 저장을 담당하는데, 여기에 암이 발생하면 변이 굳어져 나오기 때문에 변비가 발생하고 통과 장애가 발생하여 복통, 복부 팽만의 증상이 나타난다. 직장에 암이 발생하면 배변이 잘 안 되고 잔변감이 있어 하루에도 몇번씩 화장실에 가야 한다. 그리고 장에 발생하는 공통적인 증상이 출혈이다. 장에 암이 발생하면 장점막이 벗겨져서 변이 통과할 때마다 접촉되기 때문에 출혈이 되고 접촉이 되지 않더라도 장점막이 짓물러져 출혈이 발생한다. 직장암에서는 배변 전후로 해서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치질이나 치루가 오래되면 암이 발생한다는 보고는 있지만 발생 빈도는 극히 낮다. 그러나 치루나 치질의 주된 증상도 출혈이므로 암성 출혈과 반드시 구별해야 한다. 단순히 치질이나 치루에 의한 출혈인 줄 알고 있다가 오래 치료해도 차도가 없어 다시 검진한 결과 암이란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하간에 장에 출혈 증상이 발생하면 정밀 장 검진을 받는 것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정밀 장 검진의 방법은 내시경 검사나 조형술의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암이 의심스러울 경우에는 내시경 검사가 정확하다. 치질과 치루 같이 대장 다발성 폴리포시스를 오래 방치해 두면 암으로 진행한다. 대장 다발성 폴리포시스는 대장에 수천 개의 폴립이 생기는 질환으로 유전성 질환이다. 따라서 직계 가족 중에 대장 다발성 폴리시스에 의해 수술을 받았거나 암이 발생한 경우에는 가족 모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전염성이 있는 B형 바이러스에 의해 간염이 발생한 경우 가장 가까이에서 간호를 하는 가족에게 전염되기 쉬운 까닭에 항체가 생기지 않은 가족은 모두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처럼 이 병도 유전성이기 때문에 직계 가족 중에 이 병이 있는 경우에는 가족 모두 감사를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이 병은 젊은 20~30대층에서 많이 발견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10세 이후에 폴립이 생기기 시작해서 나이가 들수록 설사, 출혈의 증상이 나타나고 20~30대에 암으로 진행한다. 암을 예방하고 장을 튼튼히 하려면, 규칙적인 운동과 육식을 절제하고 식이성 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운동 부족, 육식, 음주, 스트레스 등으로 장이 나빠졌다면 원인을 제거하고 다시 장을 튼튼히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에 대해 무관심한 편이다. 생활에 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장이 나쁘니까 유산균 제제를 복용하면 장이 건강해진다고 믿고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한번 나빠진 장은 빨리 좋아지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운동과 식이성 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옛날 어른들이 잘 때는 머리는 윗목으로 하고 발은 아랫목으로 해서 잠을 자야 한다고 말한다. 더운 여름에도 배와 다리는 항상 따뜻하게 유지해야 건강해진다고 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후손들이 배워야 할 대목이다. 인체를 이등분해서 가슴 위쪽으로는 항상 차야하고 배와 다리는 항상 따뜻해야 한다. 가슴 위쪽으로 열이 많으면 폐, 심장, 뇌, 코, 귀, 구강 등의 조직기능이 손상받기가 쉽고, 배가 차게되면 위, 대장 등의 기능이 손상받아 병이 생기기 쉽다. 대장은 항상 따뜻해야 한다. 대장은 냉해지면 탈이 나기 쉬운 장기이다. 대장에 암이 발생하면 대장 조직이 파괴되고 대장의 기능이 저하되어 날이 갈수록 냉해지게 된다. 실제 종양 주위의 온도는 정상 조직의 온도에 비해 1,2℃ 정도 낮다. 이것을 한방에서는 냉하다, 차다고 표현한다. 말기 대장암의 주된 증상은 출혈과 통증, 변비, 설사이다. 한방을 찾아오는 환자들은 수술로 장을 절제한 경우, 인공 항문 성형술을 한 경우, 항암제, 방사선 치료 후에 재발한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들 치료로 인해 대장조직의 손상이 많고 대장의 기능이 저하되어 대장이 냉해지는 경우가 많다. 대장암 치료는 장을 따뜻하게 하고 배변을 잘 보게하고 통증, 변비, 설사 등의 임상적 증상을 개선시키면서 종양과 싸워야 한다. 출혈이 있는 환자는 한방 치료의 대상이 아니다. 대장암으로 인한 출혈 증상은 암세포가 혈관을 침범한 경우이기 때문에 지혈제로 지혈을 시키기가 어렵다. 그리고 지속적인 출혈로 인해 혈소판, 적혈구 등의 혈액 구성 성분이 부족해지고 심한 빈혈이 수반되므로 수혈과 같은 서양의학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으로 인해 통증,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방 요법을 시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