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일류병원-존스 홉킨스병원
인제대학교 서울 백병원 21세기 안과병원
교수 주명진
미국 메릴렌드 주의 최대도시인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 홉킨스(Johns Hopkins)병원을 이야기 할 때 누구나최고의 최고병원이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권위 있는 시사주간지"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는 올해에도 예외 없이 거의 10여 년 연속으로 미국 내 가장 우수한 병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존스 홉킨스 병원이 의학연구와 미래의 훌륭한 의사를 배출하기 위한 교육과 임상분야에서 항상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고, 최고의 치료와 가장 애정 어린 치료를 하는 것이 자신들의 임무라는 것을 언제나 잊지 않고 있기 때문에 최고의 병원으로 매년 평가 받은 것이 아마도 당연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존스 홉킨스 병원은 열심한Quaker교도집안에서 자란 Johns Hopkins가 1873년 크리스마스 이브 날 세상을 떠나면서 기부한 700만 불을 기반으로 하여,(당시로서는 미국역사상 최대의 기부금이었다.) 1889년에 병원이 그로부터 4년 후인 1893년에 의과대학이 시작되었다. Johns Hopkins라는 이름은 미국에서도 좀 독특한 이름에 속하기 때문에 종종 미국사람들이 존 홉킨스 "John" Hopkins라고 잘못 부르기도 하는데, 이 이름의 유래는 설립자의 증조할머니 Margaret Johns가 1700년도에 Gerard Hopkins와 결혼하면서 자신의 성을 자식의 이름으로 지으면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존스 홉킨스 병원은 시작부터 특별한 것이 많다. 병원을 처음 지을 때 외과 의사인 Dr. John Shaw Billings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었는데 그는 미국 최초로 중앙 난방식 시설을 도입 함으로써, 난방, 환기 뿐만 아니라 위생 면에서 병원구조 개혁의 선구자적 역할이 했다. 병원내부는 먼지, 흙 등이 쌓이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모서리를 직각이 아닌 원형으로 하고, 각방의 난방과 환기도 지하에서 따로따로 공급하고 배출시켜 각 방마다, 각 층마다, 각 병동마다 서로 격리되게끔 건설함으로써 당시 가장 우려되었던 전염병의 병원 내 확산을 구조적으로 방지하였다. 그는 엘리베이터통로를 통해 병원균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여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독특한 구조의 병원을 지었다. 지금은 일부가 남아 행정본부건물(Administration Building)로 사용 되어 지고 있는 이 역사적인 건물은 그의 이름을 기려 Billings라고 불리고 있다. Dr. Billings는 당시로서는 약간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 받기도 하였지만 그의 생각은 확실히 혁신적
이었으며, 시대에 앞섰음이 틀림없고, 항상 창조적이어야 한다는 존스 홉킨스의 전통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제는 모든 병원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있고,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Dr. Billings가 생각했던 것보다 보다 더 정교한 방법으로 감염을 예방하고 있다.
존스 홉킨스의 다른 업적으로는 미국 의과대학교육을 개혁시켰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약 1세기 전 미국에는 대부분의 의과대학생들은 상업학교(trade schools)에서 의학을 배웠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상업학교에 입학하여 2~3년간 임시직(part-time) 선생님들로 부터 반복적인 강의를 받고 난 후, 개업한 선배의사로부터 견습을 받거나, 그렇지 않으며 한번도 환자를 본 경험이 없으면서도 개업을 하는 그런 식의 교육이었다. 그러나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이 세워지면서 과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의과대학교육이 개혁되었다. 우선 물리, 화학, 생물 등 기초 과학 대학교육을 받은 학생 중에서 엄격한 입학시험을 거쳐서 우수한 인원들만 선발하였고, 의과대학 교육과정을 과학적으로 바꾸었으며, 실습과 연계를 중요시 하는,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치료에 직접 참여하는 교육, 그리고 의학연구를 강화시킨 새로운 훌륭한 교과과정을 개발하게 된다. 따라서 환자치료와 의학연구의 병행을 강조하는 의과대학 교육 과정을 통해 최고의 임상가-과학자(clinician-scientist)를 배출하는 존스 홉킨스의 전통과 명예가 시작되게 하였다. 그리고 홉킨스가 처음 시도한 의과대학 졸업 후 인턴과 레지던트교육제도도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 의학과 전문의양성 교육의 모델이 되고 있다.
존스 홉킨스 명성을 높아지는 데는 20세기 초에 이미 존스 홉킨스의 big four로 불리는 병리과 Dr. William Henry Welch, 외과 Dr. William Stewart Halsted, 내과 Dr. William Osler, 산부인과 Dr. Howard Kelly등 걸출한 스타의사가 존재하였다는 점이다. 이분들이 각기 자신의 분야에서 남긴 미국 의학 교육과 연구의 크나큰 업적으로 일찌감치 존스 홉킨스를 최고의 병원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 도서관에 걸려있는 이들의 초상화에서 홉킨스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창조성"을 느끼게 한다. 의사들은 질병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연구방법의 계속적인 습득으로 새로운 의학을 항상 발전시킬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홉킨스에서 시행된 세계최초의 시술 또는 발견이라든지 의학발전에 끼친 공적은 사실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지만 몇 가지만 들어보면 백혈병 환자에 대한 골수이식, 당뇨망막증에 대한 레이저치료, 만성 신부전증 환자에 대한 투석, 당뇨환자에 대한 인슐린 펌프 등등이 있으며, 요즘은 수술실에서 당연히 착용하는 수술장갑도 홉킨스에서 처음 시작 되었고, 여성은 의학교육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었던 19세기 당시에 여성을 입학시킨 최초의 의과대학이기도 하다. 그리고 2003년에는 생물 화학과와 의학과교수인 Peter Agre교수가 노벨 화학상을 받음으로써 15번째의 의학관련 노벨상을 수상 하였다.(존스 홉킨스 대학은 이제까지 3명의 평화상을 포함하여 총 30명의 노벨상수상자를 배출하였다)
존스 홉킨스를 최고의 병원으로 위상을 지켜 가게 한 다른 큰 이유는 병원경영면에서의 혁신을 들 수 있다. 20여 년 전 미국의 병원들은 경영여건이 힘들어 졌다고 한다. 특히 사립병원은 수익이 나야 새로운 임상연구와 의료기술의 개발, 양질의 진료수준을 유지할 수 있음은 당연한 일이다. 이 때 존스 홉킨스는 산업체의 독립채산제도를 병원에 도입하여 경영개혁을 성공시켰다. 독립채산제도가 도입되면서 존스 홉킨스는 임상 각 과를 각 단위 병원으로 나누어 예산편성의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였다. 의사들에게 보다 많은 재무와 관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병원경영의 의사결정에 임상의사를 참여시켰다. 그렇다고 각 단위병원이 전적으로 자율적으로 경영되는 것은 아니라, 전체 병원의 목표와 정책 등에 부합되는 선에서 할당된 예산대로 운영되는 것이다. 각기 단위병원들은 그들 나름의 경험을 축적하면서 각각의 진료형태나 의료서비스에 적합한 일들을 개발하게 되었고 이러한 일들이 새로운 의료서비스의 분석이나 기획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러나 독립채산제가 성공 한 것은 각각의 단위병원들이 독립된 단위로서 재정을 착실한 운영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관리와 경영정보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시스템을 개발하는 데는 막대한 시간과 경비가 지출되기 때문에 중앙행정부서의 결정에 의해 착실히 진행되었고, 중앙행정부서와 단위병원간, 중앙 행정 부서 내, 각 단위병원내의 효과적인 의사전달체계를 개발하는 등 이러한 성공적인 경영상의 혁신이 지금의 존스 홉킨스를 있게 한 큰 이유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제가 근무한 존스 홉킨스 병원 안과는(Wilmer Eye Institute) Dr. William Holland Wilmer가 1925에 세계 최초로 임상, 교육, 연구를 통합하여 설립한 안과병원으로 현재 세계 최대의 안과 병원이며,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에서 12년째 최고의 안과병원으로 평가 받고 있다. 존스 홉킨스 병원 안과가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의료진이 가장 우수하기 때문이다, 나를 초청한 Dr. O"Brien은 각막, 수정체 등 눈의 전안부를 전문으로 하는 안과의사로, 특히 근시교정 수술 부분에서 세계에서 가장 손꼽히는 안과의사이며, 전 세계의 안과의사들이 그의 수술 등을 견학하기 위해 찾아 온다. 그에게 수술 받으러 오는 환자 중에도 미국 내 다른 주에서는 물론이거니와 멀리 유럽, 남미, 중동, 일본 등에서 온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Dr. O"Brien은 아침 8시 이전부터 출근하여 오후 7시가 넘도록 철저한 직업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진료에 임하며, 수술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한다. 그러면서도 환자에게나 전공의에게나, 멀리 한국에서 온 나에게도 언제나 친절함은 잃지 않는다. 점심시간도 없이 하루 종일 바쁘게 진료, 수술 그리고 진료 후 연구활동 등을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최고의 의사와 최고의 병원은 거저 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존스 홉킨스 안과의 또 다른 특징은 전문화된 세부전공 및 특수 질병 클리닉이 많고 각 영역간에 협력체계가 잘 되어있다는 점이다. 각 분야 및 특수한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안과의사들이 이 분야에서 다른 병원보다 나은 기술 및 치료방법을 개발하여 환자치료에 임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보다 나은 치료를 위해서 도움을 주는 안병리, 안진단 방사선과 등의 분야와 검사기계 및 치료기계들의 수준들도 최고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도움을 받는 진단과 치료의 정확성과 성공확률은 더욱 더 높아진다고 할 수 있겠다.
안과 전공의에 대한 교육 및 실습 프로그램도 많고, 아주 우수하며, 치밀하게 짜여져 있었다. 그래서 존스 홉킨스 안과인 Wilmer출신들은 지난 전공의 시절을 회상할 때 누구나 다 힘든(tough) 시절이었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매일 아침 7시 30분부터 1시간씩 하는 안과 강의를 들었는데 연수기간 중 최신 안과학 분야를 전반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다. 가장 인상적 이었던 것은 전공이들이 자신이 경험한 외래환자 증례발표를 할 때는 그 환자가 이른 아침인데도 직접 안과로 방문해주어 발표 후 모두 다같이 그 환자를 검사하고 환자상태와 치료 방향 등에 대하여 토론을 하는 것이었다. 교수, 전공의, 환자 등 참가한 사람 모두 서로 긴밀하게 협조를 하면서 치료에 대해 활발히, 자유롭게 토론을 하는 것이었다.
존스 홉킨스 안과도 존스 홉킨스 병원과 마찬가지로 최고로 평가 받는 이유는 어쩌면 간단하다. 우수한 의료진과 연구진으로 구성되어있고 그들이 계속 새로운 연구업적과 새로운 치료방법을 개발 하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존스 홉킨스 병원과 안과병원은 미국 국립보건원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등에서 많은 연구비를 획득하고 있고, 기부도 많이 하는 사회분위기가 재능 있는 의사들이 그들의 연구를 계속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의료진과 연구진과 병원구성원 모두가 여기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항상 새롭고 효과적인 최고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홉킨스의 정신을 잊지 않는 다는 점이다. 존스 홉킨스 병원 안과의 전공의로 합격하면 첫째 날 수석 전공의가 새로 들어온 전공의 들에게 하는 말이 다음과 같다.
당신들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안과의사가 되기 위해 여기에 왔다. 그러므로 당신들은 그런 기대에 맞는 최고의 의사가 되어야 하고, 이 다음에 그 전통을 후배들에게 넘겨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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