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교수는 “대한산부인과학회자료에 따르면 2000년 부인생식기암 환자 6000명 중 85%인 5100여명이 자궁경부암, 10%인 600명이 난소암일 정도로 국내엔 자궁경부암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여성암발병 순위는 폐암 위암 자궁경부암순이다. 암세포가 약간있는(상피내암) 단계는 뺀 순위로 이를 포함시키면 자궁경부암은 여전히 1위인셈. 남궁교수는 “자궁경부암은 95∼99%가 사마귀바이러스로 알려진 ‘휴먼 파필로마바이러스(HPV)’에 감염돼 생기는데 대부분의 경우 성접촉이 원인”이라면서 “건강한 성생활이 가장 큰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자궁경부암은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 △자궁경부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기 시작하는 ‘상피이형증’ △암세포가 상피에만 있고 기저층을 침투하지 않는 ‘상피내암’ 단계를 거쳐 발생한다. HPV에 감염됐다고 모두 암에 걸리진 않지만 상피내암으로 진행하면 자궁경부암이 되기까진 1∼15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자궁 검사를 통해 ‘휴먼 파필로마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여성은 6개월에 한번은 검사받는 것이 좋다. 조기진단법은 △면봉이나 칫솔모양의 특수도구로 자궁의 입구를 살짝 긁어내는 현미경검사법인 ‘세포진검사’ △자궁경부에 초산등을 투여해 변화를 검사하는 ‘자궁경부 확대촬영검사’ △자궁경부의 점액을 떼어내 HPV검사를 하는 ‘DNA칩 검사’ 등이 있다. 세포진검사만으로는 진단율이 40∼80% 정도이지만 다른 검사를 병행하면 98% 까지 올라간다. 배석년교수(부인과 과장)는 “자궁경부암은 초기엔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어느 정도 진행되면 월경과 상관없이 팬티에 피가 살짝 묻어나는 것부터 쏟아지는 출혈, 성교후 출혈 등이 생긴다”며 “이 땐 가까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은 선진국과 거의 차이가 없는데 후진국형 병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두가지. 여성의 질내 환경이 깨끗하지 못할 때 생기기 쉽고 선진국에선 미리 치료해 암으로 악화되는 일이 적기 때문이다. 배교수는 “결혼 등으로 성접촉을 시작한 후 1∼2년 뒤엔 반드시 세포진검사 등을 하고 그 뒤에도 매년 1년에 한번씩은 세포진검사 등을 하는 것이 좋다”며 “조기에 발견되면 외래에서 간단히 치료받을 수 있고 완치율도 거의 100%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남편은 외도를 피하고 여성 본인은 성접촉 때 위생에 신경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교수는 충고했다. 남궁교수팀은 지난해부터 국내 처음으로 ‘자궁경부암 선택절제 수술’을 선보이고 있다. 예전엔 자궁과 그 주위 림프절은 다 떼내는 수술을 했지만 지금은 수술 전날 암세포에만 달라붙는 방사선동위원소를 투여하고 수술할 때 방사선 검색기를 이용해 방사선동위원소를 찾아서 암이 번진 림프절만 선택적으로 떼내는 수술을 한다. 이로인해 다리부종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게됐다. “자궁경부암이 걸린 환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생존율인데 초기에 수술로 치료하면 90% 이상이 생존하며 중기 이후라도 의료진과 환자가 어느정도 노력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많이납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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