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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유방암

[스크랩]유방암의 가족력과 유전성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2. 12.

유방암의 가족력과 유전성

친가 쪽서 유방암 유전될 수도

▲ 유방암과 관련이 있는 가족 자료: 한국유방암학회지

유방이 아프거나 멍울이 만져져 병원을 찾으면 의사는 “어머니나 자매 중 유방암을 앓은 경우가 있는가”라고 묻는다. 유방암은 대장암과 함께 가족성이 강한 대표적인 암이기 때문이다.

유방암의 ‘가족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유전과 환경 요인이 가족 사이에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이다. 유전자뿐 아니라 같은 집에서 살면서 식습관 등 거의 동일한 환경에 노출된다는 뜻이다. 국내 유방암 환자 중 가족력이 있는 비율은 약 7.5%다. 그래서 ‘유전성’이라기보다는 ‘가족성’으로 표현해왔다.

그런데 최근 유방암에서 유전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립암센터 유근영 원장, 서울대병원 강대희·노동영 교수, 서울아산병원 안세현 교수가 참여하고 있는 다국적 연구단체인 ‘국제유방암연구 컨소시엄’은 국내에서 10년간 유방암 환자 2만1860명과 일반인 2만2578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변이 조사를 했다. 유전자의 개인차를 나타내는 ‘단일염기변이(SNP)’ 30가지를 분석한 결과 4개 유전자(FGFR2, TNRC9, MAP3KI, LSP1)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했다. 이 연구는 유방암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서울아산병원 안세현 교수팀의 또다른 연구에 따르면 어머니, 이모, 자매 등 가족에 이어 자신도 유방암에 걸린 ‘가족성 유방암’ 환자의 23%는 유방암 유전자(BRCA1,2)가 암의 원인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 나온 눈길을 끄는 연구들은 어머니, 이모 등 모계(母系) 외에 부계(父系) 쪽의 유전성이다.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대학 존 킬링 박사는 ‘예방의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40세 이상 여성 899명의 유방암 가족력을 조사한 결과 어머니 쪽이 16%, 아버지 쪽이 10%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 두아르테에 있는 희망암센터시티 연구팀의 조사에서도 아버지로부터 딸에게 유방암이 유전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유방암학회지 2006년 6월호에 따르면 유방암 가족력 분포는 자매(40.7%), 어머니(19.2%), 이모(12.7%)에 이어 고모(9.8%)가 4번째로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 그 동안 유방암 유전자는 주로 어머니와 이모 등 모계 쪽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아버지를 통해서도 유전된다는 사실이 잇따라 밝혀지고 있다.

유방암 유전자를 갖고 있는 등 가족력이 있으면 평생 세심하고 지속적인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들의 경우 25세부터 유방 정기검진을 시작해야 하며, 매달 하는 자가검진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 이은숙 박사는 “모계와 부계 양쪽을 통틀어 유방암 환자가 있는 사람은 유방암을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가 있는지 병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험적용이 안되면 30만원 안팎의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이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임형균 헬스조선 기자 hy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