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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콩팥병,부종,

신장이식 후에도 간염예방은 가능하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1. 23.
메리놀병원 신장이식팀 세계학회 발표  

정준헌 과장  

B형 간염이 있는 환자가 신장이식을 받은 경우엔 간경변이나 간부전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다. 이식된 신장의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복용해야 하는 면역억제제가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조장하기 때문. 신장이식 환자가 간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은 것도 그래서다.

이와 관련,메리놀병원 신장이식팀이 최근 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라미부딘'과 '아데포비어' 등을 순차적 또는 병합해 투여하는 경우 간염 예방효과를 특별히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간염 치료에 통상 사용하는 '인터페론'이 이식장기의 면역 거부반응을 유발해 이식 환자에겐 쓸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면서도 간염 예방효과가 높은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한 셈이다.

메리놀병원 외과 정준헌 과장과 신장내과 공진민 과장은 지난달 23~27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이식학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논문을 발표했다. 1998년 이후 B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 검사소견을 받은 환자들 중 신장이식 수술까지 받은 17명을 상대로 이 치료법을 적용해 본 결과,모든 환자에게서 간염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았다는 것.

신장이식 환자에 관한 장기적 추적 보고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드물기 때문에 이들의 발표는 수많은 이식 관련 의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미부딘과 아데포비어는 인터페론과 달리 이식 장기의 면역 거부반응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므로 이식 환자의 간염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반면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고 또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내성이 생기는 게 단점.

이에 따라 어느 한 약을 사용하다 내성이 생기면 다른 약으로 바꾸면 내성 바이러스가 효과적으로 억제된다. 그 반대도 성립한다.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는 것이다.

또 라미부딘과 아데포비어를 동시에 투여하는 경우라면 내성 바이러스 출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동시 치료가 국내 의료보험 체계에선 인정이 안 된다는 것이 큰 문제. 고가의 약을 자비로 구입하여 장기적으로 복용하기는 현실적으로 곤란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공 과장은 "조만간 국내에 도입될 '엔테카비어'도 내성 출현의 빈도가 다른 약제에 비해 낮으면서 신장에 대한 독성은 거의 없는 효과적인 약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러한 세 약제를 순차적으로 또는 병합하여 투여하면 장기적으로 신장이식 환자들의 간염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메리놀병원 신장이식팀은 지난 1994년 세계이식학회에서 한국의 병원급으로선 처음으로 '신장이식 공여자의 특이 수혈'을 발표하는 등 지금까지 국제학회에서 발표한 논문만 30편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성철기자

출처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