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지 않는 발병 빨리 찾으면 고친다
의사가 치료내시경 시술을 하고 있다.
-------------------------------------------------------------------------------- 한국인들이 잘 걸리는 소화기 계통 암으로는 위암, 대장암이 꼽힌다. 위암은 현재 우리나라 암환자 중 20.2%로 발생률 1위이며, 대장암도 서구화된 식생활 및 생활습관 등의 환경적 요인이 바뀌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암발생률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위암 및 대장암의 원인과 증상, 예방과 조기발견을 위한 방법들을 살펴보자. 아픈 증상 느껴질 땐 암 세포 상당히 퍼진 상태
정기적 내시경 검사 받는 게 가장 효과적 예방
● 위암= 안타깝게도 위암의 특이한 증상은 없다. 특히 위벽의 일부, 점막층 및 점막하층에만 암세포가 침범해 있는 조기위암인 경우 80%에서 증상 없이 우연히 시행한 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된다. 암이 점막하층 밑으로 침범하게 되는 진행성 위암의 경우 체중감소, 복통, 구역, 구토, 식욕부진, 검은색 변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위염 또는 위궤양 등 다른 소화기계 질환에서도 보일 수 있는 증상이다.
위암의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아 현재 예방은 불가능하다. 위암 발생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것은 피하고,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잘 실천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영양을 고루 섭취하고 맵고 짠 음식, 태운 음식은 가능한 한 피하며 신선한 과일이나 녹황색 야채, 충분한 양의 유지방 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위암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의 교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위암의 조기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위장 조영술, 위 내시경 등이 진단을 위해 이용되지만 위암의 진단을 위해선 위 내시경검사가 가장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엔 국가적인 차원에서 조기 암 검진 사업이 이루어지면서 40세 이상에서 2년마다 위장 조영술이나 위 내시경 검사를 권하고 있다.
위암의 조기 진단을 위한 국내외 가이드라인을 종합해 보면 40세 이상에서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있으면 가능한 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보고 증상이 없더라도 2년에 한 번 위 검진을 받도록 한다.
가족 중에 위암환자가 있거나 병원에서 위 검사를 받고 의사로부터 위축성 위염, 장상피 화생, 점막의 이형성, 위선종의 진단을 받는 경우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경우에는 매년 1회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대장암= 대장암의 발생 과정은 대장 용종이 암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린다. 즉 정상점막 → 대장 용종(선종) → 대장암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용종이란 장 표면에서 밖으로 튀어나온 모든 혹을 말하는데, 대장 용종에는 종양성 용종과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눈다. 비종양성 용종은 대장암과 거의 관련이 없고, 문제가 되는 것은 종양성 용종인 선종이다.
이 선종이 암이 되는데 7~10년의 오랜 기간이 걸리므로 대장 내시경을 이용하여 조기에 발견, 치료하면 어느 정도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보통 40세 이상이 되면 누구나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있고 50세가 되면 급격하게 증가한다.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경우는 다음과 같다.
과거에 대장의 선종·대장암·염증성 장질환 등을 앓았던 사람, 가족 중에 대장암이나 대장 선종 환자가 있는 사람, 가족 중에 대장용종증 환자가 있는 사람, 지방 섭취가 많고 섬유질 섭취가 적은 사람, 유방암·난소암·자궁내막암 등을 앓았던 사람 등은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대장암의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점차 암이 퍼지게 되면 평소와 달리 변 보기가 힘들어지고, 횟수가 변하거나 변비나 설사가 나타난다. 배가 자주 아프고 변의 굵기가 가늘어지며 선홍색이나 검붉은색의 피가 섞인 변을 보거나 대변을 본 후에도 덜 본 것 같은 잔변감 또는 원인이 없는 피로감, 빈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대장암도 위암처럼 증상이 나타나서 검사를 할 때는 상당히 퍼진 상태가 많아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특정 음식물 혹은 그 속에 포함된 암과 관련된 물질을 피하거나 반대로 항암 효과가 있는 음식을 권장하여 대장암 발생을 막는 1차 예방 노력을 해왔다.
참고로 미국암학회에서 권장하는 1차 예방사항은 다음과 같다.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질의 섭취를 줄인다(하루 칼로리 중 지방은 30% 이하) △과일, 채소 등과 같이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많이 먹는다(섬유질 30g 이상) △충분한 양의 칼슘을 섭취한다(최소 800mg 이상) △비만이 있는 환자의 경우 체중 조절을 한다. △적당한 운동을 한다. △과음을 피하고 금연한다.
최근 아스피린, 설린닥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정기적으로 복용하면 대장암과 그 전구병변인 선종의 위험성을 줄이고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춘다는 일부 연구결과가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찮아 좀더 지켜봐야 한다. 비타민 A, C, E도 대장암의 발생률을 낮춘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1차 예방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대장암은 예방이 불가능하므로 여타 암처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2차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선종이 암으로 바뀌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1cm의 용종이 5년 경과 후 2.5%, 10년 후 8.0%, 20년 후에는 24% 정도가 암으로 바뀐다고 한다. 따라서 암의 초기단계인 선종을 제거해 주면 대장암의 대부분을 예방하거나 치유할 수 있다.
따라서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대장내시경 등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도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 있으므로 50세 이상 성인은 검진권고안을 참고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대장암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양영석기자 yys@knnews.co.kr
도움말●성균관의대 마산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조대현 교수
출처 경남신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