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다” 오진 병원 억대 배상...(손해사정)

치료받다 영구탈모 피해, 재판부 노동력상실 인정 … 대법원 확정

A대학병원 “생명 얼마 남지않았다”

B대학병원에서는 “검사결과 정상”

특별한 치료없이 정상적으로 회복

병원의 암진단 오진으로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영구탈모가 된 여성에 대해 대법원이 1억의 배상 판결을 확정했다.

석 모(여·36)씨는 지난 99년 오른쪽 유방의 혹을 발견하고 지방의 A대학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한 결과 암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유방암이 너무 커서 수술을 할 수 없다”며 “항암제 치료로 크기를 줄인 후 수술을 하자”고 했다. 하지만 40일 넘게 진행된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크기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고 병원에서는 더 강한 항암요법을 시행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석씨는 새벽에 화장실을 다녀오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에서는 석씨에 대한 뇌 MRI검사를 했고 “유방암이 뇌 연수막으로 전이된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석씨는 이후 10회에 걸쳐 뇌에 대한 방사선 치료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탈모증이 생겨 머리카락이 빠졌다. 그렇지만 차도가 없자 의사는 “석씨의 암이 많이 퍼져 수술이 불가능하고 방사선 치료밖에 없다며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

하지만 석씨의 부모는 딸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지방의 다른 대학병원을 찾았다. B대학병원에서는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뇌 MRI검사 결과 정상이라는 것이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석씨와 부모는 유명한 대형 병원에서도 뇌MRI 판독결과 “암의 소견이 없는 정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심지어 해당 병원은 유방암에 대해서도 “암의 증거가 없었고 섬유종”이라고 판정했다. 석씨는 특별한 치료없이 6개월 간격으로 유방초음파 검사를 받았고 유방 종괴의 크기는 자연적으로 줄어들면서 나중에는 사라졌다. 의사는 “더 이상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고 암이 아니다”라고 최종 판정했다.

처음 병원에서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던 딸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자 석씨 부모는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석씨의 뇌MRI 영상은 유방암이 뇌연수막으로 전이된 상태가 아니라 정상적인 뇌 상태의 영상”이라며 “의료진이 잘못 판독했고 요추천자 검사를 시행해보지 않은 채 유방암이 뇌연수막으로 전이됐다고 오진한 잘못이 있다”고 병원측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병원측 책임을 70%로 보고 “석씨에게 1억원, 석씨 부모에게 위자료 각각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석씨가 영구탈모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이 10%에 달한다고 보고 60세까지의 도시일용노동자의 소득을 고려해 2990만원의 손해를 인정했다. 또한 이미 낸 진료비와 모발이식술에 필요한 비용을 각각 300만원과 1590만원으로 계산했다. 모발이식으로 가려지지 않는 부위에 대한 가발 사용료(2053년까지 사용)로 6655만원을 포함시켰다. 총 1억1200여만원의 손해 중 70%를 병원이 부담하도록 한 것이다. 석씨의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해 재판부는 위자료로 2000만원을 결정했다. 병원측은 항소했지만 2심도 석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3부(주심 양창수 대법관) 역시 병원측의 상고를 기각,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박윤원 법무법인 한강 변호사는 “병원측에 70%의 과실책임을 묻고 탈모 등 추상장애에 대해 법원이 노동력상실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의사의 오진에 대해 법원이 엄정하게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플러스(PLUS) 화재특종상해질병 손해사정사무소  대표 손해사정사 류시전 (무료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