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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게시판

사사로운 도움이 되는 일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8. 12. 22.

골목마다 얼음가게 가 있던 시절 얼음을 사오면 어머니가 바늘을 대고 망치로 살살 쳐서 얼음을 쪼개 화채를 만들어 주시곤 했다. 그것을 유심히 보던 나는 "망치로 힘을 가해서 펑펑 몇 번 치면 될 것을 하며" 어머니를 조소하였다.

 

조금 더 커서 얼음심부름을 하고 어머니가 "얼음 좀 깨라" 하셨을 때 신이 나서 망치로 있는 힘을 다해 쳐보니 깨지긴 깨지는데 사방으로 튀고 어머니가 하시는 바늘보다 훨씬 힘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얼음은 바늘로 깨는 것이 진리 구나"

 

사소한 일이지만 암이라는 큰 명제 앞에 사소한 것을 소홀히 하거나 간과하는 일이 없는지 당사자와 보호자와 관련자 모두 살펴보고  또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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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는 스크랩 입니다  아래 도서(책) 소개에서 ]

 

만약 어린 아이를 잃고 비통해하는 엄마가 있다면, 우리는 그녀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사사로운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단편 소설이 있다.

 

여덟 번째 생일날에 차에 치어 뇌진탕을 일으킨 아들, 병원에서 며칠 밤을 새우는 엄마는 제 정신이 아니다.

 

맞춰 놓은 생일 케이크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런데 케이크를 찾아가지 않아 화가 난 제과점 주인은 밤마다 기분 나쁜 전화를 걸어온다. 결국 아이가 세상을 떠난 날, 기진맥진 슬픔에 잠겨 집으로 돌아 온 부모는 제과점 주인의 불길한 전화에 화가 나서 제과점을 찾아간다.

 

사정을 알게 된 제과점 주인은 “뭔가를 먹는 다는 건 좋은 일이요”라며 아이 엄마에게 자기가 만든 빵을 권한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이렇게 끝이 난다.

 

“그 빵을 삼키는 기분은 마치 현란한 형광등 불빛 속에서 시원한 햇빛 아래로 나온 것 같은 맛 이었다. 그들은 새벽이 밝아 올 때 까지 쉬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윽고 창문에 희미한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지만, 그들은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중략)

 

차라리 그게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삶은 우리의 정면에만 놓여있는 게 아니기에.

 

-어느 소설가의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