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여대생인 19세 L양은 가슴이 발달하지 않고 아직까지 생리를 한 적이 없다. 키는 164cm로 적은 편이 아니지만 몸매는 사춘기 이전의 초등학생 수준이다. 이런 상태에서 결혼이라도 할 수 있을지, 결혼은커녕 남자 친구를 사귀는 일조차 두렵다.
#사례2
대학병원 내분비내과를 찾은 P씨(22)는 중·고교 시절 변성기를 지나지 않아서 주위 친구들에게 놀림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동네 목욕탕에 가고 싶지만 성기가 초등학생들보다 작고 음모도 없어 엄두를 내지 못한다. 남성으로서 신체 발육이 없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사춘기의 성 발달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서 신체적으로 남성이나 여성의 성숙된 모습을 갖추지 못한 채 어른이 되는 질병이 있다. '칼만 증후군'(Kallmann's syndrome) 때문이다.
◆뇌의 시상하부에서 문제
정상적인 사춘기의 시작과 성 발육에는 청소년기에 몇 가지 내분비 호르몬의 분비와 조화가 필요하다. 첫째는 시상하부에서 'LHRH'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뇌하수체를 자극해야 한다. 둘째, LHRH 호르몬의 영향으로 뇌하수체에서 생산 분비되는 황체호르몬(LH)과 난포자극호르몬(FSH)이 원활하게 공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들 호르몬의 자극을 통해 남자는 고환에서, 여자는 난소에서 각각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을 생산한다. 이들 호르몬의 작용에 따라 남녀의 몸 안팎에 있는 생식기가 발달하고 정자생산, 배란 및 생리가 나타난다. 따라서 시상하부나 뇌하수체 그리고 고환이나 난소 중 하나라도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사춘기 발달이 없거나 불완전해진다.
칼만 증후군은 사춘기 발달 중 가장 첫 단계인 시상하부에 문제가 있는 질병이다. 1944년 미국의 유전의학자인 칼만 등에 의해 이름 붙여진 이 병은 남자가 여자에 비해 4배 정도 흔히 발생된다. 외국의 경우 남자 8천 명 당 1명꼴로 나타난다. 아직 국내에선 정확한 통계가 없다. 보통 가족들 사이에 유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특징
남자 아이의 경우 태어날 때부터 음경이 복강 내에 잠복해 있거나 크기가 왜소하다. 그 정도는 LHRH의 결함 정도와 비례한다. 또 사춘기 장애를 보이는 질환들과는 몇 가지 다른 특징이 있다. 첫째, 냄새를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거나 전혀 냄새를 식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후각을 담당하는 신경세포가 태생기에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 안면 기형 특히 구순열(언청이), 구개열(속언청이)이 나타나기도 한다. 셋째로 키나 몸무게는 정상적으로 성장해 왜소증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른 뇌하수체 이상으로 인한 질환과는 구분이 된다. 넷째, 성호르몬을 투여하면 정상적인 사춘기 발달이 일어나고 환자 대부분은 임신이 가능한 점도 고환이나 난소의 일차적인 결함에서 비롯된 질환들과는 다른 점이다.
◆진단과 치료
칼만 증후군을 진단하는 데는 몇 가지 검사가 동원된다. 우선 의사는 환자의 증상과 특징을 묻고 살펴본다. 그리고 황체호르몬, 난포자극호르몬 그리고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호르몬 모두가 감소되어 있는지를 혈액 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특징적인 신체 증상이 모두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질환들과 감별하기 위해 때에 따라 복합적 뇌하수체-자극검사나 뇌하수체 MRI 촬영 및 염색체 검사를 하기도 한다.
칼만 증후군의 치료는 임신을 원하는 여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임신을 원한다면 시상하부 호르몬인 LHRH를 펌프를 이용해 24시간 주사하거나 뇌하수체 호르몬인 LH, FSH를 격일마다 주사해야 한다. 이런 치료는 주사 약제가 비싸 치료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 치료는 간단하고 비용도 부담이 되지 않는다.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약제를 매일 복용하거나 주사제를 2~4주 간격으로 1회 주사하면 충분하고 여성의 경우 호르몬 약제를 복용하면 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김정국 경북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출처 매일신문
여대생인 19세 L양은 가슴이 발달하지 않고 아직까지 생리를 한 적이 없다. 키는 164cm로 적은 편이 아니지만 몸매는 사춘기 이전의 초등학생 수준이다. 이런 상태에서 결혼이라도 할 수 있을지, 결혼은커녕 남자 친구를 사귀는 일조차 두렵다.
#사례2
대학병원 내분비내과를 찾은 P씨(22)는 중·고교 시절 변성기를 지나지 않아서 주위 친구들에게 놀림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동네 목욕탕에 가고 싶지만 성기가 초등학생들보다 작고 음모도 없어 엄두를 내지 못한다. 남성으로서 신체 발육이 없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사춘기의 성 발달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서 신체적으로 남성이나 여성의 성숙된 모습을 갖추지 못한 채 어른이 되는 질병이 있다. '칼만 증후군'(Kallmann's syndrome) 때문이다.
◆뇌의 시상하부에서 문제
정상적인 사춘기의 시작과 성 발육에는 청소년기에 몇 가지 내분비 호르몬의 분비와 조화가 필요하다. 첫째는 시상하부에서 'LHRH'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뇌하수체를 자극해야 한다. 둘째, LHRH 호르몬의 영향으로 뇌하수체에서 생산 분비되는 황체호르몬(LH)과 난포자극호르몬(FSH)이 원활하게 공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들 호르몬의 자극을 통해 남자는 고환에서, 여자는 난소에서 각각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을 생산한다. 이들 호르몬의 작용에 따라 남녀의 몸 안팎에 있는 생식기가 발달하고 정자생산, 배란 및 생리가 나타난다. 따라서 시상하부나 뇌하수체 그리고 고환이나 난소 중 하나라도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사춘기 발달이 없거나 불완전해진다.
칼만 증후군은 사춘기 발달 중 가장 첫 단계인 시상하부에 문제가 있는 질병이다. 1944년 미국의 유전의학자인 칼만 등에 의해 이름 붙여진 이 병은 남자가 여자에 비해 4배 정도 흔히 발생된다. 외국의 경우 남자 8천 명 당 1명꼴로 나타난다. 아직 국내에선 정확한 통계가 없다. 보통 가족들 사이에 유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특징
남자 아이의 경우 태어날 때부터 음경이 복강 내에 잠복해 있거나 크기가 왜소하다. 그 정도는 LHRH의 결함 정도와 비례한다. 또 사춘기 장애를 보이는 질환들과는 몇 가지 다른 특징이 있다. 첫째, 냄새를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거나 전혀 냄새를 식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후각을 담당하는 신경세포가 태생기에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 안면 기형 특히 구순열(언청이), 구개열(속언청이)이 나타나기도 한다. 셋째로 키나 몸무게는 정상적으로 성장해 왜소증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른 뇌하수체 이상으로 인한 질환과는 구분이 된다. 넷째, 성호르몬을 투여하면 정상적인 사춘기 발달이 일어나고 환자 대부분은 임신이 가능한 점도 고환이나 난소의 일차적인 결함에서 비롯된 질환들과는 다른 점이다.
◆진단과 치료
칼만 증후군을 진단하는 데는 몇 가지 검사가 동원된다. 우선 의사는 환자의 증상과 특징을 묻고 살펴본다. 그리고 황체호르몬, 난포자극호르몬 그리고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호르몬 모두가 감소되어 있는지를 혈액 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특징적인 신체 증상이 모두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질환들과 감별하기 위해 때에 따라 복합적 뇌하수체-자극검사나 뇌하수체 MRI 촬영 및 염색체 검사를 하기도 한다.
칼만 증후군의 치료는 임신을 원하는 여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임신을 원한다면 시상하부 호르몬인 LHRH를 펌프를 이용해 24시간 주사하거나 뇌하수체 호르몬인 LH, FSH를 격일마다 주사해야 한다. 이런 치료는 주사 약제가 비싸 치료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 치료는 간단하고 비용도 부담이 되지 않는다.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약제를 매일 복용하거나 주사제를 2~4주 간격으로 1회 주사하면 충분하고 여성의 경우 호르몬 약제를 복용하면 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김정국 경북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출처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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