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어린 아이를 잃고 비통해하는 엄마가 있다면, 우리는 그녀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사사로운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단편 소설이 있다.
여덟 번째 생일날에 차에 치어 뇌진탕을 일으킨 아들, 병원에서 며칠 밤을 새우는 엄마는 제 정신이 아니다.
맞춰 놓은 생일 케이크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런데 케이크를 찾아가지 않아 화가 난 제과점 주인은 밤마다 기분 나쁜 전화를 걸어온다.결국 아이가 세상을 떠난 날, 기진맥진 슬픔에 잠겨 집으로 돌아 온 부모는 제과점 주인의 불길한 전화에 화가 나서 제과점을 찾아간다.
사정을 알게 된 제과점 주인은 “먼가를 먹는 다는 건 좋은 일이요”라며 아이 엄마에게 자기가 만든 빵을 권한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이렇게 끝이 난다.
“그 빵을 삼키는 기분은 마치 현란한 형광등 불빛 속에서 시원한 햇빛 아래로 나온 것 같은 맛 이었다. 그들은 새벽이 밝아 올 때 까지 쉬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윽고 창문에 희미한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지만, 그들은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중략)
차라리 그게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삶은 우리의 정면에만 놓여있는 게 아니기에.
-어느 소설가의 글 중에서-
'교류의 장 > 쉬어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나무처럼 살고싶다 (0) | 2008.09.17 |
---|---|
상처없는 새가 어디 있으랴? (0) | 2008.09.15 |
기러기는 낙오하는 친구를 위해 동반하강한다 (0) | 2008.09.10 |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 이해인 (0) | 2008.08.29 |
길 이야기 (0) | 2008.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