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승남‘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4명 중 1명이 암으로 죽고, 연간 10만 명의 암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잘 먹고 잘 살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 서울대 의대 졸업 후 줄곧 대체의학을 연구해온 가정의학전문의 이승남 원장이 일러주는 항암 식품 & 생활법. |
자연에서 나고 자란 것은 상처가 나더라도 곧 스스로 아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한창 자랄 나이의 아이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넘어지고도 어느 틈엔가 상처가 금세 아물어 다시 뛰어놀곤 한다. 암을 물리치는 가장 좋은 웰빙법은 타고난 이 자연치유력과 면역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다.
대체의학 전문병원으로 유명한 멕시코 티후아나의 오아시스 병원에서는 현대의학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암환자나 수술조차 할 수 없는 환자들을 유기농 식품과 비타민 보충요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환자 자신의 면역력을 키워 스스로 암을 물리치도록 하는 것. 환자들의 식단을 보면 여러 가지 유기농 야채와 과일, 빵이 주식이고, 빵도 흰 밀가루빵이 아니라 거친 호밀빵과 잡곡빵이다. 먹을거리를 통해 암을 물리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10년 동안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1.5배나 높아졌다. 국민 4명 중 1명이 암으로 죽고 연간 10만 명의 암환자가 생겨난다. 이렇게 암이 득세하게 된 데는 척박해지고 오염된 생활환경 탓도 있지만, 먹을거리 탓도 크다. 온 세상을 바꾸기보다는 당장 오늘 저녁 찬거리 바꾸기가 훨씬 쉬운 일. 암 예방에 효과적인 먹을거리를 알아보자.
암 예방하는 토마토의 붉은색, 포도의 보라색, 올리브오일의 초록색…
미국 암학회에서도 권고했듯, 암 예방엔 야채와 과일이 명약 중에 명약이다. 야채와 과일에 빛깔을 내는 색소 성분이 식욕을 돋우고 항암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암 예방의 첫 번째 비결은 바로 색이 짙고 화려한 야채와 과일을 자주 먹는 것이다. 식물의 색소는 주로 껍질에 모여 있으므로 잘 씻어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토마토 요리를 일주일에 10번 이상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45%나 낮다. 토마토의 붉은 색소인 리코펜 때문이다. 리코펜은 암 유발물질이 형성되기 전에 위험인자를 몸 밖으로 빼내는 작용을 한다.
대표적인 보라색 과일인 포도껍질에 든 보라색 색소 플라보노이드는 혈액에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줘 심장병과 동맥경화 예방에 효과가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의 연구에 따르면 포도주스와 포도주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의 효과가 특히 좋다고 한다. 가지에 든 나스닌(자주색), 히아신(적갈색)은 지방질을 흡수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지 않도록 한다.
올리브오일의 초록색은 올레산 때문이다. 올레산은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여주고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의 수치는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짙은 녹색의 양배추에는 비타민 B1과 B2가 풍부하며, 200g이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량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브로콜리에 든 설포라페인은 특히 항암효과가 뛰어나다.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없애는 효과도 있다. 브로콜리는 꽃봉오리보다 줄기에 영양과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다.
노란색 카레에는 코리앤더, 터머릭 등 여러 종류의 향신료가 있는데 이 성분들이 위를 튼튼하게 해주고 항산화효과를 낸다. 일본 구마모토대의 연구에 따르면 카레 원료인 인도산 생강과 색소성분인 쿠르쿠민은 종양을 키우는 단백질을 억제한다.
마늘은 한국인 암 발생률 1위인 위암 예방에 가장 좋은 식품으로 손꼽힌다. 단 매운맛이 속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속이 쓰린 사람은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알리신을 비롯해 마늘에 함유된 다양한 항산화물질이 암이나 동맥경화 등의 주범으로 꼽히는 활성산소를 강력히 억제한다. 덕분에 혈압도 낮아지고 피를 맑게 해 중풍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음식뿐만이 아니다. 물 역시 중요하다. 우리 몸의 약 70%는 수분으로 이뤄져 있으니 살아 있는 물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몸속 물 관리만 잘해도 발암물질이 암세포로 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 목이 마르다는 신호가 왔을 때는 이미 몸에 물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물은 발암물질을 희석하는 작용을 한다. 즉 발암물질이 몸에 들어왔다고 해서 바로 암이 생기는 건 아니고 어느 정도 뭉치고 쌓여야 암세포가 만들어지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농도다. 물을 많이 마시면 이 농도가 낮아져 암세포가 만들어질 수 있는 농도에 이르기 어렵다. 따라서 물을 하루에 적어도 1.5ℓ는 마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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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대표식품 버섯, 콩, 해조류…
암도 사람처럼 각기 특징이 있고 성격도 다르다. 그러니 암이 싫어하는 음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음식은 골고루 먹어야 하지만 내 몸에 맞는 음식, 내 몸이 처한 상황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녹차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억제에 한몫한다. 일본 도쿄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녹차에 함유된 카테킨의 주성분인 EGCG(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가 위암과 십이지장암을 강력히 억제한다.
양배추는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에 좋다. 양배추에 함유된 비타민 U는 상처난 점막의 회복을 도와주고 비타민 K는 궤양으로 인한 출혈을 막는다. 또한 양배추 속에는 소화효소가 충분히 들어 있어 위장장애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한다. 그러나 날것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소화흡수가 잘 안 되므로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먹고, 생즙은 차지 않게 조금씩 마시는 게 좋다.
엽산과 비타민 B12는 특히 폐암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일본 도쿄대의 임상실험 결과 폐암의 전암 단계 환자들에게 많은 양의 엽산과 비타민 B12를 투여하면 세포를 정상세포로 환원시켜 폐암으로의 진전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유지에 필요한 엽산의 일일 섭취량은 200~400㎍이지만 폐암을 예방하려면 이보다 훨씬 많이 섭취해야 한다. 엽산은 시금치와 같은 녹색 잎채소, 소와 돼지의 간, 감자, 아스파라거스, 콩, 고구마, 브로콜리 등에 풍부하다. 엽산은 열에 약하므로 살짝 데치거나 녹즙으로 먹는 것이 좋다.
송이버섯에 든 MAP라는 물질은 암세포만 골라서 집중공격하기 때문에 항암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불로초로 알려진 상황버섯은 간암과 소화기 계통의 암에 효능이 있다. 표고버섯은 암과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양송이버섯은 암이 만들어지는 단계를 억제하며 느타리버섯은 항암효과는 물론 항암치료로 인한 탈모, 구토, 설사 등 부작용까지 줄여준다. 이처럼 대부분의 버섯에 항암효능이 있는 까닭은 베타글루칸이라는 다당류가 우리 몸의 고유 면역력을 증가시켜 암을 예방하고 암세포가 자라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버섯은 하루 30g, 표고버섯의 경우 하루 2~3개 정도 먹으면 적당하다.
미역이나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에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물에 담그면 생기는 미끌미끌한 물질이 바로 이 식이섬유다. 이 중 U-푸코이단이란 물질은 암세포가 스스로 자살하도록 만드는 아폽토시스를 유발하는데 이것은 정상세포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의 자멸만 유도한다.
등 푸른 생선에 함유된 DHA와 EPA는 대장암을 예방하며 암세포의 전이와 증식을 억제해 병세가 악화되는 것을 막아준다. 생선조림의 경우 아주 싱겁게 해서 국물까지 먹어야 국물에 우러난 DHA를 섭취할 수 있다.
햄·소시지 물에 데치면 발암물질 제거
아무리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해도 조리방법에 문제가 있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비타민 C가 풍부한 야채를 푹 삶아 먹거나 버섯을 물에 오래 담갔다 먹으면 아무런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비타민 C는 열에 약하고 버섯의 항암성분은 물에 쉽게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음식을 먹는가’ 못지않게 ‘어떻게 조리하는가’도 중요하다. 평소 식사를 준비할 때 몇 가지만 신경 써도 영양소의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첫째, 발암물질을 없앤다. 야채나 과일의 경우 농약이 문제다. 우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식초를 한 방울 떨어뜨리거나 숯을 넣은 물로 씻는 것도 좋다. 농약이 녹아 나올 수 있으므로 물기는 확실히 없애준다. 감자나 당근처럼 뿌리를 먹는 야채와 과일은 껍질을 두껍게 깎아내고 배추, 상추, 양배추의 바깥쪽 잎은 떼어낸다. 모든 식품에는 항암성분과 발암성분이 함께 들어 있다. 다만 얼마나 들었는지, 없앨 수 있는지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어떻게 요리하는가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햄이나 소시지에는 아질산나트륨이라는 발암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은 끓는 물에 잠깐 데치기만 해도 어느 정도 제거된다.
둘째, 항암성분을 지켜라. 항암효과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재료가 갖고 있는 항암성분을 조리과정에서 잃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비타민 C는 아주 강력한 항산화물질이지만 쉽게 파괴된다. 때문에 전자레인지를 이용하거나 찌거나 볶으면 어느 정도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등 푸른 생선을 요리할 때 참기름을 넣으면 DHA와 EPA 등의 필수지방산이 파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토마토 속에 든 리코펜은 폐암 예방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데 익혔을 때 최고 7배까지 증가하므로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잘 먹더라도 마음자세가 달라지지 않으면 암도 떠나지 않는다. 긍정적인 마음자세는 암세포의 천적이고, 약간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생활의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매일 새롭게 생겨나는 암세포를 완전히 없애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몸에 남은 암세포 중 일부가 자라기 시작해 끝내는 암이 된다. 스트레스를 쌓아놓고 사는 성격이야말로 암을 키우는 요인인 셈이다.
암 물리치는 ‘웃자! 놀자! 잊자!’
사람의 성격 중에서도 암이 좋아하는 성격이 있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암에 쉽게 걸릴 것 같지만 실은 정반대다. 실제로 암에 잘 걸리는 성격은 화를 혼자 속으로 삭이는 사람이다.
‘웃자! 놀자! 잊자!’ 이 세 가지만 지켜도 암이 우리 몸에 얼씬도 못할 것이다. 미국에서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에겐 하루 종일 코미디 영화를 보여주고 다른 한 집단에겐 슬픈 영화를 보여주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다음날 항체검사를 해봤더니 코미디 영화를 본 학생들의 항체가 슬픈 영화를 본 학생들보다 최고 2백 배까지 높았다. 그만큼 웃음은 우리 몸의 명약이다. 그러나 흐뭇한 미소 정도로는 면역력을 키우는 데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1분 동안 큰 소리로 웃으면 100m를 달린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
세상이 하도 빠르게 돌아가고 시간에 쫓기다보니 마땅히 운동할 짬을 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바쁜 일정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내기 힘들면 평소 빨리 걷기와 스트레칭으로 필요한 운동량을 채울 수 있다. 보폭을 크게 하고 평소보다 3배 가량 빨리 걸으면 운동효과가 있다. 마음껏 노는 것도 건강유지 비결이다. 신나게 놀고 웃다보면 저절로 스트레칭 효과가 나타나 신진대사도 활발해지고 면역력도 길러진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똑똑하다는 얘기를 듣겠지만, 나쁜 일을 잘 잊는 사람은 건강하다는 말을 들을 것이다. 한번 잘못한 일을 가지고 계속 고민하고 걱정하면 밤에 잠도 안 오고 다른 일에도 집중할 수 없다. 결국 스트레스가 잔뜩 쌓여 암이 좋아하는 몸 상태가 돼버린다. 따라서 적당히 잊고 사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문의·강남 베스트클리닉(02)592-4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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