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을 내리게 한다가 아니고 내린다
모든 병의 원인이 냉기와 과식이란 것은 앞에서도 말했습니다만 고혈압도 그 예외는 아닙니다. 냉기가 혈관을 수축시켜 그로 인해 혈행장해(血行障害 : 피의 흐름을 방해해서 해가 되게 함)가 생기는 것이 모든 병의 잠재요인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고혈압은 곧 그 전형적인 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또 하나의 원인인 과식도 결코 무관한 것은 아닙니다. 과식하면 혈액 중의 중성지방(中性脂肪 : 몸속에 있는 흔한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등이 증가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한 혈액은 끈끈해서 잘 흐르지 않습니다. 그밖에 핏속의 지방은 혈관벽에 쌓여서 혈관내강(血管內腔 : 혈관의 공동(空洞))이 좁아집니다. 끈끈한 혈액이 좁은 혈관 속을 흐르기 때문에 더욱 흐르기 어렵게 됩니다. 냉기로 혈관이 좁아진 데다가 이러한 나쁜 조건들이 겹치면 더욱 혈액의 순환장해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따라서 말초혈관까지 충분한 양의 피를 공급하려면 혈압을 높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고혈압이라고 몸의 컨디션이 나빠지는 것은 아니고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면 내장기능(內臟機能)이 나빠지기 때문에 혈압이 올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고혈압은 몸에 그 필요성이 생겨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때문에 이것을 본래 상태로 돌리기 위해 혈관을 본래의 모양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렇게 되면 혈압은 자연히 내려갑니다. 혈압을 내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혈압이 스스로 내려가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과식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식욕대로 먹고 비대체(肥大體 : 뚱뚱한 몸)가 된 뒤 혈압을 내려가게 하려면 그것은 곧 대주가(大酒家)가 술을 폭주하면서 간장병을 고치려는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과식을 하지 말고 고지방혈증(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많은 상태)이 나으면 끈끈했던 혈액모양이 변해서 원활하게 흐르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혈관벽 지방의 축적도 줄어 혈관내강도 넓어집니다. 게다가 냉기를 없애는 반신욕을 계속하면 차츰 혈관수축이 개선되고 혈액이 잘 흐르게 됩니다. 그러면 혈압은 자연히 내려갑니다. 이것은 혈압을 내려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혈압이 스스로 내려가는 현상입니다. 이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고혈압 치료의 가장 중요한 요점입니다.
♨혈관이 열려 온몸의 혈류(血流)가 좋아진다
반신욕의 실행방법은 앞에서도 말했지만 중요한 것은 미지근한 물에 명치끝에서 아래쪽을 꽤 오랜 시간 담그는 것입니다. 탕의 온도는 체온보다 좀 높을 정도의 37∼38도가 좋습니다.
목욕을 시작할 때는 먼저 탕속에 발을 적십니다.(반대로 수영할 때는 우선 머리를 물에 적신다) 그럼으로써 상반신의 체온이 높고 하반신의 체온이 낮아지는 체온의 상하차(냉기)를 어느 정도 조절하는 것입니다. 욕조에 들어가면 명치끝 아랫부분만 탕속에 넣습니다. 중요한 것은 명치끝에서 위쪽을 오랫동안 탕속에 넣지 않도록 하고 물론 팔도 탕속에 넣어서는 안됩니다.
명치끝에서 위를, 팔이나 어깨까지 탕속에 담그는 전신욕이면 하반신보다 상반신의 체온이 높아지기 때문에 냉기의 해소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명치끝에서 아래쪽만 탕속에 넣는 것이 곧 두한족열(頭寒足熱)의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습관이 되지 않으면 상반신이 춥게 느껴지지만 참고 견뎌야 합니다. 하지만 불편하면 때로는 20∼30초 동안 어깨까지 살짝 뜨거운 물로 적셔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곧 몸속의 芯(등심)이 따뜻해지면서 머리나 얼굴, 탕 밖에 내놓은 팔에서도 땀이 나옵니다. 여기까지 하면 확실히 전신욕보다는 몸이 따뜻해 옵니다. 그리고 혈관이 열리고 온몸의 혈류가 잘 돌기 때문에 당연히 혈압은 내려갑니다.
♨목욕은 고혈압에 최선의 약(藥)
고혈압인 사람들이 가끔 목욕탕에서 넘어졌다는 얘기를 잘 듣습니다. 그것은 실내가 춥다든지 뜨거운 탕속에 갑자기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 온도차(溫度差)에서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뜨거운 탕은 자율신경(自律神經 : 혈관이나 내장을 지배하는 신경)의 교감신경계(交感神經系)를 긴장시키기 때문에 피부혈관이 갑자기 수축하여 혈압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게다가 어깨까지 물을 뒤집어쓰면 욕조의 수압까지 가해져서 말초혈관에 흐르는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해 더 혈압이 올라갑니다. 좀 있으면 피부표면만 따뜻해지고 몸의 심(芯 : 등심)은 차가운 대로지만 탕에서 나오면 또 몸이 차가워져서 이번에는 한랭 자극으로 혈관이 수축합니다. 거기서 또 한번 뜨거운 탕속에 들어가면 다시 교감신경을 긴장시켜 혈관이 수축합니다. 고혈압인 사람이 혈관을 이렇게 자주 흔들어 놓으면 사고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여겨집니다.
이러한 목욕 중의 사고를 자주 듣는 까닭에 '목욕은 고혈압에 나쁘다'고 오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사실은 목욕방법에 따라서 목욕은 고혈압에 있어서 최선의 약이란 것을 알아야 합니다. 되풀이 하지만 뜨거운 탕에서 천천히 명치끝 아랫부분만 담그는 반신욕을 하여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냉기가 없어지고 미지근한 탕은 뜨거운 탕과는 대조적으로 부교감신경(副交感神經)을 긴장시키기 때문에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이 스스로 내려가게 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