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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게시판

스크랩 쓰러지는 응급실 의사들… 야간 당직 반복에 심근경색으로 중환자실 입원도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5. 3. 17.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의료진 인력부족 관련 안내문이 띄워져 있다/사진=연합뉴스
전공의 이탈 이후 비상진료체계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응급의학과 의료진의 ‘번아웃’이 심화하고 있다. 50대 의료진들이 반복되는 야간 당직으로 쓰러지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50대 의료진 차례로 쓰러져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유인술 교수가 최근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년을 몇 달 앞둔 그는 전날까지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야간 당직을 선 후 진료 중 갑자기 심근경색이 발병해 응급 시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주까지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었던 유 교수는 지난 7일에 퇴원했다.

잦은 당직으로 쓰러진 응급의학과 의료진은 유 교수 뿐만이 아니다. 원광대병원 응급의학과 A교수는 지난 5일 경, 응급실에서 환자를 보다가 극심한 두통을 느껴 곧바로 CT(컴퓨터단층촬영)를 실시했고 이후 뇌경색을 진단받았다. 그는 한 달에 최대 10일 이상 당직 근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달 중 10일 이상을 24시간 근무를 한 셈이다. 대전을지대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50대 정형외과 B 전문의도 당직을 서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명 더 그만두면 권역도 운영 제한”
이처럼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외래 진료에 야간 당직까지 도맡은 응급실 의료진들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공의들을 대신한 전임의들까지 과중한 업무 부담, 사법리스크 등으로 응급실을 관두면서 시니어 의료진들이 버티다 떠나거나 쓰러지는 형국이다.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양혁준 교수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줄면서 로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에선 정년을 앞둔 응급의학과 교수들이 한 달에 수차례 당직을 서다 안 되겠어서 응급실을 부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증 환자들이 방문하는 응급·외상의 최후 보루인 권역응급의료센터도 다르지 않다. 의료진 한 명이 떠나면 24시간 운영이 어려운 센터가 많다. 실제로 서울 서남권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이대목동병원은 인력 부족으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응급실을 축소 운영했다.

서울 동남권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최한조 교수는 “전공의 이탈 후 응급실 의료진이 절반가량 줄었는데 여기서 한 명이라도 더 그만두면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한 날짜가 생긴다”라며 “자녀를 계획한다고 그만둔다던 의료진을 붙잡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인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법 리스크 완화 필요”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는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다만 인건비가 중요했으면 이미 응급실은 의료진으로 넘쳐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연봉을 1억 이상 올려 공고를 내도 지원이 없다”라며 “이는 응급의학과뿐 아니라 마취과, 순환기내과 등 배후 진료를 맡고 있는 모든 진료과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수과 의료진들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가 송사에 휘말리는 현실에 낙담한 상태”라며 “사법 리스크만 줄어들어도 많은 필수과 의료진들이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료인의 사법 리스크는 응급실 의료진이 현장을 떠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실제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21명 가운데 12명이 의료 소송으로 인한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정부는 필수의료 종사 의료진에 대한 사법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가칭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세우고 중과실 여부를 판단해 필요한 경우 의사 기소 자제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환자 단체는 불기소 처분이 남발돼 피해자의 권리가 크게 악화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3/11/2025031103243.html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