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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수술

스크랩 [의학칼럼] 심각한 허리 통증 유발하는 '급성 허리디스크'… 수술만이 답은 아냐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12. 17.



 
강서K병원 척추센터 김문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얼마 전 40대 여성 환자가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울면서 병원을 찾았다. 운동을 위해 시작한 줌바댄스 도중 갑자기 허리가 아파 참지 못하고 병원으로 왔다고 했다. 증상만 봐서는 급성 허리디스크가 의심됐다. 급성 허리디스크는 갑작스러운 충격 등의 원인으로 디스크가 갑자기 뒤로 밀리면서 심각한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X-ray와 MRI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급성 허리디스크였다. 다행히 MRI 상에서 디스크 탈출은 심각해 보이지 않았다. 환자는 너무 아파서 당장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울며 물었다. 많은 환자분들이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으면 무조건 수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디스크 환자들이 수술하지는 않는다.

허리디스크의 정확한 진단명은 '허리 추간판 탈출증'이다. 디스크는 우리말로 추간판이라 하며, 척추체와 척추체 사이에서 높이를 유지해주고 머리서부터 내려오는 신체의 하중을 견디게 도와주는 스프링 같은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다. 환자분들이 디스크라고 말하는 진단명은 대부분 '추간판 탈출증'을 의미한다.

추간판 탈출증은 추간판이 지속적인 하중 및 압력을 견디다 못해 신경관 공간으로 일부가 탈출한 상태다. 환자들은 디스크라는 말을 들으면 ‘무조건 수술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추간판의 탈출에도 여러 단계가 있어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에서부터 시술, 수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추간판 탈출증의 근본적인 해결법은 튀어나온 추간판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론상으로 가장 효과적인 해결법이지만, 무조건 추간판을 제거하자고 권하는 의사는 없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 추간판은 척추체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무리하게 제거를 시도했다가는 오히려 척추체 간의 높이가 낮아져 통증을 유발하거나 추간공 협착과 같은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간판 탈출 정도에 따라 신경외과 전문의와 면밀하게 상담한 후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약물치료나 주사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나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증상이 충분히 개선되기도 한다. 앞서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40대 환자는 추간판 탈출이 심하지 않아 '경피적 신경 성형술'을 시행하기로 했다. 환자는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피적 신경 성형술은 척추의 끝부분에 있는 큰 삼각형 모양의 뼈인 천골과 꼬리뼈 사이 천골열공(엉치뼈틈새, Sacral hiatus)를 통해 기구(특수 카테터)를 삽입해 병변 부위의 유착을 풀고 염증을 완화할 수 있는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다. 일반적인 신경주사와 달리 엎드린 자세에서 C-arm(투시촬영 장치)으로 실시간 병변에 약물이 들어가는 위치를 직접 확인하기 때문에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시술 시 기구 삽입을 위해 다소 큰 바늘을 사용하게 되는데 부분마취를 하더라도 통증을 크게 느낄 수 있다. 통증에 민감한 환자들의 경우 척추의 경막외 공간에 약물을 주입하여 통증을 완화하는 경막외 차단술을 시행한 후 시술을 진행하거나, 수면유도제를 이용하기도 한다. 실시간 C-arm(투시촬영 장치)에 의존하여 시술하기 때문에 유착 박리 과정에서 신경 손상을 배제할 수 없어 다양한 임상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고 진행해야 한다. 시술 후 2~3일간은 약물이 흡수되는 과정에서 뻐근함이 느껴질 수 있다.

신경 성형술은 환자에 따라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이 다르다. 약물이 직접 병변에 작용하는 시술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튀어나온 추간판을 제거하거나 들어가게 하는 시술은 아니기 때문에 효과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술 후 상태가 좋아졌다고 해서 완치라고 여기기보다는, 증상이 좋아진 상태에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경피적 신경 성형술을 받고 난 후 환자는 허리 통증이 확연히 좋아졌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허리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역할 못지않게 환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추간판 탈출증 치료는 의사의 몫이지만 치료 후 허리 건강을 유지하고 지키는 것은 개인의 몫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자.

(*이 칼럼은 강서K병원 척추센터 김문규 원장의 기고입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2/13/2024121301024.html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