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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국내외 암관련 시설

스크랩 연세의료원, 초고난도질환 환자 치료하는 '최상급종합병원' 기준 만든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11. 22.

연세의료원 전경/연세의료원 제공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넘어 초고난도질환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입니다.”

금기창 연세의료원장이 19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연세암병원 개원 때부터 4차병원을 표방, 중증난치질환 환자를 치료해왔다”면서 “앞으로는 정밀의료를 더 고도화하고 신의료기술도 적극적으로 도입해 최상급종합병원의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진료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술이전 등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 경영 안정화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중입자, 로봇 수술 등 신의료기술 도입 선례
연세의료원은 국내 최초로 중입자치료, 로봇수술 등 신의료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중증난치질환 치료를 선도해왔다.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중입자치료의 경우 이달 초까지 전립선암 378명을 비롯해 췌담도암 45명, 간암 6명, 폐암 8명이 치료를 마쳤다. 지금까지 심각한 부작용 보고는 없었다. 내년 상반기 회전형 치료기를 추가로 가동하면 두경부암 등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치료 환자 수도 늘어나게 된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세계 최초 단일기관 로봇수술 4만례 달성을 비롯해 로봇수술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 많은 전문분야에서 세브란스의 술기가 국제표준이 되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존슨앤존슨과 차세대 수술로봇, 디지털 수술 플랫폼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폐암과 위암 등 암 분야에서 다국가 임상연구 결과를 세계적 학술지에 게재하며 암 치료를 주도하고 있으며, 심장혈관분야와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분야에서도 우수한 논문을 NEJM이나 JAMA, 란셋 등 세계적 학술지에 발표하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앞으로 정밀의료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올해 5월에는 희귀유전성 질환의 진단과 치료, 연구를 위해 임상유전과와 소아신경과 등 17개 진료과 22명의 전문의가 참여한 하님정밀의료클리닉을 개소한 바 있다. 여기에 신의료기술의 선제적 도입을 위한 제도나 지침 등도 마련한다.

금기창 의료원장은 “글로벌 임상연구를 주도하고 신의료기술 등 혁신의료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초고난도 중증질환자들이 세브란스에서 진료를 못 받는 상황이 없도록 시스템도 전면 개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병원의 모든 기능을 초고난도질환 치료 기반으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의료원 산하 각 병원은 기존의 일반·단기병상의 비중을 줄이는 등 중증질환 중심으로 인프라를 전환하고 있으며, 전문의 중심 진료체계 구축 TF도 구성했다. TF를 중심으로 각 병원은 전문의 비율을 확대하고 입원전담전문의를 활성화하는 등 전문의 중심 진료체계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진료 수익률 –0.5%, 수익구조 다변화 통해 경영 안정화 불가피
지난해 의정갈등이 생기기 전 기준으로 연세의료원의 의료 수익률은 -0.5%였다.  현 의료 체계에서는 진료만 봐서는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로, 수익구조 다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의정갈등이 시작된 올해의 경우 의료 수익으로 상반기만 1200억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된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에 참여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경영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연세의료원은 연구기술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수익구조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먼저 R&D 기획서비스나 연구 수주 역량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지원 그룹을 신설하는 등 연구지원시스템도 고도화했다. 데이터연구 활성화를 위해 디지털헬스 인프라를 강화하고, 신진교수의 연구정착을 위한 지원금도 올해 상반기에만 16억원 넘게 지원했다. 맞춤형 전담특허사무소 제도를 운영하고, 특허나 기술이전 관련 전문인력 육성, 교수창업 컨설팅도 지원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올해 10월까지 305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기술이전은 23건으로 계약액은 117억 원에 이른다.

연세대 바이오헬스기술지주회사는 지난해 전·현직 동문들로 구성된 기부형 펀드 ‘세브란스 MD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하고 투자기관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민간투자사와 의료원 최초의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벤처투자조합은 국내 최초의 산학협력 펀드이자 대학 동문 네트워크 기반의 펀드로, 우수한 기술과 사업성을 보유한 바이오헬스 분야의 유망기업을 발굴해 세계적인 바이오헬스기업으로의 성장을 지원한다. 투자 수익 일부는 학교의 R&D에 재투자해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 지금까지 약 90억원의 투자금액을 운용하며, 11개 기업에 투자했다. 현재 투자기업의 총가치는 203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연세대 교수창업 벤처들도 포함된다.

금기창 의료원장은 “특허와 신의료기술 등 연구개발 기술을 통한 수익이 미래의료를 위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거액모금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기창 의료원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세의료원 제공

◇신축 의과대학 건립 추진… 융합연구 위한 연구동 조성도 논의
연세의료원은 의과대학을 연세대 알렌관 부지로 확장 이전한다. 신축 의대는 지하 6층부터 지상 7층으로 건물연면적은 7만7815㎡다. 기존 의대 대비 실사용면적이 50% 늘어나게 된다. 강의실은 토론식 수업을 위한 소형강의실과 임상실습을 대체할 트레이닝센터, 디지털정보센터 등이 들어선다. 여기에 융합연구와 글로벌 연구경쟁력 확보를 위한 융합연구공간도 조성된다.

이런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의사과학자 양성과 융합연구를 활성화한다. 연세대 의과대학은 10여 년 전부터 의과학자 양성을 위해 학부와 대학원, 신진교수를 대상으로 전주기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지난해까지 327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부족한 연구공간도 확충한다. 연세의료원의 연구실적은 10년간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지난해인 2023년 진행된 연구는 1,090개로 2013년의 660개보다 1.7배 늘어났다. 연구비 역시 지난해 1,650억원으로 2013년(710억원) 대비 2.3배나 증가했다. 연구원 수도 대폭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족한 연구시설 확충과 타분야와의 융합연구를 통한 기술발전을 위해 연구동 건립도 계획 중이다.

한편, 연세의료원은 방글라데시와 중국 칭다오에 ‘세브란스’를 건립할 예정이다. 방글라데시에는 영원무역의 제안으로 1월 메디컬센터 기공식을 가졌으며, 2026년 개원이 목표다. 100병상 규모의 파일럿병원과 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의과대학과 간호대학 등이 들어선다.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에는 지하 1층에서 지상 8층, 300병상 규모의 칭다오 세브란스 재활병원(가칭)이 내년 10월 개원한다. 재활과와 중증의학과, 내과, 외과 등으로 구성되며 CT와 고압산소치료기, 로봇재활치료기 등 최신장비를 구비한다. 인천의 송도세브란스는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800병상 규모의 병원을 만들 계획이다.

◇정부 지원 절실… 전기세만 220억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지원에 대한 금기창 의료원장의 제언도 있었다.

금기창 의료원장은 “무엇보다 대한민국 의료가 정상화 되고 우수한 의료인력이 배출되기 위해 현 정부가 적극적으로 의정사태를 정리해야 한다”면서 “우수한 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기관의 체질 개선을 위해 필수의료를 포함한 의료수가의 현실화는 물론, 필수의료 전문의 확보를 위해 의료사고특례법 재고 등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병원에서 환자 진료를 위해 발생되는 비용을 공적인 비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요금을 예로 들며 환자 치료에 쓰이는 전기가 '산업용 전기세'가 아니라 가정에서 쓰는 전기와 같은 '일반용 전기세'를 적용받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연세의료원의 신촌지역 1년 전기세는 220억 원이 넘는다.

금기창 의료원장은 “최신 의료장비의 경우 전기 사용량이 많아 전기세 부담이 크고, 의료기관의 카드 수수료도 2% 정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이런 의료기관의 비용이 줄어들면 결국 그 혜택은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1/19/202411190225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