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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아토피

스크랩 팔 들기도 어려워… 목·어깨 근육 힘 빠진 게 중증질환 신호?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9. 27.

그래픽=김민선

46세 직장인 A씨는 매일 아침 출근할 때 습관적으로 주스를 사 마셨다. 식사도 밥 대신 우유와 같은 유제품으로 대체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러던 어느날부터 갑자기 머리를 빗기 어려울 정도로 목 주변과 어깨 근육에 힘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손가락 관절에는 붉은 발진이 생기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병원을 방문하니, ‘피부근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피부근염은 완치가 어려운 자가면역질환으로 암과 공존할 가능성이 높아 정밀 진단을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

◇근력 약화와 피부 발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피부근염은 골격근에 염증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인구 10만 명당 5~10명꼴로 발생하는 희소질환이지만 전조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다. 피부근염의 주요 증상은 근력 약화와 피부 발진이다. 근력 약화는 특히 목이나 어깨, 골반, 허벅지 등에서 나타나며 계단 오르기, 머리 빗기, 세수하기, 일어서기 등 일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

피부 발진은 눈꺼풀 주위에 보라색 발진이 나타나는 ‘헬리오트로프 발진’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팔꿈치나 무릎, 손목, 손가락 관절에 거친 붉은 발진인 ‘고트론 반점’ ▲목과 가슴, 등, 어깨에 붉은 발진 ‘쇼울 싸인’ ▲손바닥과 손가락 측면이 거칠어지고 갈라지는 ‘기계공손’ ▲피부가 태양 빛에 민감해지는 ‘광과민성’ ▲피부 아래 칼슘이 침착되는 ‘칼슘 침착증’ 등이 있다. 순천향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성수 교수는 “폐‧심혈관‧위장관에 심한 염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루푸스‧경피증‧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민선

피부근염은 아직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통상 자가면역질환은 유전적 소인과 함께 면역체계 이상, 환경적 요인, 암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환경적인 요인 중에서도 ‘위장관 세균의 불균형’이 면역체계 이상을 초래해 만성염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정 교수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 70~80%가 위장관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반복된, 잘못된 식습관이 위장관 세균을 불균형하게 만들고 이게 피부근염 발병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이외에 피로가 피부근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또 피부 자극을 피하기 위한 자외선 차단과 햇빛 노출 최소화, 보습, 실내 습도 유지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완치 어렵지만, 생물학적제제 등 치료 수단 늘어
피부근육염 진단은 피부 발진, 근력 약화 등의 증상을 바탕으로 혈액검사를 통한 근육 효소 수치 및 자가항체 확인, 근전도 검사, MRI 등 영상 진단 등으로 이뤄진다. 필요한 경우 근육 및 피부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다른 자가면역질환, 감염, 암 등 다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한 추가 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근육에 생기는 근이영양증, 전신경화증, 루푸스, 라임질환, 감염성 근염 등과 감별이 중요하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염증을 감소시키고 증상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약물 치료로 염증 감소를 위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 저항성이 있는 환자에게는 메토트렉세이트, 아자티오프린, 미코페놀레이트 모페틸과 같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리툭시맙 등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피부 증상 관리를 위해 항말라리아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근육의 힘을 유지하고 증진하기 위한 물리치료가 권장된다.

정 교수는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면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으므로, 철저한 감염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며 “약물 부작용과 질병 활성도 확인을 위해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수”라고 말했다.

◇전염되진 않지만… 암 공존 위험 높아
피부근염이 피부 발진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종종 감염이 되는지 궁금해하는 환자들이 있다. 피부근염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므로 전염되지 않는다. 다만 피부근육염 환자는 암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50대 이후에는 난소암‧폐암‧위암‧췌장암 등 특정 암이 공존할 수 있으므로, 피부근염을 진단받았다면 일정 기간 암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정성수 교수는 “많은 피부근염 환자에서 피부 발진이 초기 증상 중 하나로 나타나지만, 일부 환자는 근육 약화나 피로감 등 증상으로 먼저 진단을 받기도 한다”며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의심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에서 정밀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9/25/202409250078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