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보내는 편지>
우리나라에 보완통합의학으로 알려진 치료법은 어림잡아 수백여 가지나 됩니다. 침술, 동종요법(인체에 질병 증상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시켜 치료하는 방법), 최면요법, 마사지, 향기요법, 명상, 영혼 치유 등으로 다양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먹는 음식으로는 비타민, 프로폴리스, 숯, 버섯류, 미슬토, 포도요법 등 열 손가락으로 꼽기 어려울 만큼 많습니다. 이 중에는 효과가 검증돼 치료제나 의약품으로 인정받은 경우도 있지만, 아직 근거가 미약한 것도 많습니다. 투병에 성공하려면 수술이나 화학요법 등 기본적인 병원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그 이후 운동이나 내적 치유, 심신 요법 등 각종 보완통합의학적인 요법을 같이 써야 합니다. 다방면에서 암을 향해 진군해 들어가는 것이지요. “누구누구는 00으로 치료해서 다 나았대요.” 이런 말은 대부분 근거가 미약하고 거짓말인 경우가 많습니다. 투병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요법만으로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한 가지 요법만으로 성공을 거두고, 여태까지 몰랐던 깜짝 놀랄 만한 의학적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면 그 요법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사람을 혹하게 하는 요법들이 정말로 많기 때문이지요. 이들 가짜의 공통점은 설익은 의학 지식을 드러낸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숯이 인체의 독소를 해소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간장독 속의 숲이 불순물을 걸러내는 것처럼 인체에서도 숯이 필터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이를 믿는 사람들은 숯을 이용해 찜질도 하고, 목욕도 하고, 심지어 먹기도 합니다. 상황에 따라 그럴듯한 방법을 내세워 진짜 치료하는 것처럼 현혹하지요. 하루에 몇 숟가락씩 먹어야 한다느니, 뜨거운 물에 숯을 풀고 들어가서 10분 동안 반신욕을 해야 한다느니 하는 출처 모를 수칙을 내세웁니다. 숯이 몸 안에 든 숙변은 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암은 숙변이나 체내 독소 때문에 생긴 병이 아닙니다. 또한, 숯은 다른 음식물과 약의 흡수를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이 암 환자에게 아주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요법이 있지만, 검증 없이 대체의학에 합류할 수는 없습니다. 임상적으로 효과가 확인된 경우는 대개 약의 형태로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모두 단순 건강식품이거나 어쩌면 유해 식품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 효능이 인정된 경우는 몇 가지 없는데, 겨우살이에서 채취하는 미슬토를 이용한 미슬토 요법은 아직도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독일의 보완통합의학계에서는 널리 쓰이는 요법입니다. 완전히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침술의 경우 암 환자의 통증 조절에 다소의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동종요법은 대체 요법으로 많이 다뤄지지만, 암 환자에게는 크게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최면요법은 불안, 오심, 구토를 다소 억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명상과 묵상은 내적 평안에 도달할 수 있게 하고, 마사지와 향기요법은 긴장을 풀어줍니다. 이완과 시각화를 통해 암세포를 죽이는 것, 즉 면역세포가 싸워 이기는 상상을 함으로써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요. 반면 여러 가지 비타민을 먹는 것이 유행이긴 하지만, 비타민이 암을 줄인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는 잘 보고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의학계에는 보고돼 있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다 보니 모두가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설득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식이요법을 한다며 특정 식품을 많은 양 먹거나 특정 시간대에 맞춰 식사하는 요법도 있습니다. 심리적 위안과 같은 효과가 다소 있을 수 있겠지만, 가정 안에서 식단대로 완벽하게 따라 하기에는 힘들어 보입니다. 식단대로 따라 먹는다는 건 과학적인 인상을 줄 순 있으나, 실제 환자 삶의 질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종일 식단을 완벽하게 챙기는 것만 생각하다가 하루를 다 보내는 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환자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먼저 약을 잘 챙겨 먹는 겁니다. 그다음에는 건강한 음식을 가족과 함께 맛있게 먹는 겁니다. 경제적인 여건에 따라 건강 보조식품을 병용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의사와 상담한 후에 먹는 것이 현명합니다. 믿을 수 있는 걸 믿어야 합니다. 언제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9/13/2024091302164.html |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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