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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유에 도움/녹즙음용

스크랩 0칼로리 식혜라니… 제로 음료의 신세계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6. 23.

식혜/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얼마전 드디어 ‘제로’ 식혜를 손에 넣었다. 출시 뉴스를 듣자마자 편의점과 마트를 연신 들락거리며 냉장고를 들여다 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0칼로리 식혜라니 맛이 너무 궁금했다. 설탕의 대체 감미료들은 무열량인 대신 두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설탕에 비해 단맛이 너무 강하며 찝찝한 뒷맛이 남는다. 설탕이 그만큼 훌륭한 감미료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제로 식혜의 맛이 너무 궁금했다. 식혜는 엿기름, 즉 싹 틔운 보리를 말려 가루를 낸 것에 밥을 더해 삭혀서 만든다. 물론 설탕으로 단맛을 더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 전통적으로는 은은한 단맛이 매력인 음료이다. 과연 이런 단맛을 설탕보다 이삼백배까지 더 단 대체 감미료로 재현 혹은 모사할 수 있을까?

한편 대체 감미료의 두 번째 약점인 찝찝한 뒷맛은 과연 어떻게 극복했을까? 제로 음료수들을 출시되는 족족 마셔보면 개중 맛이 더 나은 제품들이 구분된다. 대부분이 그렇기는 하지만 탄산음료이며 오렌지나 포도, 사과, 심지어는 바닐라 같은 과일이나 향신료의 맛과 향을 적극적으로 썼다. 대체 감미료의 불쾌한 뒷맛을 가리는 것이다.

원체 콜라처럼 아주 단맛이 강하지도, 또 탄산음료도 아닌 식혜가 과연 제로 음료로 어떻게 거듭났을까? 어렵사리 구해 마셔본 결과는 일단 합격이었다. 대체 감미료의 한계가 안 느껴진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은은한 단맛은 잘 구현했고 불쾌한 쓴맛은 최대한 가렸다. 에리스리톨과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효소처리스테비아가 총출동해 단맛을 냈고 생강추출액이 뒷맛을 책임졌다.

엄밀히 말하자면 제로 식혜는 0칼로리는 아니다. 부산물인 밥풀 때문에 1.5리터들이 병이 20칼로리이다. 자체 공정을 통해 섬유질만 남겼다고 하는데, 식혜와 같이 넘어가거나 씹힐 때 질감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말하자면 이정도면 아주 완성도가 높은 제품이며 실적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5월 말 기준으로 출시 50일만에 300만개, 목표량의 네 배가 팔렸다고 한다.

대체 감미료를 활용한 무열량 음료는 그야말로 신세계를 열었다. 사카린을 필두로 한 대체 감미료의 역사는 187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65년에는 미국의 화학자 제임스 M. 슐레터에 의해 설탕보다 200배 단 아스파탐이 발견되어 1974년 미국 식약청의 승인을 받았다. 덕분에 1982년 다이어트코크가 출시되었다. 1886년 코카콜라가 상표 등록을 한 뒤 거의 백 년 만에 낸 신제품이었다.

그런데 대체 감미료는 건강에 해롭지 않을까? 사카린이 1977년 발암 가능성을 이유로 사용 제한이 되긴 했지만 1993년과 1995년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무해함이 입증되었다. 설탕과 달리 대체 감미료는 혈당을 올리지 않는다. 요즘 누구나 구매 가능한 연속혈당측정기로 자가 실험을 한 영상들이 유튜브에 널렸다. 한편 대체 감미료를 장기 섭취한 이후의 영향은 아직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다.

당분간 제로 음료는 승승장구할 것이며 그만큼 세계도 계속 확장될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마켓링크에 의하면 2022년 국내 제로 탄산 음료 시장 규모는 3683억원으로 2022년 924억원에서 4배 가량 증가했다. 편의점 GS25에 의하면 제로 음료의 매출 비율이 전체 탄산음료의 절반을 넘겼다고 한다. 서양 음료 뿐만 아니라 식혜까지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출했으니 추세가 자못 흥미롭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6/20/202406200218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