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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암환자를 위한 작은정보

[아미랑] ‘건강한 자신감’으로 가장 빛나던 순간 반추하기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5. 2.

헬스조선DB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조직행동학 교수인 대니얼 케이블의 글을 연재합니다. 스타트업 기업부터 글로벌 기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34세의 젊은 나이에 림프종 4기 선고를 받습니다.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힌 순간, ‘삶의 마지막에 내가 가장 아쉬워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답은 바로 ‘내 삶을 이렇게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였습니다. 이때부터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암도 극복했습니다.

아미랑이 대니얼 케이블 교수의 이야기가 담긴 책 ‘인생 전환 프로젝트’의 내용을 1인칭 시점으로 편집해 칼럼 형식으로 싣습니다. 암 진단 후에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암 경험자들의 주체적인 삶이 완성되도록, <인생 전환 프로젝트>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난번 글에 이어, ‘나의 인생 이야기’를 완성해나가는 방법 알려드립니다. 한 편의 이야기는 보통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단계로 구성됩니다. 지금껏 강조했던 여러분의 잠재력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기 시작했다면, 이제 자신감으로 이야기의 절정을 펴내야 합니다. 이야기를 탄탄하고 짜임새 있게 완성하려면 책 속에 건강한 자신감을 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암을 진단받으면 갑작스럽게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찾아옵니다. 머리카락과 눈썹이 한 움큼씩 빠지기도 하고 좋아했던 음식인데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나 식사의 즐거움을 잃기도 합니다. 예전 같지 않은 체력에 조금만 움직여도 지치기 일쑤입니다. 일시적이지만 좋아했던 것이나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돼 위축되고 자신감을 잃기도 쉽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저도 모르게 암 진단 전과 진단 후의 나 자신을 분리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암 진단 이후 엄습했던 죽음에 대한 공포가 옅어지기 무섭게, ‘내가 아닌 나’에 대한 이질감과 두려움이 느껴졌습니다. 이때 저는 건강한 자신감을 활용해 이 상황을 극복했습니다.

건강한 자신감은 무엇일까요? 바로 나의 가장 가치 있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건네는 칭찬을 통해 건강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인간은 칭찬에 인색하며 특히 자기 자신의 특별한 강점을 찾는 것에는 더욱 소질이 없습니다. 아직 자기 자신을 칭찬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시작해 보세요.

“나는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 출 때 그 누구보다 즐거워 해!”

“손가락이 못생겼는데도 피아노를 제법 잘 쳐서, 남편이 내 피아노 연주 소리를 좋아해.”
“정리정돈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하는 마법의 손이지.”


건강한 자신감을 찾는 과정이 낯설게 느껴지고 뭔가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계속 이어가세요. 나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내면과의 연결 고리가 끈끈해지고 더 나은 나로 나아갈 수 있는 자기계발의 원동력이 생깁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긍정적 자기 확신’이라고 합니다. 자신감이 생긴 이후 따라오는 긍정적이고 행복한 기분은 덤이고요.

칭찬만으로는 건강한 자신감을 되찾는 게 어렵다면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느꼈던 최고의 순간을 대여섯 개 정도 떠올려 보세요. 꼭 무언가를 성취했다거나 경쟁에서 승리했던 상황만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큰 흥미를 느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했던 취미생활이라든지 처음으로 혼자 떠났던 여행 속 내 모습 등 스스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순간이면 충분합니다. 아주 오래 전 있었던 일도 괜찮습니다. 가족, 친구, 혹은 누군가에게 내 기술이나 관심사를 활용했던 순간도 여러분을 빛나게 하는 하나의 순간입니다. 생각을 구체화하는 게 어렵다면 종이와 펜을 들고 20분간 브레인스토밍 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깨달은 순간들을 녹여낸 이야기는 여러분의 자아로 자리 잡습니다.

암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다른 암 환자들에게 건강한 자신감 찾기를 꼭 권하고 싶습니다. 암 발병의 원인은 아주 다양하지만 대다수의 암 환자들은 암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습니다. ‘내가 스트레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평소에 바쁘다는 핑계로 건강한 생활을 하지 못해서’ 등 자괴감에 빠지곤 합니다.

나와 몸은 암을 이겨내기 위한 한 팀입니다. 건강한 자신감을 되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나 스스로를 ‘암’으로만 정의하지 마세요. 본연의 나를 찾는 것은, 암을 극복하고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꼭 거쳐야 할 중요한 일입니다.

어쩌면 암을 진단 받고 수면 아래까지 가라앉았을지 모를 자신감을 끌어올리세요. 그리고 여러분 이야기의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자신만의 건강한 자신감을 채워 넣으세요. 이제 비로소 여러분은 삶의 이야기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4/29/202404290209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