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류의 장/마이온리독 My Only Dog

강아지 코는 왜 '촉촉'해야 할까? [멍멍냥냥]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4. 26.

개는 코 안팎에 촉촉하고 얇은 점액층을 가지고 있어 늘 촉촉하다. 개는 이 점액층으로 덮인 비강으로 냄새를 포착한다./사진=충현동물종합병원 강종일 원장

반려견을 기르는 사람이라면 개의 코가 항상 촉촉하게 젖어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따로 물을 묻히는 것도 아닌데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걸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개의 코가 유달리 촉촉한 이유는 무엇일까?

충현동물종합병원 강종일 원장은 "개의 코가 촉촉한 이유는 냄새를 더 잘 맡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개는 코 안팎에 촉촉하고 얇은 점액층을 가지고 있다. 이 점액층은 개가 냄새를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개의 후각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두 곳 중 한 곳에만 설탕 한 티스푼을 풀어놔도 그 희미한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로 발달했다. 점액층으로 덮인 비강으로 냄새 입자를 효율적으로 포착해 쉽게 냄새를 느끼고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원장은 "개는 코를 핥는 방식으로 냄새를 맛보며 정보를 파악한다"고 말했다. 이 방법으로 개는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고, 나름대로 자기 머릿속에 입력한다. 따라서 개의 젖은 코는 후각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강 원장은 "반대로 개의 코가 건조하다면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개의 코를 건조하게 만들 수 있는 질환은 다음과 같다.

▷화상(햇볕에 그을림)=개의 코가 건조하고 빨갛거나 피부가 벗겨진다면 햇볕에 화상을 입은 것일 수 있다. 특히 피부가 희거나 분홍색 코를 가진 개는 화상을 입기 쉽다. 화상 입은 곳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의사와 상담 후 개 용도로 나온 연고를 처방받아 발라줘야 한다. 사람이 쓰는 일반적인 로션을 사용하면 안 된다. 개들은 코를 핥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핥아먹어도 안전한 성분인지 확인하고 써야 한다.

▷​피부질환=개의 코가 갈라지거나 코에 딱지나 염증이 생기면 자가면역계질환, 세균·곰팡이 감염성 피부 질환 등을 앓고 있을 수 있다. 특히 천포창은 자가면역계질환의 일종인데, 천포창이 생기면 코 주변에 딱지나 비듬이 생긴다. 반드시 수의사에게 진료받아 원인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각한 탈수=개가 탈수 상태에 있으면 코가 건조해진다. 이외에도 움푹 들어간 눈, 건조한 잇몸, 피부 탄력 약화 등도 탈수 증세다.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개를 시원한 장소로 데려가 깨끗한 물을 마시게 해야 한다. 만약 개가 물을 잘 마시지 못하면 얼음 조각이나 저염 닭고기 국물을 핥게 해 수분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응급처치 이후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고 여전히 심각한 탈수증세를 보인다면 동물병원으로 옮겨 수액을 맞게 하는 걸 권장한다.

한편, 개의 콧등이 항상 촉촉한 건 아니다. 강종일 원장은 "개의 코는 일시적으로 건조해질 수 있으며, 몇몇 개는 선천적으로 다른 개들보다 코가 건조하게 태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낮잠을 자다가 막 일어났거나 약간의 탈수 증세가 있으면 코가 건조해지는데, 곧 다시 촉촉해지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개가 건조한 코와 더불어 무기력, 식욕 부진,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심각한 질병 때문일 수 있어 병원에 방문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4/23/202404230240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