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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마이온리독 My Only Dog

스크랩 표정까지 닮은 ‘메타캣’ 만들어… 반려동물 새로운 추모법 [멍멍냥냥]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3. 12. 7.

고양이 실사를 바탕으로 만든 '3D 디지털 고양이' 메타캣의 모습./사진=캣버스 유튜브 채널

함께하던 동물이 죽은 후에도 인간의 삶은 계속된다. 소중한 존재가 사라졌는데도 일상이 계속되다 보니, 한때 함께했던 반려동물을 어떻게 기억하고 추모할지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에 산업계와 종교계에선 각자의 방식으로 추모를 돕고 있다.

◇캣버스 “내 반려묘의 ‘디지털 버전’ 만들어 늘 함께”
죽은 반려묘를 똑 닮은 ‘디지털 고양이’를 휴대전화에서 늘 만날 수 있다면 어떨까. ‘캣버스(Catverse)’란 기업은 반려묘의 사진을 업로드하면 사진 속 고양이가 어플리케이션 안에서 3D로 되살아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실세계 너머의 디지털 세계를 ‘메타버스(Metaverse)’라 하듯, 이 서비스는 ‘메타캣(Metacat)’이라 불린다. 캣버스 CEO 하비에르 산체스(Javier Sanchez)는 “얼굴, 몸통 전체, 꼬리 등 세 부위가 모두 나온 사진을 업로드하면 이미 사망한 반려묘도 그와 닮은 메타캣으로 부활시킬 수 있다”며 “얼굴 사진을 눈코입이 모두 나오는 정면 사진으로 업로드하면 일치율이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단순히 외양만 닮은 것은 아니다. 메타캣을 만들 때 ▲차분함 ▲게으름 ▲독립적임 ▲호기심이 많음 등 다양한 성격 유형 중, 본인의 고양이에게 해당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현재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면, 반려인이 평소 고양이와 소통하는 방식도 메타켓에 반영할 수 있다. CEO가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 개발에 참여한 이력을 살려 만든 캣싱크(CatSync) 기능을 통해서다.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인식시키면, AI가 울음소리를 분석해 감정 상태를 ▲분노 ▲행복 ▲스트레스 ▲평온 등 네 가지 지수로 수치화해서 보여준다. 추정되는 의미를 생성형 AI가 인간 언어로 번역해주기도 한다.

어플리케이션 속 고양이와 말 그대로 ‘대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EO 하비에르 산체스는 “캣버스를 이용해 실제 고양이와 함께 상호작용한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메타캣이 실제 고양이를 많이 닮게 된다”며 “고양이의 상태를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2024년에는 울음소리뿐 아니라 표정과 몸짓까지 포함해 데이터를 더 복합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캣버스는 반려인이 죽은 반려동물과 계속해서 소통해나가도록 돕는다. 캣버스의 박성연 이사는 “동물 복제 회사에 죽은 반려동물을 복제하고 싶다는 요청이 상당히 많이 들어온다지만, 사실 비용이 몇억 대로 비싸다”며 “생물학적으로 복제하는 것 대신 디지털 고양이를 만들면, 실제로 만질 수는 없어도 내 반려동물의 특성과 모습을 상당히 보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억의 숲 서비스를 통해 가상공간에 반려동물의 사진을 업로드하는 장면./사진=펫포레스트 유튜브 채널

◇올림플래닛 “URL만 클릭하면 메타버스 추모공간으로”
추모 ‘공간’에 초점을 맞춘 기업도 있다. 3D 콘텐츠 포털 ‘엘리펙스’를 운영하는 올림플래닛이다. 엘리펙스는 회원가입을 한 이용자가 쇼룸, 갤러리, 팝업스토어 등 디지털 가상공간을 자유롭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7월부턴 반려동물 장례업체 펫포레스트와 협력해 ‘기억의 숲’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질녘 캠핑장 ▲여름밤 비밀 아지트 ▲벚꽃 산책로 ▲무지갯빛 성장일기 ▲분홍빛 기억의 장소 ▲앨범카드 등 여섯 가지 컨셉의 메타버스 공간에 반려동물의 사진·영상을 업로드해 추억하는 서비스다.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이 그리울 때마다 공간을 찾아 방명록을 남기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을 앨범에 내버려두지 않고 메타버스 공간에 업로드하면, 언제 어디서나 추억에 몰입할 수 있는 ‘온라인 앨범’이 생긴다. 펫포레스트 박근정 본부장은 “어플리케이션이나 프로그램을 따로 내려받을 필요 없이 URL 클릭만으로 공간에 진입하고, 카카오톡·인스타 등 소셜미디어에도 공유할 수 있다”며 “사진이나 영상 등 콘텐츠는 언제든지 원하는대로 교체해 전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엘리펙스는 메타버스 공간이 추모의 시·공간적 제약을 허물어놓을 것이라고 본다. 올림플래닛 안호준 부사장은 “메타버스 장례식장에서 진행하는 추모 행위가 향후 오프라인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며 “예컨대 봉안당에 물 주기나 반려동물에게 꽃 보내기 등의 행위를 가상공간에서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서, 소비자들이 메타버스에서 반려동물 추모 행위를 하면 오프라인 봉안당에서 그 행위가 실제로 실행되게 기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2/05/202312050188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