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은 교수가 그린 그림
<암이 예술을 만나면>
항암 치료를 받다 보면, 감각으로 인한 여러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습니다. 어느 날은 냄새에 너무 민감해져서 병원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소독약 냄새 때문에 힘들고, 어느 날은 소리에 예민해져서 대화를 나누는 주변 사람을 향해 짜증 섞인 말을 내 뱉기도 합니다. 또 어느 날은 손에 얼음을 쥐고 있어야 할 만큼 손이 후끈거리고, 다른 날은 손이 얼음처럼 차갑게 느껴져서 핫팩이 필요하기도 하죠. 이런 일을 겪으면 환자분들은 ‘내 삶을 잃어버린 것 같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하며 예측할 수 없는 자신의 몸 상태에 무기력함을 느끼시기도 합니다. |
제가 아주 가볍게 제안하는 방법은 ‘자애명상 문구’를 읽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여러 가지 감정으로 답답하겠지만, 자애로운 마음이 담긴 문구를 읽고 나면 정서가 안정되고 마음이 진정됩니다. 그러면 다시 나 자신을 자애롭게 바라볼 수 있는 선순환이 일어납니다.
자애로운 말을 되뇌어볼까요? 아픈 나의 몸과 지친 나의 마음에게 조용히, 천천히 말해줍니다.
나는 나의 몸과 마음이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나는 나의 건강을 바랍니다.
나는 나의 행복을 바랍니다.
나는 나의 평안을 바랍니다.
반복해서 조용히 말하다 보면 호흡도 편안해지고 감정도 안정되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그리고 온기로 따뜻해진 마음이 느껴진다면 이제 그 온기를 타인에게 전하는 시도를 해봅시다.
나는 당신의 몸과 마음이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나는 나의 건강을 바라듯 당신의 건강을 바랍니다.
나는 나의 행복을 바라듯 당신의 행복을 바랍니다.
나는 나의 평안을 바라듯 당신의 평안을 바랍니다.
마음속에 본래 갖고 있었지만 아픈 몸에 가려져 있던 친절하고 넉넉한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자애명상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멈추지 않고 동료나 친구에게 편안함과 도움을 주기를 바라는 마음, 동료나 친구가 고통과 괴로움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명상입니다. 문구를 읽는 것만으로 따뜻하고 친절한 태도, 고통에 대한 연민어린 마음, 기쁨과 평온의 긍정적 정서를 갖게 됩니다.
창밖에 낙엽이 지고 있습니다. 나무를 바라보며 외로움이 느껴지는 순간, 알 수 없는 치료과정 속 불안에 압도되는 순간, 약한 나를 향해 ‘아프구나’ ‘외롭구나’ ‘행복해지자’하며 연민을 느껴보세요. 그리고 바라는 것을 읊조려보세요. 나에게 정말 필요한 말이 무엇인지는 그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압니다.
자신만의 자애명상 문구를 작은 종이에 예쁘게 적어 붙여 놓으셔도 됩니다. 글을 쓰고 옆에 알록달록 스티커도 붙이고, 반짝이를 뿌리다 보면 기분이 화사해집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언제고 또 다시 우울해 지는 순간, 약해지는 순간이 찾아오겠지만 그때 자애명상 종이를 꺼내보면 다시 마음을 되돌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아픈 사람이기도 하지만 건강과 행복을 꿈꿀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약하지만 행복을 바라는 넉넉하고 친절한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에게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친절하게 말해주세요.
여러분은 충분히 건강해질 수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람입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1/07/20231107010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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