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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당뇨교실

국가 검진 속 숨은 당뇨병 환자, ‘투 트랙’으로 찾아야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3. 10. 6.

사진=헬스조선DB

당화혈색소는 포도당과 적혈구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이 결합된 수치로, 당뇨병 진단 및 관리의 핵심지표다. 그런데 현 국가건강검진에서는 당화혈색소 검사 없이 공복혈당 검사만으로 당뇨병을 진단한다. 이에 대한당뇨병학회는 건강검진 항목에 당화혈색소를 추가해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고위험군 발견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3개월 평균 혈당 파악 가능
당화혈색소는 팔의 정맥 또는 손끝의 모세혈관에서 혈액을 채취해 검사한다.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당화혈색소가 생성되며 정상수치는 5.6% 미만이다. 측정 당시 포도당 농도만 알 수 있는 일반 혈당 검사와 달리 지난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수치를 확인 가능하다. 공복혈당에 비해 변동성이 적어 안정적으로 혈당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당뇨병 진단 및 혈당 관리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공복혈당 검사와 당화혈색소 검사가 모두 필요한 이유다.

◇당화혈색소 검사 추가 시 조기 진단 확률 높아져
국가건강검진에 당화혈색소 검사가 추가되면 지금보다 당뇨병 조기 진단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현재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와 건강보험공단 등의 검진 결과에서 당뇨병 진단기준에 따른 당뇨병 환자 수가 차이를 보여 왔다. 진단기준으로 공복혈당(126 이상)만 사용한 경우, 당뇨병 환자가 338만 명으로 추산됐으나 당화혈색소(6.5% 이상)를 기준에 추가하자 400만 명으로 증가했다(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이러한 차이는 당화혈색소 검사를 당뇨병 진단에 추가하면 숨어있던 당뇨병 환자를 상당수 찾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은 “공복혈당 검사만으로는 전체 당뇨병 환자의 55.7%만을 진단할 수 있어 공복혈당만으로 발견하기 힘든 환자들이 많이 발생한다”며 “포도당 부하 후 2시간 혈당 검사가 정확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민건강검진에 도입해 사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당화혈색소 검사를 국민건강검진에 포함시켜 숨어있던 당뇨병 환자들을 상당수 찾아내고 혈당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공복혈당에 당화혈색소를 추가로 넣었을 때 당뇨병 예측력이 상승한 바 있다.

◇35세부터 검진 시작을
한편, 당뇨병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남녀 모두 35세부터 당뇨병 선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위원회에서는 최근 당뇨병 선별 검사의 시작 연령을 결정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서는 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공복혈당 기준) 자료와 국민건강영양조사(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 기준) 자료를 토대로 연령대별 당뇨병을 찾아내기 위해 필요한 인원을 계산했다. 그 결과, 두 가지 분석 모두에서 30세부터 선별을 위한 인원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를 토대로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 선별 검사 연령을 35세로 설정했다.

당뇨병 조기 진단의 중요성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경제적으로 명백한 이득으로 인정되고 있는 추세다. 영국에서 진행한 당뇨병 환자 추적 관찰 연구인 UKPDS에 따르면 당화혈색소를 1% 감소시킬 때 미세혈관합병증이 37% 감소했고, 당화혈색소 6.0% 미만 구간에서 미세혈관합병증이 가장 낮았다.

당뇨병은 진행하는 질환이지만, 초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한 만성질환이다. 이에 따라 학회는 “국가검진에서 공복혈당 검사에 당화혈색소 검사를 추가해 시행하는 것은 환자 조기 발견을 위해 필요하며 비용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9/26/202309260109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