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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당뇨교실

1.5형 당뇨병을 아시나요? 합병증 위험 크고, 약 선택 주의해야 합니다[밀당365]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3. 9. 26.

헬스조선DB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이라는 게 있습니다. 1형, 2형과 달리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유형의 당뇨병입니다. 1형, 2형 당뇨병과 구분해 정확히 진단한 뒤,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합니다. 관련 연구 소개해드립니다.

오늘의 당뇨레터 두 줄 요약
1.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은 사망, 합병증 위험 높습니다.
2. 명확하게 유형 구분하고 적극적인 합병증 예방 노력 필요합니다.


1형·2형 당뇨병과 특징 비슷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은 성인에게 발병하는 질환입니다.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의 특징을 함께 갖고 있어 ‘1.5형 당뇨병’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1형 당뇨병과 유사하게 베타세포에 대한 항체(GAD)가 있지만, 베타세포가 서서히 파괴돼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으로 진행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베타세포 기능이 남아 인슐린이 어느 정도 분비돼 2형 당뇨병과도 특징이 유사합니다. 베타세포 항체 검사가 선행되지 않으면,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이 2형 당뇨병으로 오진되곤 합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2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국내 환자 462명을 분석한 결과, 4.3%가 사실은 잠복성 자가 면역 당뇨병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외에 해외 연구에서도 2형 당뇨병으로 진단 받은 5~10%가 잠복성 자가 면역 당뇨병이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사망·합병증 위험은 더 높아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은 다른 당뇨병보다 예후가 불량합니다. GAD 항체가 점진적으로 베타세포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인데요. 최근,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이 1형, 2형 당뇨병보다 사망 및 합병증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환경의학연구소, 룬드대, 헬싱키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2007~2019년에 성인 6479명을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 환자는 정상인보다 사망 위험이 44% 높았으며 2형 당뇨병 환자보다 31% 높았습니다. 합병증 위험 또한 정상인, 2형 당뇨병 환자보다 컸는데요.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 환자는 정상인보다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67% 높았고, 2형 당뇨병 환자보다 53% 높았습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 발병 위험은 64% 컸습니다.

혈액검사로 진단 가능
그렇다면 다른 당뇨병 유형과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은 체내에서 인슐린이 분비되고, GAD 항체가 있는 경우에 진단됩니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조영민 교수는 “GAD 항체 유무는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 가능하며, 농도가 짙을수록 1형 당뇨병의 성질을 많이 갖고 있고 농도가 낮을수록 2형 당뇨병과 유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GAD 항체 농도가 높을수록 베타세포 기능이 저하돼 혈당 조절이 잘 안 되고, 심혈관질환 및 망막질환 등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습니다. 혈액검사 외에 환자가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을 인지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그런데 현재 GAD 항체 검사가 건강보험이 적용이 안 돼 제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영민 교수는 “2형 당뇨병 환자들 중, 인슐린 분비능력 저하가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에만 GAD 항체 검사를 시행한다”며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을 분리해 진단할 수 있도록 GAD 항체 검사가 필수항목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약 선택 주의해야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을 왜 구별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의 경우 설포닐우레아 등 베타세포를 혹사시키는 치료를 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SGLT-2 억제제도 주의해야 합니다. 인슐린 분비 능력이 과도하게 떨어진 상태에서 SGLT-2 억제제를 사용하면 케톤산증 유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조영민 교수는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은 베타세포 기능을 지키는 DPP-4 억제제와 GLP-1 유사체 약물 치료가 권고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전자영 교수는 “초기 인슐린 분비 기능이 남은 상태에서는 2형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경구약제로 치료 가능하나, 이후 베타세포가 많이 파괴돼 경구약제에 반응하지 않으면 인슐린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치료와 함께 혈당 조절을 위한 적절한 생활습관 관리는 필수입니다.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기 때문에 평소 합병증 관련 검사도 잘 받아야 합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9/22/2023092200902.html